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청정화력발전소 설계·대규모 해상풍력사업 등 '환경을 생각하는 기술' 비전 
친환경 에너지기술로 이해관계자 '삶의 질' 향상, ESG경영으로 구체화 
산업생태계·지역사회 아우르는 사회적가치 실현위해 '포용적 성장' 강조 
한국전력기술 본사 전경. / 한국전력기술 제공
한국전력기술 본사 전경. / 한국전력기술 제공

[한스경제=김동용 기자] 공기업들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합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통상 공기업 평가 기준에 재무적 성과만 포함됐던 부분을 상기하면, 과거처럼 직접적인 이윤창출에만 집중하기보다 비재무적 요소의 영향력을 중요시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특히, 경제 전문가들은 공기업 중에서도 ESG에 가장 큰 영향을 받는 분야는 에너지공기업이라고 입을 모은다. 전통적인 화석연료 체계를 벗어나지 못하면 탄소중립을 비롯한 환경 분야 개선은 요원하기 때문이다. 이에 지난 2020년 한국전력의 ESG위위원회를 신설을 기점으로 나머지 에너지공기업들도 잇따라 ESG 경영전략 수립에 나서고 있다. <한스경제>는 각 에너지공기업들의 ESG 경영 구축을 위한 그간의 노력을 자세히 살펴봤다. 

◆ 한전기술, "ESG경영으로 수익성·공익성 조화 이루는 기업" 천명 

한국전력기술은 1970년대 2차례의 석유파동 위기를 겪으면서 국산 에너지 기술 자립을 목표로 1975년 설립됐다. 원전 종합설계와 원자로계통설계 기술을 함께 보유하고 있는 세계적 회사로, 한국표준원전 'OPR1000'과 국제경쟁력을 보유한 차세대 원전 'APR1400', 중소형 원전인 'SMART'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원전의 설계기술을 갖추고 있다. 

화력발전 부문에서도 500MW(메가와트)급·800MW급·1000MW급 석탄화력발전소 설계기술을 개발해 다양한 규모와 용도의 발전플랜트 수요를 충족시켜왔으며, 탈황·탈질 등 친환경설비 개발을 통해 공해물질 배출 문제점을 개선, 청정석탄화력발전소 설계기술을 선도하고 있다. 

또한, 풍부한 발전소 설계 경험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환경 및 신재생에너지 사업 △송·배전·변전사업 △PM·CM사업 등 에너지 산업 전반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지닌해 5월 7일 경북 김천에 위치한 한국전력기술 본사에서 개최된 취임식에서 김성암 신임 사장(가운데)이 경영진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한국전력기술 제공
지닌해 5월 7일 경북 김천에 위치한 한국전력기술 본사에서 개최된 취임식에서 김성암 신임 사장(가운데)이 경영진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한국전력기술 제공

한전기술은 지난해 5월 제21대 사장으로 취임한 김성암 사장이 취임 후 첫 일성으로 ESG경영을 강조했다. 김 사장은 취임사에서 "한전기술의 기업 특성을 고려한 고부가가치의 재무적 성과창출뿐만 아니라, 사회적 책임·환경 및 윤리준법경영·지배구조의 투명성까지 포괄하는 ESG경영을 통해 수익성과 공익성이 조화를 이루는 지속가능한 회사를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후, 같은 해 9월 한전기술은 이사회에서 ESG위원회 구성을 결의했다. ESG위원회 위원은 비상임이사 3명과 상임이사 3명으로 구성했으며, 사외적 관점에서 객관성과 전문성을 확보하고 사내에서는 실행력을 제고해나간다는 방침이다. 또한, 사내에는 ESG위원회와 연계해 실행을 주도해나갈 실무부서가 중심이 되는 분야별 ESG경영추진반도 구축하기로 했다. 

한전기술의 ESG위원회는 ESG 관련 주요 경영현안을 심의하고, ESG와 관련된 각종 자문 역할과 함께 ESG경영의 성과 및 리스크를 점검하는 등 회사 ESG경영 전반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한다. 

한전기술은 김성암 사장이 취임한 해 12월에는 '2021 지역사회공헌 인정의 날' 행사에서 지역사회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지역사회공헌 인정기관 3년 연속 선정과 동시에 인정기관 총 350개소 중 우수기관으로 선정돼 보건복지부 장관표창을 수상하기도 했다. 

지역사회공헌 인정제도는 보건복지부와 한국사회복지협의회가 공동 주관해 지역사회 활성화에 기여한 기업과 공공기관을 발굴하고, 그 공로를 인정해주는 제도다. 환경경영(E)·사회공헌(S)·윤리경영(G) 등 3개영역의 7개분야 25개 지표로 구성돼있다. 한전기술은 2012년부터 지방이전과 연계해 자매결연마을 지원 등 지역사회 성장동력확보를 위한 활동 등이 긍정적 평가를 받았다. 

김성암 한국전력기술 사장이 2022년 시무식에서 임직원들에게 격려와 당부의 말을 전하고 있다. / 한국전력기술 제공
김성암 한국전력기술 사장이 2022년 시무식에서 임직원들에게 격려와 당부의 말을 전하고 있다. / 한국전력기술 제공

◆ 에너지전환 사업성과 분석 통해 '비전2034' 구축…친환경 에너지기술 개발 박차 

한전기술은 지난해 한해 동안 제1기(2017~2020년) 에너지전환 사업성과를 분석하고, 본원적 존재 이유와 핵심가치·전략 방향성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를 통해 '비전2034'로 상징되는 미션과 전략체계를 새롭게 구축했다. 

이 새로운 미션은 친환경 에너지기술을 기반으로 모든 이해관계자의 삶의 질 향상을 가치로 지향하고 있으며, 환경과 사람 중심의 에너지 기술을 열어가겠다는 의미를 담아 '환경을 생각하는 기술, 사람을 향한 에너지'로 비전을 설정했다. '비전2034' 추진 과정에서 실천적인 노력은 ESG경영을 통해 구체화한다는 방침이다. 

한전기술은 탄소중립을 실현하기 위해 대규모 해상풍력 건설사업을 선도하고 있다. 2018년 한국전력공사·한국중부발전 등 다양한 유관기관들과 특수목적법인을 설립해 제주 한림읍 수원리 앞바다 해상에 국내 최대규모 EPC 프로젝트를 수행 중이다. 

특히, 지난해 착수한 100MW급 제주 해상풍력사업은 5대 핵심부품(터빈·블라이드·타워 등)의 국내 부품 비율 82.45%를 달성했으며, 1746명의 국내 기자재 제작사 일자리 창출 효과를 거두기도 했다. 

100MW급 제주한림해상풍력사업 현장 조감도. / 한국전력기술 제공
100MW급 제주한림해상풍력사업 현장 조감도. / 한국전력기술 제공

화력발전소 환경영향 저감을 위한 노력도 계속되고 있다. 대기오염 물질 및 미세먼지를 저감하기 위해 석탄발전소를 대체할 수 있는 액화천연가스(LNG) 복합발전 사업을 확대하는 것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변경하고 있다. 

설계·EPC 등 사업참여를 다각화하고, 투자를 확대하는 등 적극적인 사업개발을 통해 LNG 복합사업의 수주액은 2020년 311억원에서 2021년 1052억 원으로 238% 증가했으며, 앞으로도 한국형 표준 복합 설계기술을 지속적으로 정립해 노후화력을 LNG로 전환, 9차 전력 수급 계획에 대응하고 사업 안정성 또한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수소경제 핵심기술 개발을 위한 연구도 진행 중이다. 한전기술은 기업이 사용하는 전력에너지 100%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하는 RE100을 달성하기 위해 바이오가스를 활용해 수소를 생산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바이오가스는 오폐수·음식물·가축분요 등이 부패되거나 분해되는 과정에서 생기는 가스로, 연간 생산량 중 20%가량이 활용되지 않고 있다. 

이에 한전기술은 한국서부발전 등 기관과 업무협약을 맺고 바이오가스에서 불순물을 제거한 순수 바이오가스를 수소연료전지에 투입하는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아울러 본사와 인접한 구미 산업단지 하수처리장 내 발생하는 바이오가스를 활용하기 위해 지난해 6월 구미시와 업무협약을 맺고 바이오가스 발전에 대한 기본설계와 타당성 분석을 완료했다. 

국내·외 폐기물 발생량 증가에 대응하기 위한 친환경 폐기물처리 기술개발도 진행 중이다. 한전기술은 폐기물을 자원화해 친환경적으로 에너지화하는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대표사업은 '수원시 자원회수시설 에너지효율 EPC사업'으로 폐쓰레기 소각장의 소각 후 남는 열을 재활용하는 발전사업이다. 

◆ 중소기업 지원·지역사회 일자리 창출 등 통해 사회적 책임 수행 

한전기술은 산업 생태계와 지역사회를 아우르는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포용적 성장'을 강조하고 있다. 한전기술은 산업 생태계를 꾸준히 육성해 공기업으로서 사회적 책임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인적자원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중소기업과의 기술협력을 지속 강화할 계획이다. 

한전기술은 기술 역량과 지적재산권 확보 및 기술보호 노하우 등을 공유해 중소기업이 기술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특히, 신재생에너지 및 디지털 전환 등 기존 사업 외 미래 성장 사업 부문의 R&D(연구개발)를 더욱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런 노력에 협력 R&D 건수 및 투자금액이 확대됐으며, 기술이전 및 임치 전수가 확대되는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 

한전기술은 중소기업의 요청에 따라 R&D 모델을 확립했던 기존 프로세스를 개선해 중소기업과 함께 연구과제를 발굴하고 R&D 모델을 확립하고 있다. 2020~2021년에는 10개사와 협약을 체결하고 11개의 과제를 발굴했으며, 'Seed형 중소기업 연구과제'를 동반 수행하고 있다. 이를 통한 고용 창출 효과는 18명에 달하며, 한전기술은 이 과제에 필요한 연구비 및 연구인력의 일부를 지원해 중소기업의 성장을 격려하고, 미래 사업을 선도할 수 있는 에너지 신기술 및 디지털 혁신기술 또한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한국전력기술이 2021 지역사회공헌 인정제 '보건복지부 장관표창'을 수상했다. 김성암 한전기술 사장(가운데)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한국전력기술 제공
한국전력기술이 2021 지역사회공헌 인정제 '보건복지부 장관표창'을 수상했다. 김성암 한전기술 사장(가운데)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한국전력기술 제공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한 기업 유치도 돕고 있다. 한전기술은 해외에 제조공장을 설립했다가 국내로 돌아온 리쇼어링 업체가 경북 김천에 안착할 수 있도록 맞춤형 전문인력을 육성하고 공급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2023년까지 지역인력을 추가 고용해 지역경제를 더욱 활성화한다는 계획이다. 

한전기술은 정부가 주도하는 일자리 정책 기조에도 적극 동참하고 있다. 장애인 체험형 인턴 등을 통해 취업역량을 강화하고, 장애인 고용공단과 협업해 장애인 근로자가 근무할 수 있는 네일케어 서비스 '섬섬옥수 프로젝트'를 통해 네일아티스트를 채용했다. 아울러, 사회 형평적 채용을 확대하기 위해 저소득·탈북민·다문화 등 취약게층의 고용을 촉진하고자 가점을 부여하고, 신입사원 채용 시 양성평등 채용목표제를 시행하고 있다. 

특히, 2020년에는 자회사 한전기술서비스를 설립해 위탁 분야의 시설관리 및 환경미화 등을 담당하던 용역 근로자 175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고 19명을 신규 채용했다. 사내 근로복지기금을 설립하는 등 복리후생을 증진하는 등 업무환경도 개선하고 있다. 

김동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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