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이강인, 직접 런던 찾아가 손흥민에게 사과...손흥민 화답으로 '탁구 게이트' 종료
대표팀, 무너진 원팀 정신 되찾고 다가올 2026 북중미 월드컵 2차 예선 준비해야
이강인(왼쪽)과 손흥민. /대한축구협회 제공
이강인(왼쪽)과 손흥민. /대한축구협회 제공

[한스경제=류정호 기자] 주장 손흥민(32·토트넘 홋스퍼)과 이강인(23·파리 생제르맹)의 몸싸움으로 촉발된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 선수들의 불화가 봉합 단계에 접어들었다. 이제는 각종 논란만 야기한 채 선수들 뒤에 숨은 대한축구협회가 모래알처럼 흐트러진 대표팀이 다시 하나로 뭉치도록 제 역할을 해야 한다.

대표팀은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요르단과 4강전을 앞두고 원팀 정신이 무너졌다. 손흥민과 핵심 선수인 이강인 간에 벌어진 몸싸움이 원인이었다. 해당 사건이 알려진 뒤 축구협회가 빠르게 인정하면서 일파만파로 커졌다. 대표팀과 축구협회를 향한 비판 여론은 어느새 선수를 향한 비난으로 바뀌어 있었다. 특히 손흥민에게 주먹질한 것으로 알려진 이강인에 대한 비난 여론이 드셌다. 이강인을 모델로 섭외한 업체들이 광고 영상 송출을 중단하는 등 관련 업계도 몸살을 앓았다.

논란이 알려진 뒤 이강인은 한 차례 사과했고, 직접 영국 런던으로 건너가 손흥민을 만나 재차 사과했다. 또한 대표팀 선배와 동료들에게도 한 명씩 연락해 용서를 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강인은 21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런던으로 찾아간 저를 흔쾌히 반겨주시고 응해주신 흥민이 형께 이 글을 통해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며 “선배들과 동료들을 대할 때 저의 언행에 배려와 존중이 아주 부족했다는 점을 깊이 반성하고 있다. 선배들과 동료들을 대할 때 더욱 올바른 태도와 예의를 갖추겠다고 약속드렸다. 사과를 받아주시고 포용해 주신 선배님들과 동료들에게도 이 글을 통해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는 내용의 글을 게시했다.

손흥민도 인스타그램에 “저도 어릴 때 실수도 많이 하고 안 좋은 모습을 보였던 적도 있었지만, 그때마다 좋은 선배님들의 따끔한 조언과 가르침이 있었기에 지금의 제가 이 자리에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강인이가 이런 잘못된 행동을 다시는 하지 않도록 저희 모든 선수가 대표팀 선배로서 또 주장으로서 강인이가 더욱 좋은 사람, 좋은 선수로 성장할 수 있도록 옆에서 특별히 보살펴 주겠다. 너그러운 마음으로 용서해 달라”고 팬들에게 당부하는 글을 남겼다.

이어 “일각에서 나오는 이야기 중에 대표팀 내 편 가르기에 대한 내용은 사실과 무관하다”며 “우리는 늘 한 팀으로 한 곳만을 바라보려 노력해 왔다”고 강조하며 대표팀 내부 ‘파벌설’을 부정했다.

선수단 갈등은 봉합됐고 차기 감독은 선수 선발에 부담을 덜었다. 대표팀은 이제 다가올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2차 예선을 다시 원팀으로 뭉쳐 준비해야 한다. 대표팀은 3월 21일(홈)과 26일(원정) 태국과 조별리그 C조 3, 4차전 경기가 예정돼 있다.

요르단과의 4강전을 앞두고 기자회견에 나선 황인범은 선수들이 그 누구보다 원팀이 무엇인지 이해한다고 했다. 당시 황인범은 “너무 많은 걸 배우고 느끼고 있다. 내가 개인 스포츠를 안 하길 잘했다고 생각하게 되는 대회”라고 말했다. 선수들이 서로 의지하며 매 단계를 거쳐온 것이다.

그는 “대회를 치르면서 크고 작은 실수를 했는데, 이 자리에서 인터뷰할 수 있게끔 해준 선수들이 있다는 게 너무 자랑스럽다. 팀 스포츠인 축구를 선택해서 외롭지 않게 의지할 곳이 있다는 게 너무너무 다행이라고 생각하는 대회”라고 말했다.

또한 “누군가의 실수가 나오면 그들이 의지할 수 있게 내가 경기장에서 모범이 돼야겠다고 생각하게 된다. 남은 대회 기간 멋지고 소중한 추억들을 만들기 위해 헌신해야 한다는 것을 매 순간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선수들은 팬들이 원하는 응집력과 끈끈함을 가진 축구가 무엇인지 알고 있다. 태국과의 2연전부터 아시안컵에 나설 때의 초심을 되찾고 새롭게 나아가야 한다.

선수단 내의 문제를 손흥민이 앞장서서 해결했기에 이제 시선은 축구협회로 쏠린다. 이 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빈 선장의 자리다. 우선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의 후임으로 부임할 신임 사령탑 선임을 신중히 처리해야 한다.

의문 부호가 붙은 축구협회의 청사진을 밝혀야 한다. 유독 부상이 많았던 이번 아시안컵을 복기하면서 총괄적인 선수단 및 코치진 관리와 경기력 증진을 위한 로드맵이 필요한 시점이다. 축구협회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 많은 축구 팬이 지켜보고 있다.

류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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