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美·유럽 등, 예년 달리 높은 기온의 겨울 맞아
"극심한 가스 시장 긴축 위험은 낮아져"
"갑작스러운 추위·겨울 장기간 지속 시 가스價 다시 오를 수도"
LNG선에서 평택기지로 하역하는 모습. / 한국가스공사
LNG선에서 평택기지로 하역하는 모습. / 한국가스공사

[한스경제=정라진 기자] 전 세계가 유례 없는 따뜻한 겨울을 맞이한 가운데 천연가스 가격이 폭락하고 있다. 유럽과 미국 등은 최근 이상 기후로 인한 기온 상승을 경험, 천연가스의 위기감은 잠시 잦아들었다. 

3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최근 유럽과 미국 대부분 지역은 예년과 다르게 높은 기온을 기록했다. 중국과 일본 역시 겨울의 평균 기온을 웃돌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추운 겨울에 대비해 가스를 미리 채워 놓은 미국의 천연가스 가격은 급락했다. 유럽 주요 벤치마크인 네덜란드 TTF 선물 가격은 12% 하락, MMBtu(열량단위)당 4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이는 지난해 2월 이후 최저치다.. 

기상학자 브렛 앤더슨은 지난해 12월 미국 전역에 겨울 폭풍이 몰아쳐 천연 가스값이 치솟았음에도 미 남부와 동북부의 뉴잉글랜드 지역은 평균보다 따뜻하게 겨울을 시작했다. 

블룸버그NEF 싱가포르 소재의 분석가는 "겨울 시작 전 사람들이 걱정했던 극심한 시장의 긴축 위험은 이제 좀 낮아졌다"며 "유럽, 북아시아 전역의 온화한 날씨는 액화천연가스(LNG)에 대한 경쟁이 줄어드는 데 영향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앞서 미 정부와 정부와 수도전기 사업체들은 지난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으로 에너지 공급이 중단됐을 때 가스 부족 대응에 심혈을 기울였다. 이에 겨울 연료 비축을 위해 뛰어는 국가들 때문에  가스와 석탄 가격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가스 저장고를 채운 국가들은 이번 온화한 날씨 덕분에 한숨 돌렸다. 독일의 경우 따뜻한 연말로 인해 사람들의 활동량이 감소, 연료 사용이 줄어 들었다. 이에 지난해 크리스마스 전 87%까지 떨어진 가스 재고는 현재 90% 이상을 유지 중이다. 

산업 데이터 수집 기업인 가스 인프라스트럭처 유럽에 따르면 유럽 전역의 가스 저장 공간은 84%로, 5년 계절 평균 70%보다 훨씬 높다.

기상청 회사 아큐웨더의 앤더슨은 "일반적으로 일년 중 가장 추운 달의 기온이 상승한 이유는 소용돌이 바람이 추운 공기를 북쪽으로 유입시키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태평양의 따뜻한 공기가 미국을 가로질러 추위가 누그러진 것이다. 

기온 상승뿐만 아니라 수요 불균형은 가스 시장 가격의 균형을 맞추는 데 일조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유럽 일부 거래자들은 높은 가스 금액이 부담돼 생산량을 낮추거나 중단했다. 파키스탄과 방글라데시 등의 신흥국 역시 LNG 가격을 감당할 수 없어 수입을 중단했다.

거래자들에 따르면 중국의 코로나19 확진자 급증으로 향후 몇 달 동안 가스 수요가 낮게 유지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예상치 못한 기상이변으로 기온이 갑작스럽게 떨어지거나, 겨울 추위가 오랜 기간 지속될 경우 가스 저장고의 재고는 고갈되고 연료 가격은 다시 높아질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정라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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