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국힘, '무쇄신·무감동' 평가…서울 강남·TK 등 공천 미정
민주당, ‘친문’ 임종석 컷오프 시 ‘명문 전쟁’ 터질 수도
최상목 경제부총리가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본회의 대정문질문에서 김경협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최대성 기자 dpdaesung@sporbiz.co.kr 2024.02.23.
최상목 경제부총리가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본회의 대정문질문에서 김경협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최대성 기자 dpdaesung@sporbiz.co.kr 2024.02.23.

[한스경제=김호진 기자] 제22대 국회의원 총선거(이하 총선)를 40여일 앞두고 여야 대진표가 속속 완성되고 있다. 이제 남은 건 공천 갈등을 불러올 수 있는 뇌관이다.

국민의힘은 서울 강남과 대구·경북(이하 TK) 등 '보수 텃밭' 지역에서 보류 대상자로 분류된 현역 의원들의 컷오프(공천 배제) 비율에 관심이 쏠린다. 반면 극심한 내홍을 겪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은 '친문계'(친문재인) 핵심인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의 컷오프 시 '친명계'(친이재명)와 '비명계'(비이재명)의 전면전으로 확산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26일까지 진행된 국민의힘과 민주당의 공천 결과를 종합하면 여야 모두 130곳(전국 253곳)에서 공천을 확정했다. 시도별로 보면 서울이 15곳으로 가장 많았고, △경기(12곳) △경남(10곳) △부산(7곳) △충남(6곳) 등이 뒤따랐다.

여야 모두 '텃밭'으로 분류된 지역 후보는 뒤로 미루는 모습이고, '험지' 또는 당내 경합이 치열한 지역 후보는 일찍이 결정하는 경향이 두드러진다.

현재까지 큰 잡음 없이 공천을 진행해 온 국민의힘은 이날까지 서울 강남·서초, 대구·경북, 부산·울산·경남(부울경), 강원 지역구의 공천 발표를 확정하지 않았다. 이들 지역은 '양지'로 꼽혀 예비 후보들 간 경쟁이 치열한 곳이다.

당내에선 공천관리위원회가 공천에서 탈락한 현역 의원들이 개혁신당으로 이탈하거나, 이달 말로 예정된 국회에서의 이른바 '쌍특검법'(김건희 여사 주가조작 의혹·대장동 50억 클럽) 재표결에서 이탈표가 나오는 것을 막기 위해 현역 의원 컷오프 발표를 최대한 뒤로 미룬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의힘의 공천에 대해서는 '잡음 없고 무난하지만 무쇄신·무감동'이라는 평가가 대체적이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선거를 모르는 사람들이 공천을 좌지우지하면서 용산 출신을 배제하기만 하면 선거 이기는 듯 착각하고, 컷오프돼야 할 사람도 무조건 경선만 붙인다"며 "감흥도 쇄신도 없는 공천이다"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에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우리 공천이 다른 당에 비해서 비교적 조용하고 잡음 없이 진행되고 있고, 오히려 그것 때문에 감동이 없다라는 소위 '억까'를 하시는 분들이 있다"며 "저는 국민의힘 당원들과 후보들, 예비후보들께 이렇게 당부하고 싶다. 그런 계산할 시간이 있으면 좋은 정책 하나라도 더 생각해 내고, 동료 시민 한 분이라도 더 만나서 우리 명분을 설명하라고 당부드린다"고 강조했다.

공천 파동을 겪고 있는 민주당은 '친명 밀어주기'가 이어지면서 내홍이 더욱 깊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공천상 불이익을 얻은 김영주·이수진·전병헌 의원 등은 탈당을 선언했고, 다수 의원들도 '친명횡재·비명횡사(친이재명계는 살고 비이재명계는 죽는다)'라며 공관위 평가 방침에 반발하고 있다.

전날 발표된 발표된 7차 공천 심사 결과 또한 친명계가 다수 포함된 현역 의원 17명이 단수 공천을 받고, 비명계 4명은 경선을 치르게 됐다.

임혁백 민주당 공천관리위원장은 '친명계는 단수 공천, 비명계는 경선인 이유'에 대해서 "특별한 고려는 없었다"며 "단수로 출마 신청을 했거나 점수 차이가 많이 났던가, 대부분 단수로 출마한 경우가 많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가장 큰 뇌관은 임종석 전 문재인 정부 청와대 비서실장의 중·성동갑 공천 여부라는 게 중론이다. 이곳은 홍익표 원내대표의 지역구 이동(서초을)으로 인해 전략 지역으로 지정돼 있다.

친명계에선 공천 불가 의견이 강한 것으로 전해졌다. 임 전 실장이 과거 이 지역구에서 두 차례 의원을 지냈고, 여당이 '86 운동권 청산론'을 편다는 점을 이유로 내세우고 있다.

비명계에선 임 전 실장을 컷오프하면 '친문 학살'로 보고 일명 '명문 전쟁'(친명·친문 전쟁)도 불사하겠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민주당 고문인 이해찬 전 대표는 갈등 확산을 막기 위해 임 전 실장의 중·성동갑 공천을 용인해야 한다는 뜻을 이재명 대표에게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당 지도부가 밀고 있는 추미애·이언주·전현희 전 의원의 전략 공천, 박지원 전 국정원장과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 등 '올드보이' 인사들에 대한 공천 배제 여부도 관심사다.

김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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