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공시율 61.5%...15개 업종 내 꼴찌
女등기임원 비율 12.9%...가스公, 41.7%로 '1위'
평균 연봉, 전체 하회...임직원 격차는 8.2배로 '최저'
한국전력 나주본사./연합뉴스
한국전력 나주본사./연합뉴스

[한스경제=정라진 기자] ESG 경영은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 전 세계 규제 당국들이 ESG 경영을 법제화, 의무화를 시작하고 있어서다. 대표적으로 기업의 ESG 경영 성과와 목표를 담은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대한 공시 의무화를 꼽을 수 있다. 유럽은 이미 의무화에 들어갔고, 우리나라는 2026년 이후 의무화가 될 전망이다. 현재 국내 기업들은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매년 또는 격년으로 자율적으로 공시하고 있다. ESG행복경제연구소가 최근 국내 시총 200대 기업(2022년 말 기준)이 지난해 말까지 발표한 보고서를 토대로 환경(E)과 더불어 강조되는 사회(S), 거버넌스(G) 관련 지표에 대해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시총 200대 기업을 IT·반도체업을 비롯해 15개 업종으로 구분해 분석했다.<편집자 주>

<업종별 글 싣는 순서>
①IT·반도체 ②건설·조선 ③금융지주 ④물류·무역 ⑤보험 ⑥식음료 ⑦엔터·전문서비스 ⑧은행·증권·카드 ⑨자동차부품 ⑩전기·전자 ⑪전문기술 ⑫제약·바이오 ⑬비금융지주사 ⑭철강·기계 ⑮화학·장업

전문기술업종은 국내 시총 200대 기업 가운데 13개사가 포함됐다. 이중 씨에스윈드·서울가스·한전기술·LIG넥스원·삼천리 등 5개사를 제외한 8개사만이 보고서를 발간했다. 특히 발간사 절반인 4개사(한국항공우주·한국가스공사·대한전선·LS일렉트릭)만 지난해 7월 이전 보고서 공시를 마쳤다. 

업종별 공시율을 살펴보면 전문기술업종의 공시율은 61.5%로, 15개 업종에서 가장 낮았다. 업종별로 △건설·조선 △물류·무역 △보험 △철강·기계(이하 100%) △식음료(90%) △자동차부품 △은행·증권·카드(이하 87.5%) △엔터·전문서비스(81.8%) △화학·장업(81.3%)△IT·반도체(80%) △비금융지주사(80%) △금융지주(77.8%) △전기·전자업종(75%) △제약·바이오(72.2%) 등 순이었다. 

(위부터 시계방향) 한국가스공사, 한전기술, 한전KPS. / 각 사 제공. 
(위부터 시계방향) 한국가스공사, 한전기술, 한전KPS. / 각 사 제공. 

◆ 女직원 비율, 평균 절반 불과...가스公은 女임원비율 '1위'

전문가들은 성별 등 다양성을 존중하고 포용적 조직문화를 만들기 위해 '다양성·형평성·포용성(DEI)'을 강조하고 있다. 그중 다양성 강화 관점에서 기업들은 직원 성별 비율을 비슷하게 맞추거나 여성 등기 임원을 선임하고, 장애인 고용률을 높이고 있다. 

전문기술업계의 '여성 직원 비율(2022년)'은 11.19%로, 200대 기업 평균(25.4%)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수준이다. 가장 비율이 높은 한국전력(22.8%)도 전체 평균을 하회했다.  

여성 임원의 경우 △한전 △한국항공우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가스공사 △한전기술 △LS일렉트릭 등 6개사만이 선임한 상태다. 여성 등기임원 비율은 12.9%를 기록했다. 업계 내 비율이 가장 높은 가스공사(41.7%)는 200대 기업 가운데에서도 최상위권에 속했다. 반면 △엘앤에프 △한국항공우주 △서울가스 △한전KPS 등 4개사는 0%로 확인됐다. 

장애인 고용의 경우, 300인 이상의 민간기업에는 의무고용률(3.1%)이 주어지면서 다양성 보안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200대 기업의 장애인 고용률은 평균 1.89%로, 의무 고용률보다 현저히 낮았다. 

업계는 평균 1.92%로, 전체 평균과 비슷한 수준이다. 가장 높은 고용률을 기록한 가스공사는 3.5%로, 의무 고용률을 넘겼다. 다만 △한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씨에스윈드 △서울가스 △한전기술 △LIG넥스원 △삼천리 △한전KPS 등 업계 60% 이상이 장애인 고용률을 공개하지 않았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엘앤에프, 한국항공우주산업, 씨에스윈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 각 사 제공.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엘앤에프, 한국항공우주산업, 씨에스윈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 각 사 제공. 

◆ 기부율 평균 상회...한전기술, 0.615%로 '최상위권'

ESG 경영을 본격화하고 있는 기업들에 '사회적 책임'은 필수적인 요소 중 하나다. 유엔글로벌콤팩트(UNGC)와 '매출액 대비 기부금' 등의 지표로 기업들이 사회 문제에 책임의식을 가지고 있는지 알아 볼 수 있다. 

기업의 지속가능성 이니셔티브인 UNGC는 기업이 유엔글로벌콤팩트의 핵심 가치인 인권, 노동, 환경, 반부패 분야의 10대 원칙을 기업의 운영과 경영전략에 내재화시켜 지속가능성과 기업시민의식 향상에 동참할 수 있도록 권장하고, 이를 위한 실질적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200대 기업 가운데 79개사(2023년 기준)가 UNGC에 가입했다. 전문기술업종에서는 △한전 △가스공사 △한전기술 △LS일렉트릭 △한전KPS 등 5개사가 UNGC 가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2022년 매출액 대비 기부금'은 기업이 사회의 일원으로서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알 수 있는 지표 중 하나다. 업계는 평균 0.122%로, 전체 평균(0.09%)을 상회했다. 특히 한전기술은 0.615%로, 전체 최상위권에 올랐다. 한전KPS(0.366%)도 상위권에 속했다. 반면 엘앤에프(0.004%)나 삼천리(0.005%)는 전체 평균에 미치지 못했다. 

◆ 평균 연봉은 낮아도, 임직원 보수 격차 8.2배로 '최저' 

임직원들에게 균형있는 삶을 위한 환경을 조성하는 것도 ESG 경영을 하는 기업들의 필수 덕목이다. 전문기술업계의 '직원 평균 근속연수'(2022년)는 13.46년으로 전체 평균(9.15년)보다 다소 길었다. 가장 긴 서울가스(22년)를 비롯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18년)는 200대 기업들 내에서도 긴 편에 속했다. 반면 엘앤에프는 평균 3년으로, 다소 짧았다. 

업계 평균 연봉(2022년 기준)은 전체 평균(1억707만6000원)보다 낮은 8800만800원이다. 가장 적은 연봉을 기록한 곳은 평균 6373만원인 엘앤에프다. 반면 서울가스는 1억300만원으로 업계에서 가장 높았다. 

임직원 보수 차이는 평균 8.2배로, 전체 평균(13.1배)보다 작았다. 특히 15개 업종 가운데 가장 적은 격차를 보였다. 1.7배차를 보인 한전KPS를 비롯해 한전기술(1.8배)과 가스공사(1.9배) 등은 200대 기업들 내에서도 최저 격차를 보였다. 다만 LS일렉트릭은 37.9배로, 임직원 보수 격차가 다소 큰 것으로 나타났다. 

'2022년 비정규직 고용률'은 3.33%로, 전체 평균(7.05%)의 절반보다도 낮았다. 15개 업종 내에서도 최저치를 기록했다. 엘앤에프와 가스공사는 각각 0%의 비정규직 고용률을 자랑했다. 그밖에 한국항공우주(17.1%)를 제외한 그밖에 기업들은 한자릿대 비정규직 고용률로, 안정적인 근무 환경 기틀을 마련했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LIG넥스원, 대한전선, 삼천리, 서울도시가스, LS일렉트릭. / 각 사 제공.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LIG넥스원, 대한전선, 삼천리, 서울도시가스, LS일렉트릭. / 각 사 제공. 

◆ 업계 약 70%, 주총 2주 전 소집공고...주주 참석권 보장 안해

전문기술업계의 '사외이사 비율(2022년)'은 52.4%로, 전체 평균(55.2%)을 밑돌았다. 그중 한국항공우주는 75%로, 이사회 내 사외이사 비율이 월등히 높았다. 

'최대주주지분비율'의 경우 통상 20~40%를 적정 수준으로 보는 것이 중론이다. 업계는 평균 44.7%로, 적정 범위를 넘었다. △엘앤에프 △한국항공우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삼천리 등을 제외한 9개사가 적정 수준을 넘어섰다. 그중 한전기술이 65.8%로 가장 높았다. 

시총 200대 기업의 64.5%는 ESG위원회를 설치·운영 중이다. ESG위원회는 추천위원회나 감사위원회와 달리 도입 의무가 없음에도 설치율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전문기술업종에서는 △한전 △한국항공우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가스공사 △한전기술 △LIG넥스원 △대한전선 △LS인터렉트 △한전KPS 등 9개사가 ESG 관련 위원회를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아울러 '주주총회 4주 전 소집공고'와 '전자투표 도입' '주주총회 집중일 회피' 등은 소액주주들이 의결권을 행사하고 기업의 의사결정에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돕는 장치다. 지배구조의 투명성을 위해서도 요구되는 사항이다. 200대 기업 가운데 '주주총회 4주 전 소집공고'(2023년)를 한 기업은 80개사, '전자투표 도입'(2023년)은 179개사, '주주총회 집중일 회피'(2023년)한 기업은 161개사로 확인됐다. 

전문기술업계의 대부분은 주주들의 참석권을 보장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LIG넥스원 △대한전선 △LS일렉트릭 등 4개사만이 주총 4주 전 소집공고를 냈다. 이들을 제외한 9개사는 상법상 의무기간인 2주 전에 소집공고를 냈다. 주주들의 일정 조정 등을 위해 4주 전 공지를 권고하는 만큼 기간을 당겨 발표해야 할 필요가 있다. 

전자투표의 경우 서울가스를 제외한 12개사 모두 도입해 시행 중이다. 주총 집중일을 제외하고 개최하라는 권고는 씨에스윈드와 삼천리를 제외한 11개사가 모두 준수하고 있다. 

국내 시총 200대 기업 가운데 전문기술업종 지속가능경영보고서 2022년 실적분. / ESG행복경제연구소. 
국내 시총 200대 기업 가운데 전문기술업종 지속가능경영보고서 2022년 실적분. / ESG행복경제연구소. 

 

정라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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