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400마력 성능을 받쳐주는 안정적인 차체 인상적
정갈한 디자인과 운전자 경험이 상품성 끌어올려
사진=폴스타 코리아
사진=폴스타 코리아

[한스경제=김정우 기자] 본격적인 전기차 시대가 도래하며 기존 완성차업체와 신생 전기차 브랜드의 새로운 차량들이 소비자 선택지를 넓혀주고 있다. 신생 브랜드 중에는 지난해 12월 국내 상륙을 알리고 올해 초 첫 순수 전기차를 선보인 폴스타가 다크호스로 떠오르고 있다.

폴스타는 2017년 중국 지리자동차와 스웨덴 볼보자동차 합작으로 세워진 전기차 전문 브랜드다. 볼보의 고성능 라인 명칭을 브랜드 간판으로 따온 만큼 신생 브랜드면서도 공공연히 포르쉐를 경쟁상대로 지목하며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기도 하다. 

국내에는 지난 1월 18일 ‘폴스타2’를 출시하며 출발을 알렸다. 폴스타2는 사전예약 진행 1주일 만에 예약분 4000대를 돌파하며 관심을 끌었다. 롱레인지 싱글모터 모델 기준 5490만원이라는 가격을 책정해 올해 변경된 전기차 구매 보조금 100% 지원 기준을 만족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실제 사전예약분의 90% 이상이 롱레인지 싱글모터를 선택했다.

사진=김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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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스타2는 볼보의 CMA 플랫폼 차체를 기반으로 개발됐고 외관 디자인에서도 유사점이 보인다. 볼보그룹 산하 브랜드 차량이지만 엄연히 볼보와는 다른 차 만들기를 추구한다. ‘사람과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두는 볼보보다는 차량의 드라이빙 ‘성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설명이다.

폴스타2 전면부에서는 볼보의 ‘토르의 망치’ 형상 주간주행등을 찾아볼 수 있고 그릴 배치도 볼보와 유사하다. 후면에서는 ‘ㄷ’자 형태로 꺾여 들어가는 리어램프 구성이 볼보 S90 등을 떠올리게 한다.

전면 그릴 위쪽과 후면부 중앙에 자리한 북극성 로고는 외장과 동일한 색상으로 자연스럽게 녹아들어가 있으면서도 폴스타의 정체성을 분명히 나타낸다. 전·후 휀더에 휠하우스 곡선을 따라 파놓은 라인을 제외하면 필요 이상으로 기교를 부린 캐릭터라인이 없어 단정한 자태를 지킨다. 베젤이 최소화된 사이드미러는 공기역학적 성능과 미니멀 디자인에 힘을 더한다. 디자이너 출신인 토마스 잉엔라트 폴스타 CEO의 입김이 느껴진다.

사진=김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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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스타2는 5도어 세단에 가까운 길쭉한 크로스오버 형태의 차체를 갖추고 있으며 루프라인은 길게 빠진 뒤쪽으로 떨어져 내려가는 쿠페의 매끄러움을 갖추고 있다.

실내에서도 간결한 폴스타의 디자인 언어가 이어진다. 태블릿 형태의 센터 디스플레이 콘솔과 가운데가 뚫린 6각형 형태의 독특한 기어 레버가 눈길을 끌 뿐 전체적인 디자인은 지나치게 무거운 느낌이나 화려함을 배제한 깔끔함을 유지한다. 직선적으로 시원하게 뻗은 대시보드와 심플한 스티어링휠, 필요한 정보를 시인성 좋은 화면으로 보여주는 계기판 디스플레이, 퍼포먼스 패키지 옵션으로 실내에 포인트를 주는 노란색 안전벨트, 역시 옵션 사양인 나파가죽 시트, 베젤 없는 룸미러 정도가 특징이다.

13개 스피커로 구성된 하만카돈 오디오 시스템과 차량 상부 전체를 덮는 파노라믹 글라스 루프도 만족감을 주는 부분이다. 스웨덴 브랜드답게 구석구석 수납공간이 충실하게 배치됐고 글래스 루프와 실내등 조작부 사이에 폴스타 로고가 간접조명으로 배치된 공간도 선글라스 파우치 등을 놓을 수 있다.

사진=김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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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장재는 친환경 소재를 적극 사용해 손이 닿는 대부분 부위를 꼼꼼하게 감싸 놨다. 약간은 거친 패브릭 느낌의 루프라이닝과 대시보드 질감, 결이 느껴지는 센터콘솔 주변 우드 패널 등이 호화스럽지는 않지만 심심하지 않은 만족스러운 소재감을 전달한다.

다만 높게 솟은 센터터널을 감싼 내장재가 안쪽 우드패널과 만나는 지점에서 다소 거칠게 마감된 점이나 기어 셀렉터 주변 고광택 블랙 패널이 지문으로 쉽게 지저분해진다는 점은 아쉽다. 세련된 베젤리스 미러와 어울리지 않는 다소 투박한 태블릿 형태의 센터 디스플레이는 시간이 지나면 구식화 될 것으로 보인다.

운전석에 앉으면 전기차 시대를 오롯이 느낄 수 있는 경험이 시작된다. 시동 버튼이 따로 없이 운전자 탑승을 인식하기 때문에 앉아서 드라이브 모드를 선택하고 바로 출발할 수 있다. 볼보 계열 전기차에 채택된 시스템으로 차량 시동이라는 단계를 생략하는 것만으로 제법 큰 편리성을 제공한다. 폴스타 앱과 휴대전화 디지털키도 지원해 사실상 자동차키가 필요 없다.

국내 사양으로는 티맵 인포테인먼트가 적용돼 SK텔레콤의 인공지능(AI) 음성인식으로 내비게이션, 음원 서비스 등을 빠르게 이용할 수 있다. 모바일기기 연결 없이 익숙한 UX를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 좋다.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과 각종 경고 시스템 등 운전자보조장치도 부족함 없이 마련돼 있다.

사진=김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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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답게 매끄러운 가속과 무소음에 가까운 주행감이 인상적이다. 주행 시 과도하게 튜닝된 인공 전기차 사운드가 아닌 필요한 정도의 최소한의 사운드만 제공돼 쾌적함을 해치지 않는다. 그러면서도 조용하고 빠르게 최고 출력 408마력과 최대 토크 660Nm의 강력한 성능을 발휘해 차고 넘치는 순간 가속력을 제공한다. 이는 다시 추월가속 등에서 쾌적한 주행경험으로 이어진다.

속도를 높이면 약간의 노면음과 풍절음이 발생할 뿐 힘겨워하는 기계의 어떤 소리도 없이 고속 영역까지 쉽게 도달한다. 4.7초 만에 시속 100km까지 도달할 수 있는 수치상 성능도 부족함이 없지만 전기차 모터의 토크 특성상 성능 이상의 만족감을 준다. 소리 없이 어지간한 스포츠카 수준의 경쾌한 가속력을 쉽고 빠르게 펼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스티어링 휠은 빠르고 정확하게 차체를 돌리면서도 일관적이고 안정적인 조작감을 제공해 인상적이다. 스포츠 모드를 선택하지 않아도 지나치게 가볍지 않고 스포츠 모드에서도 부자연스러운 무게감이 없어 기본적인 세팅이 잘 되어 있다는 인상을 준다.

퍼포먼스 패키지 옵션인 조절식 올린즈 듀얼플로 밸브 서스펜션은 기본적으로 단단한 세팅이다. 안락한 승차감은 아니지만 적당히 세련되게 노면 충격을 처리하고 단단한 차체와 함께 안정적인 자세를 지켜준다. 실제 속도가 붙은 채 돌발상황에 따른 급격한 움직임에도 차량 거동을 안정적으로 억제해 안전을 지켜줬다. 단단한 하체와 빠른 조향성능, 긴 휠베이스 조합 덕분에 낮지 않는 차체로도 부족함 없는 주행 안정성을 확보해준다.

회생제동 시스템은 기존 내연기관 자동차에 익숙한 운전자를 배려해 3단계로 강도를 조절할 수 있고 페달에서 발을 뗀 채 저속으로 주행하는 기능도 활성화 할 수 있다. 익숙해지면 가장 강한 수준의 회생제동을 설정한 채 ‘원 페달 드라이빙’을 즐길 수 있다는 점도 전기차의 매력이다. 78kWh 용량의 배터리는 1회 충전시 최대 417km 주행거리를 제공하며 150kW 급속충전기 기준으로 10%에서 80%까지 30분만에 충전할 수 있다.

사진=김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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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스타2는 쾌적하면서도 강력한 가속력을 안정적으로 즐길 수 있는 믿음직한 주행성능, 그에 어울리도록 간결하면서도 질리지 않는 디자인을 갖춰 탈수록 만족감이 커지는 경험을 제공했다. 뒷좌석과 넓은 트렁크 공간, 추가로 마련된 앞 트렁크까지 실용성 부분에서도 부족함을 느낄 수 없었다. 조립품질에서도 부족함이 없어 오래도록 불만 없이 즐길 수 있다.

특히 시동 단계를 생략하고 직관적이고 간편하게 전기차의 성능을 활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는 점에서 전기차 시대에 최적화된 운전자 경험을 제공하는 차량으로 평가된다. 전기차 선택지가 넓어진 시장에서도 구매욕을 강하게 자극하는 모델이다. 향후 폴스타 자체 플랫폼이 적용될 후속 모델들이 어떤 다른 모습을 보여줄지도 기대된다.

다만 시동 버튼과 스티어링, 사이드브레이크까지 브레이크를 제외하면 사실상 주행에 관련된 모든 제어가 전자식으로 이뤄진다는 점에서 전기차의 시스템 오류와 같은 비상 시 물리적 대응이 얼마나 가능할지 의문이 남는다. 실제 폴스타2 주행 중 일시적으로 센터디스플레이와 음성인식 기능이 비활성화 되는 오류가 생기기도 했다. 전자장비의 안정성 확보가 전기차 시대에 더욱 중요해졌다는 점을 생각하게 된다.

폴스타2 롱레인지 싱글모터의 기본 가격은 5490만원, 듀얼모터는 5790만원이며 패키지 옵션으로 파일럿 팩(350만원), 플러스 팩(450만원), 퍼포먼스 팩(550만원) 등이 마련됐다.

김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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