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ESG 정보공시 의무화 앞두고 전체 상향평준화 경향
정보공개 미흡한 하위권 기업, ESG 경영 취약성 드러내 
삼성전자. /연합뉴스
삼성전자. /연합뉴스

[한스경제=정라진 기자] 삼성전자가 ESG행복경제연구소의 국내 시가총액 200대 기업(2022년 말 기준)에 대한 2024년도 ESG 평가등급 발표에서 1위를 기록했다. 지난해에 이어 등급과 순위 모두 수성했다. 

ESG행복경제연구소의 ESG 평가등급 발표는 올해 네 번째로, 지난 2021년부터 매년 진행되고 있다. 이번 평가는 지난해 1월1일에서 12월31일까지(2022년 실적분) 기업들이 공표한 지속가능경영보고서, 지배구조보고서, 사업보고서 등에 대해 조사·분석으로 이뤄졌다. 이와 함께 정부부처, 유관기관, 미디어와 웹사이트 정보 등을 통해 수집된 ESG 관련 자료 등을 토대로 심층 분석했다. 

◆ E·G 부문 1위는 SKC...S 부문 1위는 삼성전자

삼성전자(92.3점)가 지난해 이어 올해도 종합 S등급을 받은 가운데 △SKC(91.6점) △롯데칠성(90.8점) △KT&G(90.0점) 등이 S등급을 받았다. S등급을 받은 기업은 2022년에는 없었고, 2023년에는 삼성전자 1개사에 불과했으나 올해는 4개사로 늘었다. 삼성물산은 A+등급(89.6점)을 받으며 종합부문 5위를 기록했다.   

분야별로 보면 환경(E)과 거버넌스(G) 부문에서는 SKC가, 사회(S) 부문에서는 삼성전자가 최고평점을 받아 1위를 기록했다. 

그밖에 △롯데칠성 △삼성전자 △포스코인터내셔널 △SK이노베이션 등이 환경 부문 5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사회 부문에는 △아모레퍼시픽 △카카오뱅크 △대한항공 △삼성화재 등이, 거버넌스 부문에는 △네이버 △KT&G △신한지주 △SK하이닉스 등이 각각 톱5에 진입했다.

업종별로 보면 종합등급에서는 △네이버(IT·반도체) △삼성물산(건설·조선) △신한지주(금융지주) △포스코인터내셔널(물류·무역) △삼성화재(보험) △롯데칠성(식음료) △강원랜드(엔터·전문서비스) △카카오뱅크(은행·증권·카드) △현대모비스(자동차부품) △삼성전자(전기·전자) △한화에어로스페이스(전문기술) △삼성바이오로직스(제약·바이오) △포스코홀딩스(비금융지주)△현대제철(철강·기계) △SKC(화학·장업) 등이 각각 최상위를 차지했다. 

◆ ESG 정보공시 의무화 앞두고...전체 상향평준화 경향

국내 시총 200대 기업의 전체 종합등급은 지난해 평균평점 B+(78.1점)등급에서 3.1점 상승해 A+등급(81.2점)을 받았다.

분야별로 보면 환경(4.2점), 사회(2.3점), 거버넌스(2.3점) 모두 상승했다. 이는 ESG 정보공시 의무화를 앞두고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선제적으로 발간하는 기업의 증가와 정보공개의 양적·질적 확대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발간기업이 2022년 154개사(공시율 77%)에서 2023년에는 166개사(공시율 83%)로 늘었고, 보고서 분량도 최소 100페이지에서 최대 200페이지로 다양했다. 

또한 ESG위원회 신설 및 실무기구 활동이 활기를 띠면서 ESG경영이 도입단계를 벗어나 확산단계로 접어드는 양상이다. △리더십 및 지배구조 개선 △기후변화 대응 △DE&I(다양성, 형평성, 포용성) 및 산업안전 강화 △정보보호 확충 △공급망 관리 △협력사와 동반성장 △지역사회 공헌 △윤리경영 제고 등이 강화됐다. 

이에 더해 글로벌이니셔티브 참여 및 분야별 각종 인증획득 등으로 많은 기업이 ESG 경영의 고도화에 나서며 지속가능경영기반을 확충해 나가고 있다.     

ESG 경영 상위권 수준인 A등급 이상에 속한 기업 비중은 종합 71.5%로, 2022년(55%) 대비 16.6%p 상승했다. 

환경(55.5%), 사회(68%), 거버넌스(79.5%) 부문 모두 2022년 대비 상승했다. 200대 기업들이 ESG 정보공시 의무화를 앞두고 선제적 대응에 나서는데 기인한다. 특히 거버넌스 부문은 이미 2019년부터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를 대상으로 공시의무가 확대된 기업지배구조보고서(금융기관 지배구조 및 보수체계 연차보고서) 제출과 핵심지표 이행율 상향(58.1% → 67.7%)으로, 평가대상 기업의 80%가 상위권에 속했다. 

아울러 종합등급 중·하위권 기업 수는 감소한 반면 상위권 신규 증가가 특징적으로 나타났다. 상승요인이 다양하지만, 지속가능경영보고서 신규발간 등 적극적인 정보공개와 지난 평가에 적용됐던 감점요인 해소 등이 가장 주요한 요인으로 꼽힌다. 

중위권 비중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종합 등급은 15.5%로, 2022년 대비 10.5%p 하락했다. 세 부문 역시 모두 감소했고, 특히 거버넌스 부문은 2022년(55%) 대비 36.5%p 하락한 18.5%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평가에서 중위권에 속한 기업들이 이번 평가에서 대거 상위권 신규 진입돼 나타난 현상이다.  

(위부터 시계방향) SKC, KT&G, 롯데칠성. / 각 사 제공. 
(위부터 시계방향) SKC, KT&G, 롯데칠성. / 각 사 제공. 

◆ 정보공개 미흡한 하위권...ESG경영 취약성 드러내   

ESG경영의 하위권으로 분류되는 C, D등급에 속한 기업비중은 전체적으로 감소했다. 종합 등급은 13%로, 2022년(19%) 대비 6%p 하락했다. 

지난 평가와 비교할 때 이번 평가는 ESG 정보공개에 참여하는 기업의 확대로 상위권 기업의 비율은 증가하고 중하위권 기업의 비율은 감소가 뚜렷해, 그 만큼 ESG 경영수준이 상향평준화되는 긍정적 경향을 보였다. 

다만 ESG 취약군인 종합 C등급에 속한 26개사(2022년 C등급이하 38개사)는 여전히 ESG 경영에 대한 인식이 상대적으로 낮았다. ESG행복경제연구소 관계자는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하지 않고 자사 홈페이지에도 정보공개가 미흡해 객관적 지표에 대한 평가가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들 대부분은 지난 평가에 이어 이번에도 하위권에 머물러 시총 200대 상·하위권 기업 간의 ESG 경영체계와 실천에 있어 정보공개 편차로 인한 우열이 심화되는 추세가 이어졌다. 

◆ 공시기반의 다양한 정보 및 데이터 바탕...총 123개 항목 심층평가 

ESG행복경제연구소는 기업들이 공개한 다양한 ESG 관련 자료를 기반으로 △이해관계자 핵심이슈 △중대성평가 도출 핵심과제 △경영전략 및 성과 등을 분석하고, 지속가능성 보고측면에서 정보공시의 양적 충족성과 질적 충실성을 함께 평가했다. 

평가항목은 ESG분야별 각 20개, 총 60개의 지표로 구성해 129개의 데이터 포인트를 진단했다. 정량지표는 기본평가, 정성지표는 기본평가와 심화평가의 2단계 다층평가로 진행했다. 또한 지난 한해 동안 수집된 미디어정보를 심층 분석해 포지티브 및 네거티브(Controversy)요인을 평가해 가감점을 추가로 반영했다.  

구체적으로 ESG 경영 리더십 및 지배구조를 공통으로 평가했다. 환경 부문은 △기후변화 대응 및 온실가스 감축 등에 대한 전략 △경영체계 △친환경 성과 △에너지 효율 △개선도(전년대비) 등을, 사회 부문은 △사회적 책임 및 DE&I 등에 대한 전략 △경영체계 △복지 및 산업안전 △공급망 관리 및 동반성장 △사회공헌, 개선도(전년대비) 등을, 거버넌스 부문은 △투명경영을 위한 이사회 및 감사위원회 구성 △주주관리 △윤리경영 △경영활동의 적정성 등으로 세분화한 총 60개 지표를 5등급으로 서열화한 피어(Peer)그룹에 대해 0.6~1.0 스케일로 차등 가중치에 따라 배점(5점 기준)을 부여했다. 

평점 산출방식은 ESG 분야별 평점을 100점 기준으로 평가하고, 환경(0.4), 사회(0.3), 거버넌스(0.3) 별로 가중치를 부여해 통합한 종합평점을 산출했다. 종합과 분야별 평점에 대해 ESG 평가기준에 부합정도와 비재무적 위험수준 등을 감안해 7단계 등급으로 분류했다. 

기업들이 아직은 자율공시 대상인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글로벌 시장흐름과 공시의무화에 사전 대응해 발간하는 기업수가 해를 거듭할수록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해 시총 200대 기업이 발간한 166개 지속가능경영보고서는 106개사가 한국거래소를 통해 공표(홈페이지 포함)하고 60개사는 해당기업의 홈페이지에만 게재했다. 

또한 글로벌 ESG 정보공개프레임워크인 GRI, SASB, TCFD, SDGs 등의 다양한 기준을 보고서 작성에 종합적으로 적용했다. 4개 기준 모두를 채택한 기업은 111개사로 확인됐다. 그밖에 3개는 29개사, 2개는 15개사, 1개 이하는 11개사로 각각 조사됐다. 

이런 다양한 국제보고기준을 인용하는 데는 각 기준마다 공시목적이 다른 측면도 있지만, 최근 진행되는 정보공시의 국내외 표준화와 의무화에 대응해 기업들이 선제적으로 정합성을 높여 나가기위한 일환으로 해석된다. 

특히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발간기업 166개사 중 단일 중대성 채택이 35개사, 이중 중대성 채택이 128개사로 파악됐다. 글로벌 정보공시 추세에 따라 이중 중대성 선택이 주류화 되는 추세다. 이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지속가능경영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방증으로 지난 평가와 비교해 특징적인 현상이다.  

 ◆ "기업의 ESG경영 촉진 및 이해관계자 위한 지속가능성 정보 제공에 기여" 

ESG행복경제연구소는 "지속가능한 발전(UN SDGs)에 기여하는 기업의 지속가능경영을 촉진하며, 이를 바탕으로 다중 이해관계자가 기업의 ESG 경영수준을 직관적으로 인지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는데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기업은 내외부에서 발생한 표면적 정보보다는 외부효과의 내부화 과정과 비재무성과를 기업가치에 포커싱하는 '중요성 정보' 공개에 중점을 둬야한다"며 "이런 과정에서 신 기후체제 및 이해관계자 자본주의 전환에 대응한 기업들의 ESG 경영중심 글로벌 경쟁력 향상과 책임경영 강화가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ESG행복경제연구소는 ESG 어젠더가 최근에 기업을 넘어 사회적과제로 확산되는 시대적 상황에 부응해 국내 최초로 지방정부(광역 및 기초지자체)에 대한 ESG 평가결과를 2021년에 이어 2023년에도 발표해 크게 주목 받은 바 있다.

국내 시총 200대 기업 ESG 평가 종합 등급별 목록. / ESG행복경제연구소. 
국내 시총 200대 기업 ESG 평가 종합 등급별 목록. / ESG행복경제연구소. 

 

정라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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