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HBM 필수 기술 'TSV 생산능력' 올해 2배 확대해 AI시대 대비
“보수적 투자 기조 유지…수익성 확신할 수 있는 제품에 투자 집중”
감산규모도 점진적 조정할 것
SK하이닉스 청주 캠퍼스. /사진=SK하이닉스
SK하이닉스 청주 캠퍼스. /사진=SK하이닉스

[한스경제=김정연 기자] SK하이닉스가 HBM 등 고부가가치 제품 매출 상승에 힘입어 지난해 4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SK하이닉스는 이 같은 흐름을 이어가기 위해 HBM 등의 생산능력을 전년 대비 2배 확대해 인공지능(AI) 시대에 대응한다. 아울러 투자비용 증가를 최소화해 안정적인 사업 운영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28일 SK하이닉스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해 4분기 매출액 11조3055억원, 영업이익 3460억원을 기록했다. 2022년 4분기(1조9122억원 손실)부터 이어온 영업 적자에서 1년 만에 흑자 전환한 것이다.

이는 인공지능(AI) 서버와 모바일용 제품 수요 증가와 감산 효과로 인한 평균판매단가(ASP) 상승 등 메모리 시장 환경이 개선된 데 따른 것이다. 특히 SK하이닉스 DDR5와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고부가제품의 가격 상승이 실적을 견인했다. SK하이닉스의 지난해 DDR5·HBM 매출은 전년 대비 각각 4배, 5배 이상 증가했다.

HBM은 AI 반도체 필수 부품으로 꼽힌다. HBM은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연결해 데이터 처리 속도를 높인 초고성능 D램이다. 이는 모든 AI 분야에 활용할 수 있지만 특히 그래픽저장장치(GPU)로 전달하는 데이터양이 많은 AI 학습에 효과적이다. SK하이닉스는 HBM 수요 성장세는 연평균 60% 이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SK하이닉스는 HBM3E를 양산하고, HBM4 개발 등 HBM 시장 선두를 굳힐 방침이다. SK하이닉스는 “올해 수요가 본격적으로 발생할 HBM3E 제품은 양산 준비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어 상반기 중에 공급이 예상된다”며 “다양한 HBM 제품으로 고객 요구에 대응하고 AI 시장에서 큰 비중 차지할 잠재 고객으로까지 사업 영역을 확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SK하이닉스는 HBM 중장기 연평균 60% 수준의 수요 성장을 예상했다.

그러면서 “수요 가시성 확보 하에 실리콘관통전극(TSV) 생산능력을 두 배 이상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추가 투자에 대해서는 “중장기 시장 환경 등을 종합적으로 신중하게 결정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TSV는 D램에 수천개의 미세 구멍을 뚫어 위아래로 적층한 메모리를 연결하는 기술이다. HBM을 만들기 위해서는 TSV 공정이 필수적이다.

SK하이닉스는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 생산은 늘리면서도 투자 비용 증가는 최소화할 방침이다. SK하이닉스는 “올해도 보수적인 투자 기조를 유지할 생각”이라며 “철저히 고객 수요에 기반해 가시성이 확보된 제품의 생산 확대를 위해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SK하이닉스는 2023년 수요 둔화에 대응하기 위해 2022년 대비(19조원) 50% 이상 축소해서 투자를 진행했다.

그러면서 “성장성과 수익성을 확신할 수 있는 제한된 영역에 투자를 집중해서 과거처럼 투자 증가가 공급 과잉으로 이어지는 사이클이 되지 않도록 할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2022년 4분기부터 이어온 감산 기조에도 변화를 줄 방침이다. SK하이닉스는 “올해 반도체 수요 회복과 함께 공급 측면에서는 업게 재고 수준이 정상화 되는 시점에 맞춰 감산 규모가 점진 조정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다만 레거시(범용) 제품 생산은 계속 감소하고, 선단 공정이 필요한 프리미엄 제품을 중심으로 생산량이 증가하기 때문에 전체 생산량 증가는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김정연 기자

관련기사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