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엑스코프리, 美 4Q 예상매출 548억…전년比 약 2배 늘어
롤베돈, 출시 첫 3개월 100억원 이상 달성
뇌전증 치료제 엑스코프리(왼쪽)와 호중구감소증 치료제 롤베돈. /SK바이오팜·한미약품 제공
뇌전증 치료제 엑스코프리(왼쪽)와 호중구감소증 치료제 롤베돈. /SK바이오팜·한미약품 제공

[한스경제=변동진 기자] SK바이오팜과 한미약품이 한없이 높아만 보였던 미국 시장에서 K-제약바이오의 성공 가능성을 보여줬다.

2일 증권가에 따르면 SK바이오팜의 뇌전증 신약 ‘엑스코프리’의 지난해 4분기 미국향 예상 매출은 548억원이다. 이는 전기 대비 16%, 전년 동기 대비 96% 늘어난 수치다. 출시 직후인 2020년 3분기 매출 32억원과 비교하면 본격적인 성장이 시작된 셈이다.

또한 의료정보 제공기관 심포니헬스(Symphony Health) 집계 기준 지난해 4분기 엑스코프리의 미국 처방 판매 수(TRx)는 전분기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5%, 89% 급증했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엑스코프리 2022년 매출은 전년보다 123% 늘어난 1742억원으로 가이던스(1600억원)을 무난하게 초과 달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뇌전증 치료제 엑스코프리는 지난 2019년 11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이 약물 개발로 SK바이오팜 후보물질 발굴부터 임상, 허가까지 전 과정을 독자적으로 수행한 국내 최초의 제약사가 됐다.

엑스코프리는 올해 더욱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쉽지 않았던 대면 영업이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허 연구원은 “코로나 관련 가장 보수적인 곳이 병원으로 신약 마케팅이 과거 대비 원활하지 않았다”며 “올해에는 코로나 비상사태 철회 등 엔데믹으로 전환되면서 대면 마케팅이 한층 강화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와 함께 경영진 교체 영향도 엑스코프리 성장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SK바이오팜은 지난해 11월 30일 이사회를 열고, 조정우 전 대표이사 체제에서 이동훈 대표이사 체제로 변경했다.

조 전 대표의 경영전략 중점이 연구개발(R&D) 기반이었다면, 이 대표는 성장과 사업 포트폴리오 강화에 방점을 두고 있다.

이 대표는 SK㈜ 바이오투자센터장을 역임했을 당시 SK팜테코의 이포스케시 인수를 주도했고, 미국 세포유전자 치료제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 CBM에 대한 투자를 성사시킨 바 있다.

허 연구원은 “경영진 변경으로 인한 엑스코프리 가속 성장 성과가 기대된다”면서 “파이프라인 도입 또는 제품 도입으로 인한 포트폴리오 강화가 전망된다”고 했다

한미약품 ‘롤베돈’, 출시 첫 분기 매출 120억원

한미약품의 첫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 신약인 ‘롤베돈’은 출시 3개월 만에 100억원 이상의 매출을 달성했다.

한미약품 미국 파트너사인 스펙트럼파마슈티컬즈(스펙트럼)에 따르면 호중구감소증 치료제 롤베돈의 지난해 4분기 미국 매출은 약 1000만달러(약 120억원)다.

롤베돈은 항암 화학요법을 받은 암 환자에게 발생하는 중증 호중구감소증의 치료 또는 예방 용도로 쓰이는 신약이다. 바이오 의약품의 약효를 획기적으로 늘려주는 한미약품 독자 플랫폼 기술 ‘랩스커버리’가 적용됐다. 

한미약품은 2012년 스펙트럼에 롤베돈을 기술수출했다. 한국에서는 2021년 3월, 미국에서는 지난해 9월 각각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롤베돈이 출시 직후부터 성과를 낼 수 있었던 까닭은 공격적인 마케팅 때문이다. 스펙트럼은 지난 8월부터 미국 전역의 세일즈 담당 영업 및 마케팅 인력을 충원해 각 주에 위치한 핵심 암센터와의 접촉을 늘려나갔다. 특히 지난해 말 R&D 부문 인력을 75% 감축하는 대신 절감한 운영자본을 롤베돈 상업화에 집중 투입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스펙트럼은 “지난해 출시 이후 70개 거래처들이 롤베돈을 구매했으며, 전체 클리닉 시장의 22%를 차지하는 상위 3개 커뮤니티 종양 네트워크에서 롤베돈을 활용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롤베돈은 미국국가종합암네트워크(NCCN)가 제시하는 열성 호중구감소증 예방 및 치료 옵션 가이드라인에 포함됐다. NCCN이 제시하는 가이드라인은 암 치료 정책과 임상 방향에 대한 표준으로 인정받는다. 즉 세계 최고 의약품 시장에서 기술력과 효능이 재확인된 셈이다.

한편 투자업계에서는 올해 롤베돈의 미국 매출을 6000만~8800만달러로 예상하고 있다.

대신증권 임윤진 연구원은 “스펙트럼이 지난해 10월 롤베돈’의 미국 시장 출시를 완료했다”며 “출시 초기 2~3년 점유율 확대 여부가 제품 인지도 및 처방 증가에 중요한 만큼, 스펙트럼은 2025년까지 최대 매출 달성을 위해 공격적인 마케팅 중이다”고 말했다.

변동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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