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동급 최고 수준 연비에 운동성능까지 수준급
사진=기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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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스경제=김정우 기자] 기아 신형 ‘니로’는 친환경 트렌드에 발맞춰 자연친화적 소재와 우수한 연비를 전면에 내세운 소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다. 순수 전기차 EV6에 이어 올해 글로벌 친환경차 시장 공략의 선봉에 서는 전략 모델이기도 하다. 그만큼 공을 들였기 때문일까, 니로는 친환경과 경제성 키워드를 넘어서는 탄탄한 기본기와 상품 경쟁력을 갖추고 돌아왔다.

니로는 지난달 18일부터 21일까지 4영업일 동안 1만7600대의 사전계약이 이뤄지며 흥행 조짐을 보였다. 차급과 디자인 감성에 걸맞게 사전계약자의 46%는 2030세대가 차지했다. 기존 모델은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국내에서 13만1157대, 세계 시장에서는 총 67만5798대 팔리며 기아의 친환경 SUV 마케팅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신형 니로는 이 같은 시장의 기대에 부합하기 위해 파워트레인과 내·외관을 갈고 닦아 상품성을 한층 끌어올렸다.

사진=김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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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 니로는 단정하면서도 세련된 외관을 갖췄다. 기아 고유의 ‘타이거페이스’ 패밀리룩이 적용된 전면은 보다 미래지향적인 형상으로 진화하면서도 한등급 위의 ‘스포티지’ 또는 아래급 ‘셀토스’와는 분명히 차별화된 이미지를 선사한다.

기하학적 형태의 LED 램프가 차분한 후드ㆍ그릴 라인과 조화를 이루면서 깔끔한 첫인상의 전면부를 완성한다. 측면은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차체를 기본으로 뒤 펜더에 색상을 달리한 패널을 덧대 포인트를 줬다. C필러에 맞닿아 세로로 자리한 쐐기꼴의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도 이전 모델의 심심했던 후면부보다 개선된 모습이다. 전체적으로 조잡한 장식보다 차분한 선과 면을 활용해 소형 SUV가 가질 수 있는 균형미를 최대한 살렸다.

사진=김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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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에 들어서면 운전석 계기판부터 센터 디스플레이까지 하나로 연결되는 구성과 조수석까지 사선으로 시원하게 뻗은 대시보드 라인이 반겨준다.

이 같은 감각적인 디자인은 도어 트림까지 통일감 있게 이어지고 재활용 소재를 활용한 패널이 현대적 감성을 더한다. 루프라이닝에도 재활용 섬유를 활용해 독특한 질감을 준다.  다만 센터페시아와 스티어링휠 일부에 고광택 처리된 블랙 소재는 깨끗하게 관리하기 어려워 호불호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적당한 경사로 누워있는 전면 윈드실드와 너무 두껍지 않은 A필러 덕분에 운전자가 시원한 시야를 확보할 수 있다는 점도 좋다. 단순하면서도 적당히 두툼한 스티어링휠과 다이얼 타입의 기어 셀렉터, 적당히 편안한 전동식 시트, 알루미늄 페달과 풋레스트, 하만카돈 스피커 등에서도 원가 절감의 흔적이 느껴지지 않아 만족감을 더한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빠른 터치 반응과 스마트폰 연동, 차량 정보 등 수많은 기능을 담아 부족함이 없으며 친환경 콘셉트에 맞게 차내에 자연의 소리를 재생하는 모드가 있다는 점도 재미있다. 센터에는 스마트폰 NFC 인식 시스템과 타입 A·C USB 포트, 12V 파워아울렛이 마련됐다. 센터 암레스트 앞쪽 공간은 버튼을 눌러 컵홀더 형태로 사용하거나 하나의 널찍한 수납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뒷좌석 공간도 신장 183㎝의 기자가 탑승했을 때 헤드룸과 레그룸에 여유가 충분하다. 각각 이용할 수 있는 USB 포트와 220V 파워아울렛이 있어 장거리 이용 시 승객 편의에 부족함이 없도록 구성됐다. 원터치 오토 개폐 기능이 적용된 테일게이트를 열면 펼쳐지는 화물칸까지 공간 구성은 소형 SUV를 넘어서는 수준이다.

사진=김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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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외관 디자인 변화 이상으로 파워트레인이 주는 매력도 크다. G1.6 하이브리드 엔진과 32kW 모터를 탑재해 제원상 시스템 최고 출력 141마력을 발휘하며 복합연비 20.8km/ℓ(16인치 타이어, 빌트인 캠 미적용 기준)를 구현했다. 인상적인 출력은 아니지만 연비는 동급 최고 수준이다. 실제 고속도로와 국도 주행으로 이뤄진 시승에서 크게 신경 쓰지 않고 가속을 즐겨도 트립상 17~20km/ℓ 연비를 쉽게 찍는 경제성을 보여줬다.

일상주행에서의 가속에는 부족함을 느끼기 어렵다. EV 모드로 조용히 주행을 시작해서 가속페달을 깊게 밟으면 엔진이 살아나면서 큰 답답함 없이 고속도로 법정 최고속도에 달한다. 다만 중속 이상 영역에서의 추월가속은 배기량의 한계를 넘어서지 못한다. 기어를 스티어링휠에 장착된 패들 시프트를 활용해 기어를 수동 조작해도 한 박자 쉬고 여유롭게 반응하기 때문에 급격한 가속보다는 실용 영역에서의 일상 주행에 적합하다.

스포츠모드로 전환하면 계기판의 시각 효과가 변하면서 엔진 회전수가 올라가고 스티어링 조작감이 민감해지지만 스포츠카 수준의 공격적인 성향으로 변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적극적으로 엔진 회전수를 올려도 높은 연비를 유지하는 경제성을 보여준다. 연비에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적당히 재미있는 드라이빙을 즐길 수 있는 차량인 셈이다. 

사진=기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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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체 거동은 파워트레인 이상으로 만족스럽다. 전동식 스티어링은 저속에서 가볍고 편안하며 속도가 붙을수록 적당히 무게감이 더해지지만 불안하고 위화감 있는 피드백이 없어 자연스러운 조작이 가능하다. 현대차그룹 초기 MDPS 시스템의 불안했던 모습은 이제 찾아보기 어렵다. 서스펜션은 불쾌하지 않게 노면 진동을 걸러주면서도 적당히 단단하게 차체를 잡아줘 급격한 차선 변경에서도 크게 휘청거리지 않는다.

브레이크는 수준급이다. 저속에서 제동을 걸면 부드럽게 속도가 줄어 무난한 성능으로 느껴지지만 중속 이상의 급제동 상황에서는 페달을 깊이 밟은 만큼 확실하게 차체를 세워준다. 과거 현대차그룹 차량들이 브레이크 페달 반응이 예민한 데 비해 총 제동력은 충분하지 못했던 것과 전혀 다른 모습이다. 조향, 가속, 제동이 모두 조작 정도에 맞게 균일하고 선형적인 반응을 보인다는 점에서 기아의 차체 세팅 능력이 충분히 성숙했다는 점이 느껴진다.

여러 부분에서 기대 이상의 모습을 보여줬지만 니로에 아쉬운 점도 있다. 운전 감각과 옵션 사양 등이 주는 전체적인 만족감에 비해 주행 중 실내로 유입되는 풍절음 등 소음은 차급의 한계를 넘어서지 못하는 모습이다. 추후 모델에서 차음 성능이 개선돼 보다 고급스러운 주행 감각을 완성하기를 기대해본다.

신형 니로의 판매 가격은 트림별로 △트렌디 2660만원 △프레스티지 2895만원 △시그니처 3306만원(친환경차 세제혜택 및 개소세 3.5% 반영 기준)이다. 

김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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