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KLPGA 투어 정상급 선수 임희정 인터뷰
전반기 빠른 시일 내 1승 달성 목표
갤러리들과 소통하고 싶은 마음
임희정이 손 인사를 건네고 있다. /KLPGA 제공
임희정이 손 인사를 건네고 있다. /KLPGA 제공

[한스경제=박종민 기자] ‘예쁜 사막여우’ 임희정(22)은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 홈페이지 자기소개란에 “낯을 많이 가리지만 친해지면 장난이 많고 정이 많아집니다”라고 적어 놨다. 수줍음 섞인 미소는 그의 매력 포인트라 할 수 있다. 그는 선후배 동료들에게도 잘하는 인성 좋은 선수로 정평이 나 있다.

물론 골프에서만큼은 강한 승부욕을 드러낸다. 임희정은 최근 본지와 인터뷰에서 “경기력 측면에선 독하다는 느낌을 줄 수 있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힘주었다.

◆ 전반기 빠른 시일 내 1승 달성 목표

임희정은 KLPGA 투어 메디힐·한국일보 챔피언십(4월 14~17일) 개막을 앞두고 아찔한 교통사고를 당했다. 그는 “앞 유리창에 머리를 박고 타박상도 입었다”고 지난 기억을 더듬었다. 이어 “당시엔 대회에 나가지 못하게 된 것에 대해 아쉬움이 컸다. 큰 외상없이 빠른 시일 내에 경기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이 다행이다. 빨리 응급처치를 받고 회복에 신경 쓴 덕분에 큰 부상 없이 지나간 것 같다”고 안도했다.

후유증이 생길까 봐 요즘 스트레칭 등 몸 관리에 더욱 신경 쓰고 있다. “지난 겨울 미국 전지훈련 때 쇼트 게임 스킬 부분을 집중적으로 레슨 받았다. 잔디에서 연습하다 보니 감각을 올리는데도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미국에서 배웠던 부분이 아직 몸에 배진 않은 상태여서 경기력이 올라오지 않았고 샷 감각도 좋은 편이 아니다. 지금 50% 정도 된다”고 몸 상태를 설명했다. 그는 올 시즌 KLPGA 첫 출전 대회였던 넥센·세인트나인 마스터즈(4월 21~24일)에서 공동 9위로 선전했다.

앞서 나섰던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대회 경험 역시 소중하다. 그는 JTBC 클래식에선 공동 32위에 그쳤고, 셰브런 챔피언십에선 컷 탈락했다. LPGA 진출이 최종 꿈이라 틈틈이 영어 공부도 하고 있는 그는 “현지 투어 분위기에 적응하면 좋은 성적을 내는 게 가능하겠다는 생각도 들지만, 한편으론 제가 너무 부족하다는 걸 느끼고 왔다. 부족한 부분들을 보완할 수 있는 한 해가 되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그는 “연습한 대로 해서 사실 잘 안된 부분은 없었지만, 플레이에 적용할 때 제 걸로 만들지 못해서 나온 결과다. 연습한 게 아직 몸에 덜 밴 것 같다”고 자평했다.

임희정은 “올해는 국내에서 큰 성과 거두고 싶다는 생각이 있다. 시즌 전반기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1승을 올리는 게 목표다”라고 각오를 나타냈다. 정상 컨디션을 되찾을 경우 투어 대세가 될 가능성은 충분하다. 그는 지난해 6승을 거둔 '대세' 박민지(24)를 제외하고 가장 좋은 성적을 올린 선수다. 임희정은 2021시즌에 대상 포인트 2위(618점), 상금 2위(9억9166만3364원), 평균최저타수 3위(70.2349타), ‘톱10’ 피니시율 3위(53.5714%·15/28)에 올랐다. 그린적중률은 7위(77.2160%)에 달했고, 페어웨이 안착률도 16위(79.0051%)로 준수했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출전을 위해 출국하기 전 인천국제공항에서 만난 유해란, 정윤지, 임희정(왼쪽부터 순서대로). /박종민 기자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출전을 위해 출국하기 전 인천국제공항에서 만난 유해란, 정윤지, 임희정(왼쪽부터 순서대로). /박종민 기자

◆ 갤러리들과 소통하고 싶은 마음

그는 “신인 때와 비교하면 기량 측면에서 많이 성장했다. 대회에 임하는 자세와 관련해서도 저만의 스타일이 생겼다. 신인 땐 부족한 부분이 많았는데 지금은 발전했다”고 웃었다. 임희정은 KLPGA 데뷔 전 아마추어 신분으로 유해란(21), 정윤지(22)와 함께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나서 여자 단체전 은메달을 거머쥐었다. 임희정은 “아시안게임 때 압박감이 컸다. 그전에 선배들이 잘하셨던 터라 그런 기록을 이어갔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 실력이 부족했던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여자골프에는 아마추어 최종 선발전에서 1, 2, 3위를 차지한 방신실(18·비봉고)과 김민별(18·춘천여고방통고), 정지현(18·고성고)이 출전한다. 임희정은 후배들을 향해 “대회장에서 새로운 걸 만들어내기보단, 그동안 연습해왔던 것 위주로 대회를 치르면 좋을 것 같다. 선수들의 기량은 충분하다. 멘탈 부분에 신경을 써야 하는데 이미지트레이닝을 많이 하면 좋을 것 같다”고 조언했다.

KLPGA 투어는 시즌 2번째 대회인 메디힐·한국일보 챔피언십부터 갤러리 입장을 허용했다. 시즌 3번째 대회인 넥센·세인트나인 마스터즈에 나서 유관중을 경험한 임희정은 “무관중 때와는 느낌이 많이 달랐다. 갤러리 분들의 응원으로 얻는 힘이 많다. 혼자 플레이를 할 때보다 훨씬 힘이 된다”고 언급했다. 그는 “저는 소통을 잘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 항상 응원 보내주셔서 감사하다. 갤러리 입장이 허용된 만큼 대회장 오셔서 저의 멋진 플레이를 함께 보시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임희정은 28일부터 나흘 동안 경기도 포천 일동레이크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리는 시즌 첫 번째 메이저대회 크리스 F&C 제44회 KLPGA 챔피언십에 출격한다. 그는 “시즌 첫 번째 메이저 대회이자, 제가 국내에서 치르는 2번째 대회다. 앞서 연습 라운드를 해봤는데 전장이 길어서 장타자들에게 유리할 것 같더라. 미국에서 쇼트 게임 연습을 많이 한 만큼 최대한 리커버리(Recovery)를 잘 할 수 있는 경기가 되면 좋겠다”고 바랐다.

박종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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