내용요약 英대학 교수, 이집트 실상 다르다는 내용의 기고문 게재
“이집트, 경찰 국가를 그린워싱하는 것“ 강도 높은 비판 
인권단체, 검열 강화 법안으로 “환경단체 해산”
알라 압델 파타 / 비영리단체 어세스 나우(ACCESSNOW) 홈페이지 
알라 압델 파타 / 비영리단체 어세스 나우(ACCESSNOW) 홈페이지 

[한스경제=정라진 기자]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7) 개최국인 이집트 정부가 환경, 기후 관련해 고민하는 것처럼 보이나 실상은 다르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8일(현지시간) 가디언은 나오미 클라인 브리티시컬럼비아대학교 기후 정의학 교수의 기고문 ‘경찰국가를 그린워싱하다:이집트 Cop27의 가면 무도회 뒤에 숨겨진 진실’을 실었다. 클라인 교수는 알라 압델 파타의 사건을 통해 COP27 개최국으로 이집트의 말과 행동이 다르다고 주장했다. 

알라는 호스니 무바라크 독재 정권에 맞선 인물로, 이집트에서는 ‘민주화의 혁명’으로 불린다. 현재 알라는 수감자의 고문 관련 사항을 SNS에 공유했다는 혐의로 가짜 뉴스 유포죄를 받아 감옥에 있다. 

최근 그의 편지를 받지 못했다는 가족들은 이집트 정부의 '고위급 정치’ 관련 내용이 편지에 포함됐기 때문이라고 추측했다. 특히 편지 마지막엔 ‘곧 있을 회의(COP27)' 내용이 포함됐다는 것이 이들의 설명이다.  

특히 이집트 정부의 이중성은 기후의 청년 지도자를 대하는 방식에도 드러난다. 이집트 정부는 공식적으로 청년 지도자를 온난화에 맞설 희망의 상징이라 칭했다. 그러나 현실은 청년 지도자라 불리는 다수는 10년 넘게 국가의 폭력 등에 노출됐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모하메드 라피 아레핀 교수도 이집트의 표리부동한 태도를 비판했다. 그는 “(COP27)회의의 경우 개최 2주동안 기후 위기가 세계적 뉴스가 돼 세계 곳곳에 강력한 목소리를 전할 수 있는 미디어 플랫폼이 된다”는 것은 장점이지만 “각 나라 대표단이 방문해 내뿜는 탄소와 숙박료, ‘환경 챔피언’으로 불리는 주최국 이미지”라고 단점을 꼽았다.   

특히 아레핀 교수는 “이집트 역사상 가장 억압적인 정권”이라고 말했다. 인권 단체에 따르면 알 시시 정부는 세계에서 가장 잔인하고 억압적인 정권으로, 10년도 되지 않은 기간에 새로운 감옥 24개 이상을 지었다. 

클라인 교수도 알라가 수감된 이집트 카이로 감옥에 대해 “야만적인 고문이 자행되는 곳”이라 했고, 국제인권 감시 단체 휴먼라이츠워치 역시 “공포 분위기가 조성되는, 시민에게 무자비한 탄압이 발생하는 곳”이라고 주장했다. 

미카엘 골츠만 코카콜라 글로벌 부사장(왼) 
코카콜라와 후원 계약을 맺은 COP27 / COP27 홈페이지

그러나 COP27을 앞두고 정부는 환경 마케팅에 열을 올리며 ‘환경 국가’를 표방했다. 홍보 영상에는 플라스틱이 아닌 생분해성 빨대와 전기차를 사용하는 모습이 담겼다. 

이에 클라인 교수는 “시시 대통령은 COP27를 이용해 새로운 종류의 리얼리티 쇼를 연출하는 것”이라며 “코카콜라의 환경오염에 대해 절대 이야기하지 말라. 코카콜라는 COP27의 자랑스러운 공식 후원사이기 때문”이라고 비꼬았다. 

특히 그는 “교도소 확장을 하는 이집트는 오염국가를 그린워싱하는 것을 넘어서 경찰 국가를 그린워싱하는 것”이라고 비판의 강도를 높였다. 

클라인 교수는 “정부의 이면을 공개하려는 현지인이 있다면 ‘가짜뉴스 유포’나 ‘시위금지 위반’으로 수감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NGO보고서 등에는 이집트의 현재 오염이나 환경 상태 관련 이야기를 찾을 수 없다. 이는 ‘정치적’으로 간주되는 정보들은 공개 전 정부의 허가를 받아야한다는 2019년 법안 때문이다. 정부 관련 이야기의 검열을 강화한 것이다.  

이에 휴먼라이츠워치는 “(2019년 법안으로) 연구를 축소하고 억제해야했다. 결국 이집트 환경단체는 현장에서 일을 할 수 없게 됐고 연구소는 해산했다”고 밝혔다. 

정라진 기자

관련기사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