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공시율 87.5%...KG모빌리티, 보고서 공시 안해
女직원비율 최저...女등기임원비율 '11.8%'
근속 연수는 16.63년...KG모빌리티, 평균 25년으로 '1위'
현대차·기아 양재사옥. / 현대차그룹 제공.
현대차·기아 양재사옥. / 현대차그룹 제공.

[한스경제=정라진 기자] ESG 경영은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 전 세계 규제 당국들이 ESG 경영을 법제화, 의무화를 시작하고 있어서다. 대표적으로 기업의 ESG 경영 성과와 목표를 담은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대한 공시 의무화를 꼽을 수 있다. 유럽은 이미 의무화에 들어갔고, 우리나라는 2026년 이후 의무화가 될 전망이다. 현재 국내 기업들은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매년 또는 격년으로 자율적으로 공시하고 있다. ESG행복경제연구소가 최근 국내 시총 200대 기업(2022년 말 기준)이 지난해 말까지 발표한 보고서를 토대로 환경(E)과 더불어 강조되는 사회(S), 거버넌스(G) 관련 지표에 대해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시총 200대 기업을 IT·반도체업을 비롯해 15개 업종으로 구분해 분석했다.<편집자 주>

<업종별 글 싣는 순서>
①IT·반도체 ②건설·조선 ③금융지주 ④물류·무역 ⑤보험 ⑥식음료 ⑦엔터·전문서비스 ⑧은행·증권·카드 ⑨자동차부품 ⑩전기·전자 ⑪전문기술 ⑫제약·바이오 ⑬비금융지주사 ⑭철강·기계 ⑮화학·장업

자동차부품업종은 국내 시총 200대 기업 가운데 8개사가 포함됐다. KG모빌리티를 제외한 7개사는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 이들 모두 지난해 7월 보고서 공시를 마쳤다. 

업종별 공시율을 살펴보면 자동차부품업종의 공시율은 은행·증권·카드업종과 같은 87.5%로 확인됐다. 이는 △엔터·전문서비스(81.8%) △화학·장업(81.3%)△IT·반도체(80%) △비금융지주사(80%) △금융지주(77.8%) △전기·전자(75%) △제약·바이오(72.2%) △전문기술(61.5%) 등보다 높았다. 반면 △건설·조선 △물류·무역 △보험 △철강·기계(이하 100%) △식음료(90%) 등보다는 낮았다.

◆ 男위주 문화 여전...女직원 비율 가장 낮아 '5.14%'

전문가들은 성별 등 다양성을 존중하고 포용적 조직문화를 만들기 위해 '다양성, 형평성, 포용성(DEI)'을 강조하고 있다. 그중 다양성 강화 관점에서 기업들은 직원 성별을 맞추거나 여성 등기 임원을 선임하고, 장애인 고용률을 높이고 있다. 

자동차부품업계의 '여성 직원 비율(2022년)'은 5.14%로 나타났다. 200대 기업 평균(25.4%)의 5분의 1수준에 불과, 15개 업종에서 가장 낮았다. KG모빌리티는 1.7%로, 200대 기업에서 꼴찌를 기록했다. △현대위아(3%) △한온시스템(3.1%) △기아(4.2%)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4.8%) 등도 전체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KG모빌리티를 제외한 7개사는 여성 임원을 두고 있다. 다만 여성 등기임원의 비율은 평균 11.8%로 다소 낮은 편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타 업계에 비해 업무 강도가 높은 업계 특성상 직원들의 성별 비중을 맞출 수 없다고 토로했다. 이로 인해 남성 위주의 문화가 여전하다는 지적이다. 

장애인 고용의 경우, 300인 이상의 민간기업에는 의무고용률(3.1%)이 주어지면서 다양성 보안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200대 기업의 장애인 고용률은 평균 1.89%로, 의무 고용률보다 현저히 낮았다. 

업계에서는 평균 1.91%로, 전체 평균과 비슷했다. 기아의 경우 3.5%로, 업계에서 유일하게 의무고용률을 준수했다. 반면 △현대모비스 △HL만도 △현대위아 등 3개사는 0.9%의 고용률로 업계 최저치를 기록했다. 특히 KG모빌리티는 장애인고용률을 공개하지 않았다. 

현대모비스 전동화 연구동(위), 한온시스템(아래 왼쪽), 한국타이어테크놀로지 본사. / 각 사 제공.  
현대모비스 전동화 연구동(위), 한온시스템(아래 왼쪽), 한국타이어테크놀로지 본사. / 각 사 제공.  

◆ 매출 대비 기부 낮아...전체 평균 3분의 1수준에 그쳐

ESG 경영을 본격화하고 있는 기업들에 '사회적 책임'은 필수적인 요소 중 하나다. 유엔글로벌콤팩트(UNGC)와 '매출액 대비 기부금' 등의 지표로 기업들이 사회 문제에 책임의식을 가지고 있는지 알아 볼 수 있다. 

기업의 지속가능성 이니셔티브인 UNGC는 200대 기업 가운데 79개사(2023년 기준)가 가입했다. 자동차부품업종에서 UNGC 가입사는 △현대차 △기아 △현대모비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HL만도 등 5개사로 나타났다. 

UNGC는 기업이 유엔글로벌콤팩트의 핵심 가치인 인권, 노동, 환경, 반부패 분야의 10대 원칙을 기업의 운영과 경영전략에 내재화시켜 지속가능성과 기업시민의식 향상에 동참할 수 있도록 권장하고, 이를 위한 실질적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아울러 '2022년 매출액 대비 기부금'은 기업이 사회의 일원으로서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알 수 있는 지표 중 하나다. 업계는 평균 0.031%로, 전체 평균(0.09%)의 3분의 1에 불과했다. 한온시스템(0.111%)을 제외한 7곳은 전체 평균에 미치지 못했다. 특히 KG모빌리티와 현대위아는 매출액 대비 기부율 0%로 나타났다.

◆  근속 연수, 가장 길어 '13.63년'...KG모빌리티, 근속연수 길고 비정규직 적어 

임직원들에게 균형있는 삶을 위한 환경을 조성하는 것도 ESG 경영을 하는 기업들의 필수 덕목이다. 자동차부품업계의 '직원 평균 근속연수'(2022년 기준)는 13.63년으로, 15개 업종들 가운데 가장 길었다. KG모빌리티는 평균 25년으로, 200대 기업 내 1위를 기록했다. 그밖에 △기아(22년) △한온시스템 △HL만도(이하 18년) △현대차(17년) 등도 전체 최상위권에 속했다. 

업계 평균 연봉(2022년 기준)은 9684만6300원으로, 전체 평균(1억707만6000원)보다 적었다. 업계에서는 기아(1억1200만원)가 가장 높은 반면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7300만원)가 가장 낮았다. 

임직원 보수 차이는 평균 11.8배로, 전체 평균(13.1배)보다 작았다. 한온시스템은 격차가 전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KG모빌리티도 0.2배로 다소 작은 격차를 보였다. 반면 현대차는 24.3배 에 달할 정도로 격차가 컸다. 

'2022년 비정규직 고용률'은 4.85%로, 전체 평균(7.05%)보다 낮았다. KG모빌리티는 0.2%로, 업계뿐만 아니라 전체 기업들 가운데에서도 낮았다. 현대차(10.8%)를 제외한 7개사는 한자릿대 비율로 고용 안정성을 보였다. 

HL만도 글로벌 R&D센터(위), 현대위아(아래 왼쪽), KG모빌리티. / 각 사 제공. 
HL만도 글로벌 R&D센터(위), 현대위아(아래 왼쪽), KG모빌리티. / 각 사 제공. 

◆  한온시스템 '전자투표 미도입', HL만도 '주총 집중일 개최'

자동차부품업계의 '사외이사 비율(2022년)'은 56.9%로, 전체 평균(55.2%)을 상회했다. 업계 8개사 모두 이사회 내 사외이사가 절반 이상을 차지하면서 수평적 지배구조의 기틀을 마련했다. 

'최대주주지분비율'의 경우 통상 20~40%를 적정 수준으로 보는 것이 중론이다. 자동차부품업종은 평균 40%로, 적정 수준을 유지했다. 다만 △KG모빌리티(58.9%) △한온시스템(50.56%)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43.2%) △현대위아(40.7%) 등 4개사는 40%를 초과했다. 

시총 200대 기업의 64.5%는 ESG위원회를 설치·운영 중이다. ESG위원회는 추천위원회나 감사위원회와 달리 도입 의무가 없음에도 설치율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KG모빌리티와 현대위아를 제외한 6곳이 ESG위원회를 설치했다. 

아울러 '주주총회 4주 전 소집공고'와 '전자투표 도입' '주주총회 집중일 회피' 등은 소액주주들의 의결권을 행사하고 기업의 의사결정에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돕는 장치다. 지배구조의 투명성을 위해서도 요구되는 사항이다. 200대 기업 가운데 '주주총회 4주 전 소집공고'(2023년)를 한 기업은 80개사, '전자투표 도입'(2023년)은 179개사, '주주총회 집중일 회피'(2023년)한 기업은 161개사로 확인됐다. 

자동차부품업종에서 6개사(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한온시스템·KG모빌리티·현대위아)는 주총 4주 전 소집 공고를 내고, 주주들의 참석권을 일정 부분 보장해줬다. 반면 한국타이어앤테크노로지와 HL만도는 상법상 의무기간인 2주만을 준수하고 있었다. 

전자투표의 경우 한온시스템을 제외한 7개사가 도입한 상태다. 주총 집중일을 제외하고 개최하라는 권고는 HL만도를 제외한 7개사가 지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시총 200대 기업 가운데 자동차부품업종 지속가능경영보고서 2022년 실적분/ ESG행복경제연구소. 
국내 시총 200대 기업 가운데 자동차부품업종 지속가능경영보고서 2022년 실적분/ ESG행복경제연구소. 

 

 

 

정라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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