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외인·기관 7300억 '폭풍매수'...실적 기대에 시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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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스경제=박종훈 기자] 주주환원 강화에 대한 기대감으로 4대 금융지주는 물론, 연초를 맞아 금융주의 랠리가 계속되고 있다. 이는 지방은행도 마찬가지다.

16일 종가 기준 KB금융지주는 전 거래일보다 4.53% 올라 6만원을 찍었다. 신한금융지주는 무려 6.70% 급등해 4만 3800원에 거래를 마쳤으며 하나금융지주도 6.26%가 급등해 5만 2600원에 마감했다. 우리금융지주 역시 4.31%가 올라 1만 3300원에 장을 마감했다.

같은날 지역 금융지주는 JB금융지주가 소폭 오른 것에 비해, BNK금융지주와 DGB금융지주는 하락했지만, 올해 들어 이들 지방 은행주의 상승세가 뜨겁다.

4대 금융지주 중에선 하나금융이 연초 개장 때와 비교해 25.1%가 상승했다. 뒤이어 신한금융이 24.4%, KB금융이 23.7%, 우리금융이 15.2%나 올랐다. JB금융은 주가가 25.3% 주가가 급등했으며, DGB금융이 12.2%, BNK금융이 11.4% 올랐다. 인터넷은행 중에서는 지난해 상장에 한 카카오뱅크가 연초 대비 21.2% 상승해 눈길을 끈다.

이처럼 새해들어 금융주가 강세를 보이는 이유는 주주환원정책이 지금보다 강화될 것이란 기대감 때문이다. 특히 연초 행동주의 사모펀드로 분류되고 있는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이 앞에서 언급된 7개 금융지주에 공개 주주서한을 보내, 강화된 주주환원정책의 이사회 결의와 공시 발표를 요구한 바 있다. 

은행을 핵심 계열사로 두고 있는 국내 금융지주들은 자산건전성이나 자본비율 등이 우수한 종목임에도 주주환원 노력이 부족하기에 결국 시장에서 저평가받고 있다는 게 이들이 주장하는 근거다. 

얼라인파트너스는 이 같은 근거로 국내 시중은행의 평균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31배 수준이라는 것으로 강조하고 있다. PBR이 1이라면 주가와 기업의 1주당 순자산이 같은 경우다. 수치가 낮을 수록 해당 기업이 증시에서 저평가되고 있다는 의미다. 미국의 주요 은행의 PBR은 한국보다 높은데, JP모건이 1.52배, 뱅크오브아메리카가 1.09배, 씨티가 0.48배 수준이다.

코로나 팬데믹 시기를 거치며 금융 당국은 주요 금융지주에게 배당 자제를 '권고'한 바 있다. 이는 건전성 악화에 대한 우려였지만 매년 유래 없는 실적을 갱신해 온 데다가, 당국의 우려보다 철저하게 리스크를 관리해 왔기에, 현재로선 배당정책 개입에 대한 명분이 약해졌다.

2022년 실적은 아직 발표 전이지만, 업계에선 4대 은행의 순이익이 18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는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2019년과 비교해 무려 6조원 가량이 늘어난 것이다. 기준금리 상승으로 인해 이자수익이 커진 까닭이다.

이에 금융지주사들은 금융소비자들의 불만과 함께, 투자자들의 볼멘소리 역시 함께 수용해야 하는 형국이다. 국내 금융지주 종목의 최근 배당성향은 20~26% 수준에 그치고 있다. 해외 주요 은행들이 30%를 넘기고, 몇몇 곳은 40%를 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주주들의 불만도 짐작이 간다.

이에 이창환 얼라인파트너스 대표는 연초 공개서한 발송에 이어, 공개 간담회에서 "배당율이 최소 50%는 돼야 한다"며 "주주환원정책 강화 요구에 불응하면 주주총회 대결도 불사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얼라인파트너스가 보유한 지분은 JB금융이 14% 수준인 데 반해, 여타 금융지주에선 미미한 수준이다. 하지만 공개적으로 문제제기 포문을 열었다는 점과, 다수의 주주들이 이에 동의해 집단적 움직임에 나설 수 있다는 점 등은 감안해야 할 것이다.

신한금융지주가 연초 신한경영포럼에서 보통주 기준 자본비율 12% 초과분은 주주에 환원하는 것을 목표로 삼겠다고 밝힌 것처럼, 국내 지주사들 역시 배당 확대를 공식화할 것으로 보인다.

대세로 자리잡은 분기배당을 비롯해 다양한 주주환원 정책에 대한 고민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최근의 주가 상승세는 이와 같은 상황을 호재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시그널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월 2일 개장부터 16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투자자는 4대 금융지주 주식을 모두 7340억원어치 순매수한 것으로 잠정 집계했다. 각각 2000억원 넘게 사들인 것이다.

박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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