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외관 변화 적지만 내부는 디지털로 환골탈태
LED라이트 등 호화 옵션…주행감은 명성 그대로
사진=김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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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스경제=김정우 기자] 폭스바겐의 대표 베스트셀러이자 해치백의 아이콘이기도 한 ‘골프’의 8세대 모델이 한국에 상륙했다. 본고장 유럽 시장에 비해 2년 늦은 출시이며 7세대 판매가 중단된 지 5년 만에 국내 시장 복귀다. 신형 골프는 그간의 공백을 만회하기라도 하려는 듯 내실을 다진 모습으로 돌아왔다.

외관에서 신형 골프의 가장 큰 변화는 전면부다. 최근 폭스바겐 디자인 코드를 따라 헤드라이트가 전보다 납작해졌고 그릴부터 이어지는 주간주행등(DRL)을 따라 눈매를 날카롭게 찢었다. 범퍼는 안개등 없이 간결하게 커다란 냉각 덕트와 가로줄이 헤드라이트·그릴과 일체감 있게 배치됐다.

일직선의 그릴 양쪽에 보다 면적이 넓은 헤드라이트를 배치했던 6·7세대가 기교 없이 단정한 해치백 디자인을 완성했다면 이번 8세대는 램프 디자인 변화와 함께 후드의 둥글게 내려오는 면적이 넓어져 전체적으로 기존 모델 대비 날렵하고 미래지향적인 인상을 준다. 차체 전체적으로 간결한 직선과 면을 사용해 단단한 인상을 주는 골프 고유의 디자인과는 다소 이질감이 느껴진다.

헤드라이트는 모양만 변한 것이 아니다. 신형 골프 프레스티지 모델에 적용된 LED 매트릭스 헤드라이트는 모듈 내 44개의 LED가 도로를 비추다가 맞은편 차량이 오면 상대 시야를 방해하지 않도록 능동적으로 조사각을 조절한다. 주행 상황에 따라 최적의 조명을 찾는 다이나믹 라이트 어시스트와 코너에서 진행 방향을 비춰주는 코너링 라이트 등 기능이 탑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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측면은 골프의 전통적인 모습을 지켰다. 차체의 단단함을 상징하듯 뒤 펜더부터 루프까지 한 번 꺾여 올라가는 두꺼운 C필러, 이전 세대 대비 크게 변하지 않은 차체 크기와 비율, 일직선의 캐릭터라인이 반갑다. A필러 아래 자리한 쿼터글라스와 도어에 장착된 사이드미러는 직전 세대부터 부활한 클래식 디자인 요소면서 운전자 시야 확보에도 도움을 준다.

후면은 LED 리어램프의 디자인 변화로 폭스바겐의 SUV를 연상시키는 디자인을 취했다. 중앙에 자리한 커다란 폭스바겐 로고는 개폐형으로 후면 카메라와 테일게이트 오픈 기능을 갖췄으며 그 아래 새로운 폰트가 적용된 ‘골프’ 레터링이 자리해 소소한 변화를 줬다. 범퍼 하단에는 배기구 형태로 보이는 장식이 있지만 시승차인 2.0 TDI 모델 배기구는 안쪽에 숨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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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관 변화는 제한적이지만 차량 내부에는 급진적인 변화가 이뤄졌다. 최근 디자인 트렌드에 맞게 계기판과 센터 스크린 두 개의 디스플레이가 나란히 자리하고 단정한 무채색 인테리어가 펼쳐진다. 가로로 긴 송풍구와 대시보드, 물리적 조작 버튼이 최소화된 센터페시아 구성은 현대적 디자인 감성을 짙게 풍긴다. 도어 등 일부에 딱딱한 플라스틱 내장재는 고급스럽지 않지만 조립 품질은 프리미엄 브랜드 차량이 아쉽지 않은 수준이다. 여기에 버킷 형태의 직물 시트가 골프 특유의 스포티한 감성을 더한다.

하단이 살짝 평평하게 처리된 스티어링휠 디자인은 큰 특징이 없지만 기어봉 대신 마련된 작은 기어셀렉터가 간결하고 미래지향적인 인상을 준다. 기어셀렉터 촉감이나 조작감도 만족스럽고 주변에 마련된 스마트폰 충전 거치대와 컵홀더 등 실용적인 수납공간 구성도 충실하다. 도어 수납공간까지 매우 여유로워 실용적인 모습이다. 트렁크를 비롯해 전체적인 실내 공간은 이전 세대와 비슷한 수준으로 차체에 비해 넉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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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적 디자인과 함께 가장 큰 변화는 시동 버튼이나 스티어링휠의 버튼, 도어에 자리한 위도우·사이드미러 조작부를 제외하면 사실상 물리적 버튼을 찾아볼 수 없다는 점이다. 센터 스크린 아래로 터치 센서 방식의 조작계가 마련돼 있으며 공조장치나 헤드램프, 실내등 조작도 모두 터치로 방식으로 이뤄진다. 센터 디스플레이 메뉴에 들어가면 인포테인먼트부터 실내 무드등 색상 변경, 모바일기기 연결 등 다양한 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

10인치 센터 디스플레이 메뉴를 비롯해 전체적인 인터페이스가 모바일기기 수준의 간결한 디자인과 빠른 반응을 보여 디지털 시대 사용자 경험에 최적화 됐다. 공조장치나 오디오의 온도·볼륨 등은 전용 터치 조작부를 통해 제어할 수 있지만 열선 시트를 비롯한 많은 기능들이 해당 메뉴로 진입하는 단계를 거쳐야 해 직관적인 조작이 어렵고 익숙해지는 데 시간을 요구한다.

인포테인먼트 조작이 생소한 만큼 고도화 된 차량 주행보조 기능이 운전자를 돕는 점도 특징이다. 신형 골프에는 동급 차량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수준의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인 ‘IQ드라이브’가 전 트림에 적용된다. 핵심 기능인 ‘트래블 어시스트’는 어댑티브 크루즈컨트롤, 레인 어시스트, 사이드 어시스트 등 시스템을 통합 운영하고 전방 카메라와 전·후방 레이더·초음파 센서를 활용해 시속 210㎞에 이르를 속도 구간에서 조향, 가·감속을 제어하며 운전을 보조한다.

실제 트래블 어시스트를 활성화 하고 자동차 전용도로를 주행하면 법정 최고속도에서도 안정적으로 차선과 차간거리를 유지하는 성능을 보여줬다. 운전자가 스티어링휠에서 손을 떼고 주행하지 않도록 정적식 터치 센서로 감지해 경고를 보내며 기능을 유지할 수 없는 환경이 되거나 가속이나 조향 수동 조작이 가해지면 운전자에게 제어권을 넘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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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행성능은 골프의 명성을 그대로 잇는다. 스티어링휠이나 가속·브레이크 모두 부드럽고 일관된 조작감을 제공해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는다. 넓은 시야와 짧고 단단한 차체가 자신감 있게 차를 제어할 수 있게 한다. 차급을 고려하면 호사스러운 옵션인 어댑티브 서스펜션까지 적용돼 노면 상태에 맞게 부드럽게 진동을 거르면서도 단단하게 자세를 유지하는 능력도 갖췄다.

동력은 익숙한 2.0 TDI 엔진에서 나오지만 두 개의 SCR 촉매 변환기를 이용한 트윈도징 기술이 적용돼 기존 대비 질소산화물 배출량을 80%까지 저감, 유럽 배기가스 배출 규제 기준 유로 6d를 충족할 수 있도록 개선됐다. 최고출력은 3000~4200rpm에서 150마력으로 이전과 동일한 수치지만 최대토크는 1600~2750rpm에서 36.7kg.m로 강화됐다. 실용 영역의 엔진 회전 구간에서 보다 높은 토크를 발생시킴으로써 성능 효율을 끌어올린 것이다.

실제 가속 페달을 깊게 밟으면 디젤 엔진의 특성에 따라 즉각적인 반응은 아니지만 거친 숨소리를 내며 작은 차체를 부족함 없이 가속시킨다. 반응이 빠르고 부드럽기로 이름난 폭스바겐의 7단 DSG 변속기와 맞물려 준수한 가속력과 리터당 17.8㎞의 경제적인 복합연비를 동시에 제공한다. 스티어링휠의 패들 시프트로 변속기를 수동 제어하면 입력과 거의 동시에 기어를 내리고 가속하는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스포츠 모드를 설정하면 묵직하고 민감한 스티어링 반응과 높은 엔진 회전수를 활용해 가속력을 끌어올리는 변속, 단단한 서스펜션 제어가 이뤄져 더 공격적으로 변한다. 노멀 모드에 비해 변화의 폭이 극적이지는 않지만 기본적으로 탄탄한 주행성능에 더해져 적잖은 운전 재미를 제공한다. 각 세팅은 인디비주얼 모드에서 개별 제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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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이 아쉬운 점을 꼽자면 디젤엔진 고유의 거칠고 둔한 회전 질감과 정차 상태에서의 미미한 진동이 있다. 또 버킷 형태 시트는 제법 단단한 사이드볼스터가 있지만 생각보다 운전자 몸을 감싸지 못해 실제 스포츠 드라이빙보다는 디자인적 만족감을 주는 용도로 생각된다. 이 같은 부분은 골프의 고성능 라인인 GTI 모델에서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 폭스바겐코리아는 올해 상반기 중 신형 골프 GTI를 들여와 선보일 계획이다. 

이밖에 차고 넘치는 옵션을 갖추고도 통풍 시트는 탑재하지 않았다는 점, 스티어링 열선 기능은 굳이 3단계로 세분화해 조절할 필요가 없어 보이는 점 등 사소한 부분을 지적할 수 있지만 LED 매트릭스 헤드라이트, 어댑티브 서스펜션, 트래블 어시스트 등 차급을 넘어서는 수준의 옵션 사양이 모든 의문을 잊게 한다.

8세대 골프의 가격은 2.0 TDI 프리미엄 3624만4000원, 2.0 TDI 프레스티지 3782만5000원(개별소비세 인하분 3.5% 적용, 부가세 포함)이다. 5년 15만㎞ 무상 보증 연장 프로그램과 최초 1년 동안 공식 서비스센터에서 사고차량 보험 수리 시 1회당 50만원 한도에서 자기부담금을 총 5회까지 지원하는 사고 수리 토탈케어 서비스를 제공한다.

김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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