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2018년 이후 4년만에 상반기 전세계 발주량 1위 탈환했지만…인력난 심화 
호황 맞았지만 울상…'우크라 사태'로 원자재 가격 상승에 인력난 겹쳐 
조선3사 설계·연구개발 인력 감소 추세…연구개발 투자도 7년만에 반토막 
LPG 운반선. / 한국조선해양 제공
LPG 운반선. / 한국조선해양 제공

[한스경제=김동용 기자] 올해 상반기 전 세계 발주량 1위를 기록한 국내 조선업계가 속앓이를 하고 있다. 2018년 이후 4년 만에 상반기 수주실적 세계 1위를 탈환한 성과에도 갈수록 심화되는 인력난에 마냥 웃을 수만은 없어서다. 

6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국내 조선업계는 올해 상반기 전 세계 발주량 2153만CGT 중 45.5%(979만CGT)를 수주해 세계 1위를 기록했다. 코로나19 이연(移延) 수요로 선박 발주가 급증했던 지난해를 제외하면 2011년 상반기(1036만CGT) 이후 최고 수주량이다. 

선종별로는 한국 조선업계가 선도하고 있는 고부가가치 선박의 전 세계 발주량1114만CGT 중 62%에 해당하는 692만CGT를 국내 조선업계가 수주해 이번 성과 달성을 주도했다. 

특히 △카타르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 건조계약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LNG 수요 증가 등에 따라 대형 LNG운반선 발주가 크게 증가한 가운데, 한국은 전 세계 발주량의 71%에 해당하는 63척(544만CGT, 약 139억달러)을 수주했다. 

또한 지난해부터 이어진 해운운임 강세에 따라 발주확대가 지속됐던 대형 컨테이너선에 대해서도 한국은 전세계 발주량의 43%에 해당하는 26척(148만CGT, 약 139억달러)을 수주했다. 

발주 비중이 지속 상승 중인 친환경 선박의 경우도 전 세계 발주량 중 58%(798/1372만CGT)를 우리나라가 수주했다. 추진 연료별로는 LNG 추진 선박 수주가 115척으로 가장 많았으며, 메탄올 추진 선박(4척), LPG 추진 선박(1척) 순으로 수주했다. 

국내 조선사의 6월말 현재 수주잔량은 3508만CGT로 전년동기(2737만CGT) 대비 28% 증가했으며, 특히 대형 조선3사(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대우조선해양)의 경우, 이미 2025년 내지 2026년까지 도크 예약이 채워지고 있는 중이다. 전 세계 조선소의 수주잔량을 기준으로 한 세계 조선소 순위 집계에서도 한국 조선소가 1~4위를 차지했다. 

산업부는 "국제해사기구(IMO) 환경규제에 따른 친환경 선박 수요 증가와 하반기 추가 발주가 예정된 카타르발 LNG운반선 등을 고려하면 전 세계 발주 및 국내 수주 호조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우리 조선소가 미래선박시장에서도 주도권을 유지해 나갈 수 있도록 자율운항선박·친환경 선박·한국형 스마트 야드 등 조선산업의 미래 경쟁력 확보를 지속적으로 지원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산업통상자원부 제공
산업통상자원부 제공

국내 조선업계가 모처럼 호황을 맞았지만 속은 타들어가고 있다. 원자재 가격 상승과 인력난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어서다. 

특히 조선업계의 인력난은 고질적 문제로 시급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에 따르면 사내 협력사를 포함한 국내 조선소 인력은 2014년 말 20만3441명에서 지난해 말 9만2687명으로 감소했다. 7년 새 54% 가량 감소한 것이다. 

또한 올해 9월 기준 조선 현장의 생산기능인력(협력사 제외)은 4만7000명이 필요하지만, 현재 인력은 3만8000명대에 머무르고 있어 9000여명이 부족한 상황이다. 업계에선 갈수록 인력난이 심해지면서 최근 몰려드는 선박 수주 납기를 제대로 맞출 수 있을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조선업계 설계·연구개발 인력도 감소 추세다. 조선3사의 지난해 설계·연구개발 인력은 6519명으로, 이는 2015년 2만415명과 비교해 68% 가량 줄어든 규모다. 조선3사의 연구개발 투자도 2015년 4319억원에서 지난해 2163억원으로 반 토막이 났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조선업계는 인력 확보를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지난 5일에는 전북인력개발원과 군산조선소 사내 협력업체 11개사 대표들은 '군산조선소 인력양성 활성화를 위한 채용 약정형 업무 협약식'을 가지는 등 업계차원의 노력에 적극적이다. 이들은 군산 지역 조선산업 활성화를 위해 채용약정형 전문기술인력을 양성하고, 협약업체 취업 연계 및 숙련기술자로 육성체계 강화를 통해 군산조선소의 조기 안정화 및 생산력을 향상시키는데 뜻을 모았다. 

조선업계 한 관계자는 "수주 활황에도 현재 일 할 사람이 없어 자칫 납기를 못맞추는 최악의 상황에 몰릴 수도 있다"며 "인력확보를 위한 조선업계 스스로의 노력에 더해, 정부와 지자체의 정책적인 뒷받침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동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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