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전북 현대 일본인 선수 쿠니모토, 음주운전으로 물의
향후 상벌위원회 통해 징계
프로축구 K리그1 전북 현대 소속 일본인 선수 쿠니모토 다카히로가 음주운전으로 물의를 일으켰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프로축구 K리그1 전북 현대 소속 일본인 선수 쿠니모토 다카히로가 음주운전으로 물의를 일으켰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한스경제=김호진 기자] 처벌 수위를 높이고 아무리 홍보를 해도 잊을 만하면 한 번씩 악재가 터진다. 프로축구 K리그1(1부) 전북 현대 외인 쿠니모토 다카히로(25·일본)가 음주운전으로 적발됐다.

전북 구단은 8일 구단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을 통해 쿠니모토의 음주운전 사실을 밝혔다. 다음 날인 9일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상벌위원회를 열기에 앞서 음주운전을 한 쿠니모토에게 K리그 공식경기 출전 60일 활동 정지를 내린다고 전했다.

쿠니모토는 8일 오전 3시 전북 완주군 봉동읍에서 대리운전으로 차를 세웠다가 근처로 직접 차를 이동한 사실이 경찰에 적발됐다. 혈중알코올농도는 0.032%로 면허 정지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 구단 관계자는 10일 전화 통화에서 "곧 경찰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선수 본인도 잘못을 뉘우치고 있다. 착실하게 조사에 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설명했다.

지난 2013년 일본프로축구 J리그 우라와 레즈에서 데뷔한 쿠니모토는 당시 만 16세 나이로 1군 공식전에서 첫 골을 터뜨리며 일찍이 재능을 인정받았다. 그러나 행실이 문제였다. 선수로서 품행에 문제가 있어 2차례 팀에서 방출된 바 있다. 이후 아비스파 후쿠오카에 새 둥지를 튼 그는 음주 문제로 또 짐을 쌓다. 2018년 경남FC 김종부(57) 감독의 부름을 받아 K리그로 왔고, 2년간 사고 없이 61경기에서 7골 4도움으로 활약한 뒤 2020년 전북 유니폼을 입었다. 올 시즌 14경기에 출전해 4골 1도움을 기록 중인 쿠니모토는 16라운드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고, 지난달 치른 3경기에서 2골을 넣으며 이달의 선수상 후보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그러나 음주운전으로 고개를 숙이게 됐다. 구단 SNS에는 쿠니모토를 향한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팬들은 ‘사람은 고쳐서 쓰는 게 아니라고 했다’, ‘당장 계약을 해지해야 한다’, ‘일벌백계에 걸맞은 징계를 내려라’, ‘정말 실망스럽다’ 등 반응을 보였다.

김상식(왼쪽) 전북 현대 감독이 쿠니모토의 머리를 스다듬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김상식(왼쪽) 전북 현대 감독이 쿠니모토의 머리를 스다듬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쿠니모토에 대한 음주운전 처벌은 벌점 100점, 1년 이하 징역 또는 500만 원 이하 벌금형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자국인 일본에서 같은 사건으로 경찰에 적발됐다면 얘기가 달라졌을 것이다. 일본은 한국보다 음주운전 처벌 기준이 더 엄격하다. 쿠니모토는 당시 혈중알코올농도 0.032%로 측정됐는데, 소주 3~4잔 정도를 마신 것으로 보인다. 일본에선 혈중알코올농도 0.03%의 경우 벌점 13점(면허정지 90일)에 3년 이하 징역 또는 50만 엔(약 480만 원) 벌금형에 처한다. 처벌 수위가 더 센 편이다. 쿠니모토의 음주운전은 한국의 법을 무시한 안일한 태도가 빚은 결과다. 쿠니모토의 이탈로 2위(승점 39) 전북은 9일 열린 인천 유나이티드전에서 2-2로 비기며 선두(승점 44) 울산 현대와 승차를 크게 좁히지 못했다. 쿠니모토는 향후 징계로 사실상 시즌아웃 수순을 밟을 수 있어 전북으로서도 고민이 많은 상태다.

한국프로축구연맹 관계자는 본지에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벌어졌다. 사건이 터지고 보고를 받는 저희는 늘 하는 말이지만, 선수 스스로 프로 의식을 갖고 생활했으면 한다"며 "구단도 연맹도 선수 개개인을 모두 통제할 순 없지 않나. 구단도 일벌백계 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만큼 상벌위원회에서도 그에 맞는 처벌을 하지 않을까 싶다"고 강조했다.

 

김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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