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지난해부터 꾸준히 활약 관찰
팀 떠난 핵심 수비수 쿨리발리 대체자로 낙점
오롯이 축구 실력만을 보고 영입... '즉시 전력감'으로 판단
세리에 A 클럽 나폴리가 '한국 국가대표 수비수' 김민재를 품었다. /나폴리 홈페이지
세리에 A 클럽 나폴리가 '한국 국가대표 수비수' 김민재를 품었다. /나폴리 홈페이지

[한스경제=강상헌 기자] 세리에 A(이탈리아 1부리그) 클럽 나폴리가 ‘한국 국가대표 수비수’ 김민재(26)를 품었다. 충동적인 영입이 아니다. 지난해부터 김민재의 활약을 지켜보며 꾸준하게 영입 가능성을 타진해 왔다.

나폴리는 27일(이하 한국 시각) "튀르키예 리그 클럽 페네르바체에서 김민재를 영입했다. 등번호는 3이다"라고 발표했다. 계약 기간, 연봉 등 상세한 계약 조건은 공개하지 않았다. 

앞서 이탈리아 매체 '스카이스포츠 이탈리아'는 "나폴리는 김민재의 전 소속팀 페네르바체(튀르키예 1부리그)에 바이아웃 조항(일정 금액 이상의 이적료를 제시할 경우 소속 구단과 협의 없이 바로 선수와 협상할 수 있는 조항)을 발동하며 2000만 유로(약 261억 원)의 이적료를 지불했다"라며 "계약 기간은 2025년까지다. 2년 연장 옵션이 포함돼 있다. 연봉은 250만 유로(약 33억 원)다. 또한 현지 보도에 따르면, 이탈리아 리그 외 클럽만 발동할 수 있는 4500만 유로(약 598억 원)의 바이아웃 조항이 포함됐다"고 보도했다.

나폴리가 김민재에게 관심을 보인 것은 이번 여름 이적시장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부터 꾸준히 지켜봐 왔다. 지난해 10월 튀르키예 언론에서 처음으로 나폴리와 김민재 이적설이 나돌기 시작했다. 이후 겨울 이적시장을 앞둔 12월에는 유럽 이적 시장에 정통한 지안루카 디 마르지오 기자와 파브리지오 로마노 기자가 “나폴리가 김민재의 영입을 고려 중이다”라는 소식을 전하기도 했다. 실제로 나폴리는 올해 1월 겨울 이적시장에서 김민재의 영입을 노렸다. 그러나 페네르바체의 반대로 성사 단계까지 이어지지는 않았다.

나폴리는 지난해부터 김민재의 활약을 지켜봐왔다. /나폴리 인스타그램
나폴리는 지난해부터 김민재의 활약을 지켜봐왔다. /나폴리 인스타그램

나폴리와 김민재는 그 이후로도 꾸준히 연결됐다. 2월 이탈리아 매체 ‘가제타 델로 스포르트’는 “나폴리는 1월에 김민재 영입을 노렸으나, 결렬됐다. 그러나 여전히 그를 주시 중이다”라고 보도했고, 5월에도 “나폴리는 김민재에 대해 진지한 오퍼를 제의할 준비를 마쳤다”라는 소식을 전했다. 6월 나폴리의 주전 수비수 칼리두 쿨리발리(31ㆍ세네갈)의 첼시 이적설이 불거지며 김민재의 이적 가능성도 다시금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이어 디 마르지오 기자와 다니엘레 롱고 기자가 “나폴리가 쿨리발리의 대체자로 김민재를 낙점했다”라고 보도하며 이적이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다.

7월 쿨리발리의 첼시 이적이 확정되자 모든 시선은 김민재에게 향했다. 당시 김민재는 리그1(프랑스 1부리그) 클럽 스타드 렌과 협상을 진행 중이었다. 그러나 나폴리는 주저하지 않고 협상 싸움에 뛰어들었다. 렌과 협상이 지체되는 사이 더 적극적으로 나섰다. 관심을 표명하던 6월과 확 달라진 태도였다. 루치아노 스팔레티(63ㆍ이탈리아) 나폴리 감독도 김민재의 영입을 강력하게 요청했다. 스팔레티 감독은 15일 인터뷰에서 “김민재는 나폴리 수준의 선수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에서 활약할 수 있는 수준의 수비수다”라고 칭찬했다. 이어 18일 크리스티아노 지운톨리(50ㆍ이탈리아) 나폴리 단장은 “김민재는 좋은 선수다. 우리가 쫓고 있는 선수다”라며 영입에 대한 의사를 공개적으로 내비치기도 했다.

결국 영입전의 승자는 나폴리였다. 나폴리가 이토록 김민재에게 러브콜을 보낸 이유는 무엇일까. 간단하다. 김민재가 가진 능력을 높게 샀기 때문이다. 이적료 261억 원을 지불할 가치가 있는 선수로 판단했다. 또한 이번 영입은 아시아 마케팅을 노리는 측면과 거리가 멀다. 오롯이 김민재의 축구 실력만을 보고 영입을 결정했다. 당장 다가오는 시즌부터 팀에서 활약해줄 수 있는 ‘즉시 전력감’으로 받아들인 것이다.

나폴리는 팀을 떠난 수비수 칼리두 쿨리발리의 대체자로 김민재를 낙점했다. /나폴리 홈페이지
나폴리는 팀을 떠난 수비수 칼리두 쿨리발리의 대체자로 김민재를 낙점했다. /나폴리 홈페이지

2021-2022시즌 페네르바체에서 활약을 인상 깊게 지켜봤다. 김민재는 유럽 데뷔 첫 시즌 선수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의 좋은 활약을 펼쳤다. 단숨의 주전 자리를 꿰차며 정규리그 31경기(1골)를 포함해 공식전 40경기를 소화했다. 튀르키예 매체들이 선정한 2021-2022시즌 쉬페르 리그 베스트 11에 다수 포함됐고, 축구통계매체 ‘옵타’의 베스트 11에도 이름을 올렸다. 리그뿐만 아니라 UEFA 유로파리그(UEL) 조별리그와 UEFA 유로파 컨퍼런스리그(UECL) 32강전에서도 활약했다.

특히 나폴리는 팀을 떠난 쿨리발리의 빈자리를 김민재가 메워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민재는 쿨리발리의 수비 스타일과 유사한 점이 많다. 두 선수 모두 ‘완성형 수비수’에 가깝다. 파이터처럼 상대를 거칠게 몰아붙이는 수비 스타일도 닮아 있다. 김민재의 신체 조건은 키 190cm, 체중 88kg이다. 유럽 선수들과 몸싸움에서 전혀 밀리지 않는다. 중앙 수비수의 덕목인 대인마크, 공중볼 싸움, 태클, 몸싸움 등 어느 하나 빠지는 구석이 없다. 건장한 신체 조건에서 뿜어져 나오는 뛰어난 주력도 최고의 장점 중 하나다. 최근 중앙 수비수들에게 요구되는 후방 빌드업 능력도 합격점이다. 오른발, 왼발 가리지 않고 안정적인 빌드업이 가능하며, 과감한 전진 패스를 구사할 수 있는 시야도 갖췄다. 쿨리발리가 팀에서 맡던 임무를 그대로 소화해도 큰 어려움이 없을 만큼 나폴리 입장에서는 완벽한 대체 자원을 찾은 셈이다.

강상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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