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총선 결과에 따라 여야 수장, 대권가도 중대 기로 설 듯
與 원희룡·오세훈·홍준표, 野 김부겸·김동연·이광재도 주목
인사 나누는 국민의힘 한동훈(왼쪽) 비상대책위원장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모습이다. /연합뉴스
인사 나누는 국민의힘 한동훈(왼쪽) 비상대책위원장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모습이다. /연합뉴스

[한스경제=김호진 기자] 제22대 국회의원 총선거(이하 총선)가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지난 2022년 6월 1일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이후 1년 10개월 만이다. 이번 총선은 집권 3년 차를 맞는 윤석열 정부 중간평가 성격과 21대 국회를 휩쓴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평가를 받는 자리다.

특히 차기 대권을 노리는 여야 잠룡들의 향후 입지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 주목된다. 승리하면 대권 레이스 트랙에 설 수 있고, 반대로 패배하면 책임론이 불거지는 등 리더십의 시련을 겪을 수 있기 때문이다. 요컨대 '죽느냐 사느냐' 갈림길에 선 셈이다.

국내여론조사기관 한국갤럽이 지난 5~7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100% 무선 전화면접 방식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24%가 장래 대통령감으로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꼽았다.

이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23%)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3%) △홍준표 대구시장·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오세훈 서울시장·이낙연 새로운미래 공동대표(이상 2%) △이탄희 민주당 의원·김동연 경기도지사·원희룡 전 국토부 장관(이상 1%) 순으로 나타났다.

차기 대권을 노리는 여야 잠룡들 중 이번 총선에서 가장 주목받는 이들은 단연 한동훈 비대위원장과 이재명 대표다. 이들은 각 당의 수장인 만큼 선거 결과가 곧 자신의 생존과 연계된다. 물론 차이는 있다. 한 비대위원장은 일찌감치 불출마를 선언했고, 이 대표는 인천 계양을 단수 공천이 확정되면서 원희룡 후보와 맞대결을 펼친다.

정치권에 입문하기 전부터 여권 잠룡으로 꼽혔던 한 위원장은 선거 결과에 따라 정치적 영향력은 물론 대권 레이스에서의 존재감이 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국민의힘이 국회 과반수(151석) 확보에 실패한다면 적지 않은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지역구 공천 과정에서 제기됐던 현역 불패와 '친윤계'(친윤석열계) 대거 공천, 윤석열 대통령과 갈등 등이 부각되면서 선거 부진 책임론에 휘말릴 수 있다.

다만 여당 내 다른 잠룡들에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원희룡 전 국토부 장관은 이 대표 지역구인 인천 계양을에서 '미니 대선급' 대결을 펼친다. 원 전 장관은 일찌감치 '이재명 저격수’를 자임한 바 있다. 만약 이 대표를 제치고 승리할 경우 지지기반 확보와 동시에 유력 대선주자로 부상할 수 있다.

여권의 대권 잠룡인 오세훈 시장과 현안에 대해 목소리를 내온 홍준표 시장 등 장외 인사들도 역할에 따라 정치적 반등의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의 경우 공천 과정에서 '비명횡사·친명횡재' 비판을 받은 이재명 대표가 야권 내 가장 유력한 대권 주자다.

만일 이 대표가 공언했던 '과반 의석 달성'으로 총선을 승리로 이끌면 당내 독보적인 대권 주자로 거듭날 전망이다. 오는 8월 예정된 전당대회를 비롯해 길게는 대선까지 '친명계'(친이재명계) 체제가 공고해질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당의 패배는 곧 이 대표 체제의 붕괴나 다름없다. 설상가상으로 원내 과반 지위를 상실하거나, 원내 1당의 위치까지 내주게 되면 정치적 생명에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총선 패배는 지도부 총사퇴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또 '사법 리스크'에 대한 우려는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올 초 '비명계'(비이재명계)의 줄탈당 과정에서 이 대표에게 조언을 아끼지 않았던 정세균·김부겸 전 국무총리는 정치적 움직임은 보이지 않고 있으나 여전히 잠룡으로 꼽힌다.

수도권 단체장 중 유일하게 민주당 승리를 안긴 김동연 지사도 잠룡으로 떠오른다. 어느 한쪽에 쏠리지 않는 정치성향으로 확장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수년간 닦아놨던 서울 종로를 포기하고 당 요청에 따라 험지인 경기 분당갑에 출마한 이광재 전 의원도 총선 이후 입지가 바뀔 수 있다.

제3지대에서는 조국과 이낙연, 이준석 대표도 잠재적 대권 주자로 볼 수 있다.

이낙연 대표는 지난 대선에 출마했다가 민주당 내 경선에서 이재명 대표에 패한 바 있고, 이준석 대표도 여당인 국민의힘 대표를 지낸 경력이 있다.

조국개혁신당을 창당해 제3지대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조국 대표도 중도층 표심을 대거 흡수한다면 차기 대선의 다크호스로 떠오를 수 있다.

(이번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3.1%포인트다. 이동통신 3사가 제공한 무선전화 가상번호를 활용한 전화면접조사로 진행됐고 응답률은 14.4%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하면 된다.)

김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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