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전체 평균 85.4점...평균 등급 한 단계 상승한 'A+'
S등급은 59개사...지난 평가比 10곳 늘어
타 부분 비해 높은 점수 받은 거버넌스...전문가 "사후 평가 필요"
 SKC가 ESG행복경제연구소의 시총 200대 기업 ESG 평가에서 거버넌스 부문 1위를 차지했다. / SKC
 SKC가 ESG행복경제연구소의 시총 200대 기업 ESG 평가에서 거버넌스 부문 1위를 차지했다. / SKC

[한스경제=정라진 기자] 시총 200대 기업 가운데 59개사가 ESG 거버넌스 부문에서 S등급을 받았다. 직전 평가보다 10곳이 늘어났다. 환경(5개사)·사회(1개사) 부문과 달리 S등급이 전체 25% 이상을 차지하는 부분이 눈길을 끈다.   

ESG행복경제연구소의 국내 시총 200대 기업(2022년 말 기준)의 ESG 평가 결과에 따르면 거버넌스 부문 평균 등급은 A+등급(85.4점/100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시총 200대 기업 평가보다 한 단계 상승한 수치다. 

기업별로는 '1위'인 SKC를 비롯해 네이버·KT&G·신한지주·SK하이닉스가 5위권에 속했다. 신한지주는 지난해 이어 올해도 '톱5'에 이름을 올렸다. 업종별로는 △건설·조선 △은행·증권·카드 △자동차부품 △전기·전자 등에서 50%가 S등급을 받았다. 반면 철강·기계는 S등급이 없었다. 

이번 거버넌스 부문 평가는 △지배구조 △이사회 △주주 △감사 등으로 나눠 총 20개 항목으로 이뤄졌다. 여기에 '지배구조 법규 위규 및 이슈사항'과 '미디어 분석'으로 각각 감점과 가점해 100점 만점으로 점수를 매겼다. 

등급은 S~D로 분류된다. S 등급은 총점 90점 이상으로, D 등급은 60점 미만이다. 그밖에 A+(85점 이상), A(80점 이상), B+(75점 이상), B(70점 이상) 등이다.  

◆ SKC '1위' 차지...네이버·KT&G, '톱10'에서 '톱5' 진입

최우수인 S등급을 받은 곳은 59개사다. SKC는 98.5점으로, 거버넌스 부문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10위권밖이었지만 올해 17개 항목에서 5점 만점을 받으면서 부문 내 최고점을 기록했다. 특히 '이사회'와 '감사' 분야에서 만점을 기록했다. 이사회 분야에서는 이사회 57.1%가량을 사외이사로 선임하면서 독립성과 전문성을 키웠다. 또한 지난해 ESG위원회를 8회 개최하는 등 ESG 경영에 적극적인 모습이다. 

아울러 박원철 SKC 사장은 지난해 SKC 1244주를 장내 매수했다. CEO로서 책임경영 의지와 향후 회사의 성장에 대한 자신감을 보여주기 위해 자사주를 매입했다. 

지난해 '톱10'이었던 네이버와 KT&G는 각각 98점을 받아 올해 2위로 껑충 올랐다. 

네이버는 '주주'와 '감사' 분야에서 만점을 기록했다. 주주들의 참석권과 의사결정권을 일정 부분 보장했다. 주주총회 4주 전에 소집공고를 냈고, 주총 집중일을 피해 개최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공간 제약이 없는 전자투표도 도입한 상태다.

KT&G는 '감사' 분야에서 만점을 기록했다. 감사기구의 △독립성 △전문성 △적정성 등이 고루 잘 갖춰졌다는 평가다. 또한 주주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온라인 배당 조회 서비스를 지난해 시작했다. 특히 매년 17만명이 넘는 주주들에게 우편 통지서를 배송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종이 사용을 줄여 ESG 경영을 실천했다.

지난해 1위였던 신한지주는 96.9점으로, 4위를 기록했다. '이사회' 분야에서 만점을 기록했다. 그중 이사회 내 사외이사 비율은 85.7%로 월등히 높았다. 독립성 보장을 위해 사외이사의 재직기간을 6년(계열사 포함 9년)을 초과하지 못하도록 하는 상법 역시 준수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SK하이닉스는 96.2점으로 '톱5'에 진입했다. 감사 분야에서 만점을 받았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업계 최초로 10억달러 규모의 지속가능연계채권(SLB) 발행에 성공했다. SLB는 ESG 경영목표 달성에 따라 금리 등이 조정되는 채권이다. 또한 영국표준협회(BSI)의 준법 경영표준(ISO 37301)과 부패방지 경영표준(ISO 37001) 인증을 동시에 획득한 바 있다. 

'톱5'를 비롯해 △삼성전자(95.2점) △삼성증권(92.05점) △삼성전기(94.9점) △미래에셋증권(94.45점) △카카오뱅크(94.1점) 등이 1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10위권 내 진입은 못했지만 부문 평가에서 눈에 띄게 좋은 점수를 받은 기업들이 있다. 직전 평가에서 B등급이었던 셀트리온은 4단계 상승한 S등급을 받았다. 에코프로비엠도 지난해(C등급) 대비 4단계 오른 A+등급을 받았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네이버 분당 사옥, KT&G, SK하이닉스, 신한지주. / 연합뉴스 및 각 사 제공.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네이버 분당 사옥, KT&G, SK하이닉스, 신한지주. / 연합뉴스 및 각 사 제공.

◆ 고려아연·기업은행, 지난 평가比 하락 폭 가장 커...두 단계↓

반면 고려아연과 기업은행이 200대 기업들 가운데 등급 하락 폭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S등급을 받았던 고려아연은 올해 두 단계 하락한 A등급을 받았다. 기업은행도 지난 평가(A+등급) 대비 B+등급으로 하락했다.

고려아연은 이사회 분야에서 다소 낮은 평가를 받았다. 구체적으로 대표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겸직하면서 독립성을 갖추지 못했다. 

기업은행의 경우 지배구조 핵심지표 15개 항목 가운데 미준수 건수가 8건에 달했다. 특히 등급 하락 요인에는 지난해 발생한 사건사고 영향이 컸다. 최근 6년간 국내 주요은행 6곳 가운데 기업은행에서는 84건에 달하는 임직원의 사내 윤리강령 위반 사건이 발생했다. 

그중 직원의 성희롱 등 성범죄가 2017년 1건, 2019년 2건, 2020년 4건, 2021년 3건, 2022년 3건 등이 발생했다. 이들은 정직 등의 징계를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그외 지난해에는 은행 재산의 사적 이용 사례가 5건이나 적발됐다.

그밖에 직전 평가에서 S등급을 받았던 삼성바이오로직스·카카오·포스코홀딩스·삼성생명·하나금융지주·삼성SDS·KT·유한양행·한국가스공사·한화생명·DGB금융지주 등 11개사는 한 단계 내려간 A+등급을 기록했다.

다만 거버넌스 부문이 유독 좋은 점수를 받은 것에 대해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지배구조 보고서 공시는 의무화됐기 때문에, 기업들이 항목별로 일일이 대응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우종 서울대 경영대학 교수는 "기업들은 평가기관들이 어떻게 평가를 하는지에 대해서 잘 알고 있어서 항목별로 대응한다"며 "여성 이사 선임은 물론 이사회 멤버들이 기업 임원들 없이 따로 만나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전적 평가 방법에 사후적 평가를 더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이우종 교수는 "사전적으로는 불가능하니 기업 가치를 제고하는데 얼마나 노력을 했는가를 사후적으로 평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국내 시총 200대 기업 ESG 평가 가운데 거버넌스 부문의 등급별 목록. / ESG행복경제연구소. 
국내 시총 200대 기업 ESG 평가 가운데 거버넌스 부문의 등급별 목록. / ESG행복경제연구소. 

 

 

정라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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