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새해 핵심 키워드, 위기 극복·고객 가치·책임의식
위기극복과 미래 생존 위한 최우선 과제로 '고객'

[한스경제=최정화 기자] 계묘년(검은 토끼해) 새해를 맞아 10대 그룹이 내놓은 신년사 주요 화두로 위기 극복과 고객 가치, 책임의식 등이 주를 이뤘다 .

국내 주요 그룹 총수들은 2일과 3일에 걸쳐 신년사를 통해 새해 사업 방향성과 비전을 밝혔다. LG그룹은 예년과 같이 일찌감치 지난달 신년사를 공개했다. 

올해도 글로벌 복합위기와 불확실성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 가운데 재계는 당면한 위기 극복과 미래 생존을 위해 이같은 경영 방침을 제시했다. 특히 대다수 기업들이 위기 극복과 고객 신뢰, 사회적 책임 등을 핵심 과제로 선정했다. 이외에도 신사업 확장, 경영체질과 조직 혁신, 초격차 기술경쟁력 확보 등이 언급됐다.

특히 전세계 경기 침체와 대외 여건 악화 등으로 수출 및 투자 부진이 이어지면서 그룹 총수들은 신년사에서 위기 극복 방안에 대한 의지를 밝혔다.  

삼성전자가 2일 수원 '삼성 디지털 시티'에서 개최한 '2023년 시무식'에서 한종희 삼성전자 DX부문장 부회장이 신년사를 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가 2일 수원 '삼성 디지털 시티'에서 개최한 '2023년 시무식'에서 한종희 삼성전자 DX부문장 부회장이 신년사를 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과 경계현 사장은 2일 공동명의 신년사에서 위기 대응 방안으로 "경영 체질 및 조직 문화 개선, 미래를 위해 과감한 도전과 투자"를 강조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신년사 대신 이날 주요 계열사 사장단과 만찬을 갖고 현재 위기 상황과 극복 방안 공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1일 신년사를 통해 "위기를 신뢰로 극복하고 경영시스템을 가다듬는 기회로 삼아 나아갈 것"을 당부했다.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도 어려운 경영환경을 원팀이 돼 극복하자고 주문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3일 현대차·기아 남양연구소에서 열린 신년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현대차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3일 현대차·기아 남양연구소에서 열린 신년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현대차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도 3일 "도전을 통한 신뢰와 변화를 통한 도약으로 위기를 극복해 나가자"고 당부했다. 현대차그룹은 4대 그룹 총수 가운데 유일하게 오프라인 신년회를 개최했다. 

허태수 GS그룹 회장 역시 "위기 극복의 지혜와 기업의 생존이 자발적으로 혁신하는 현장의 인재들에게 달려 있다"고 말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위기의식은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오히려 기회가 되기도 한다"며 "철저히 대비하되 대응 관점을 기회로 바꿀 것"을 독려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12월 20일 LG 임직원들에게 2023년 신년 인사가 담긴 영상 이메일을 전달했다. /사진=LG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12월 20일 LG 임직원들에게 2023년 신년 인사가 담긴 영상 이메일을 전달했다. /사진=LG

10대 그룹은 위기극복과 미래 생존을 위한 최우선 과제로 '고객'을 꼽았다.

3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에 따르면 국내 10대 그룹 2023년 신년사 키워드 빈도수를 조사한 결과 고객(35회)이 가장 많이 언급됐다.  

LG그룹의 핵심 키워드는 고객이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2023년은 내가 만드는 고객 가치를 찾는 한 해가 됐으면 한다"며 "모든 구성원이 LG의 주인공이 돼 고객 감동을 키워가야 한다"고 피력했다. 

LG화학, LG디스플레이, LG유플러스 등 계열사도 신년사에서 고객가치를 최우선 경영가치로 내세웠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은 "어려운 환경에서 길을 잃지 않으려면 나침반이 필요하고 우리 사업의 나침반이자 본질은 고객"이라고 강조했다.

정호영 LG디스플레이 사장도 "투명 OLED 등 향후 성장 잠재력이 높은 사업은 새롭고 다양한 시도를 통해 잠재 고객을 발굴, 지속 육성해 나가고자 한다"며 "사업구조 고도화는 고객가치 혁신에서 출발해야 한다. 고객 기대를 뛰어넘는 수준으로 진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철동 LG이노텍 대표 역시 차별화된 고객가치 창출을 경영 키워드로 정하고 △고객이 가장 먼저 찾는 LG이노텍 구축 △탄탄한 수익구조 확보 △고객 중심의 일하는 문화 정착 등 3대 전략을 발표했다.

황현식 LG유플러스 사장은 "기존 사업에서 고객에게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면 새로운 가치가 만들어지고 이를 플랫폼 사업으로 진화하면 U+3.0으로 나아갈 수 있다. 이때 우리가 만드는 고객경험은 통상적인 수준을 넘어 확실하게 차별화한 빼어남이 있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박정호 SK하이닉스 대표이사 부회장은 "올해 모바일과 클라우드 양축의 고객을 더욱 견고히 하고, 자동차와 AI 고객을 추가해서 새로운 성장을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영상 SK텔레콤 대표도 "기술과 서비스로 고객을 이롭게 하는 AI 컴퍼니라는 비전의 실천과 성과를 가시화하는 한 해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항공우주, 그린에너지, 디지털금융 등 미래사업도 시장과 고객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는 가시적인 성과를 만드는 데 더욱 힘써야 한다"고 전했다.

3일 현대차·기아 남양연구소에서 타운홀 미팅 방식의 2023년 신년회 자리에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직원들과 셀카를 찍고 있다. /사진=현대차
3일 현대차·기아 남양연구소에서 타운홀 미팅 방식의 2023년 신년회 자리에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직원들과 셀카를 찍고 있다. /사진=현대차

기업과 사회 간 관계 등 기업의 사회적 역할을 다해야 한다는 메시지도 나왔다.  

정의선 회장은 "The Right Move for the Right Future라는 그룹의 사회 책임 메시지에 걸맞게 환경을 생각하고 서로 상생하고 협력하며 인류와 함께 성장하는 모범적인 기업이 되어야 한다"고 피력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ESG 경영선포식을 통해 환경과 사회에 책임을 다하는 합리적이고 투명한 경영으로 지속가능한 성장을 약속했다"면서 "이 약속은 보여주기식이 돼서는 안 된다"고 독려했다. 

최정우 포스코 회장도 "포스코그룹은 안전, 환경, 탄소중립을 필두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충실히 이행해 글로벌 ESG 선진기업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승연 회장은 "국가를 대표하는 사업을 키운다는 책임감을 가지고 지역사회와 국가발전을 이끄는 글로벌 메이저 사업으로 키워 나가자"며 "오랜 시간 책임감으로 키워온 방산, 에너지 사업은 국가의 존립을 위해 반드시 자립이 필요한 사업이 됐다. 국가를 대표하는 이러한 사업군을 우리는 지속적으로 만들고 키워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오갑 HD현대그룹(옛 현대중공업그룹) 회장은 지난달 발표한 신년사에서 내년 키워드로 기술·환경·조화를 제시하며 "미래 50년은 기술과 환경·디지털이 융합된 혁신과 창조의 역사가 될 것"이라며 "사회와 아름다운 조화를 만들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최정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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