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공시율 72.2%...업종 내 하위권
매출比 기부, 평균보다 두배 높아...SK바사 '1.13%'
삼바, 주주 참석권 보장 '유일'
삼성바이오로직스 전경. /회사 제공
삼성바이오로직스 전경. /회사 제공

[한스경제=정라진 기자] ESG 경영은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 전 세계 규제 당국들이 ESG 경영을 법제화, 의무화를 시작하고 있어서다. 대표적으로 기업의 ESG 경영 성과와 목표를 담은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대한 공시 의무화를 꼽을 수 있다. 유럽은 이미 의무화에 들어갔고, 우리나라는 2026년 이후 의무화가 될 전망이다. 현재 국내 기업들은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매년 또는 격년으로 자율적으로 공시하고 있다. ESG행복경제연구소가 최근 국내 시총 200대 기업(2022년 말 기준)이 지난해 말까지 발표한 보고서를 토대로 환경(E)과 더불어 강조되는 사회(S), 거버넌스(G) 관련 지표에 대해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시총 200대 기업을 IT·반도체업을 비롯해 15개 업종으로 구분해 분석했다.<편집자 주>

<업종별 글 싣는 순서>
①IT·반도체 ②건설·조선 ③금융지주 ④물류·무역 ⑤보험 ⑥식음료 ⑦엔터·전문서비스 ⑧은행·증권·카드 ⑨자동차부품 ⑩전기·전자 ⑪전문기술 ⑫제약·바이오 ⑬비금융지주사 ⑭철강·기계 ⑮화학·장업

제약·바이오업종은 국내 시총 200대 기업 가운데 18개사가 포함됐다. 이들 중 13개사만이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했다. 이들은 지난해 7월 이전 보고서 공시를 마쳤다. 반면 △에스디바이오센서 △셀트리온제약 △알테오젠 △휴젤 △케어젠 등 5개사는 보고서를 발간하지 않았다. 

업종별 공시율을 살펴보면 제약·바이오업종의 공시율은 72.2%로, 하위권에 속했다. 업종별로는 전문기술(61.5%)보다 높았다. 반면 △건설·조선 △물류·무역 △보험 △철강·기계(이하 100%) △식음료(90%) △자동차부품 △은행·증권·카드(이하 87.5%) △엔터·전문서비스(81.8%) △화학·장업(81.3%)△IT·반도체(80%) △비금융지주사(80%) △금융지주(77.8%) △전기·전자업종(75%) 등보다는 낮았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SK바이오사이언스, SK바이오팜, 한미약품, 유한양행. / 각 사 제공.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SK바이오사이언스, SK바이오팜, 한미약품, 유한양행. / 각 사 제공.  

◆ 10명 중 3명 이상은 女직원...업계 절반은 장애인 고용률 공개 안해

전문가들은 성별 등 다양성을 존중하고 포용적 조직문화를 만들기 위해 '다양성·형평성·포용성(DEI)'을 강조하고 있다. 그중 다양성 강화 관점에서 기업들은 직원 성별 비율을 비슷하게 맞추거나 여성 등기 임원을 선임하고, 장애인 고용률을 높이고 있다. 

제약·바이오업계의 '여성 직원 비율(2022년)'은 38.26%로, 200대 기업 평균(25.4%)을 웃돌았다. 가장 높은 비율을 기록한 알테오젠은 53.3%로, 전체 평균의 두 배 이상이었다. 

여성 임원의 경우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SK바이오팜 △SK바이오사이언스 △유한양행 △한미약품 △HLB △녹십자 △케어젠 △클래시스 등 10개사가 선임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 등기임원을 비율로 따지면 평균 9.7%로 확인됐다. 녹십자가 25%로, 업계에서 가장 높은 비율을 기록했다. 반면 △HLB △에스디바이오센서 △셀트리온제약 △알테오젠 △대웅제약 △에스티팜 △씨젠 등 7개사는 0%였다. 

장애인 고용의 경우, 300인 이상의 민간기업에는 의무고용률(3.1%)이 주어지면서 다양성 보안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200대 기업의 장애인 고용률은 평균 1.89%로, 의무 고용률보다 현저히 낮았다. 

업계는 평균 1.68%로, 전체 평균보다 낮았다. 가장 높은 고용률을 자랑한 SK바이오팜(3.7%)을 비롯해 Sk바이오사이언스(3.3%)는 의무 고용률을 준수했다. 반면 씨젠은 0.2%로, 200대 기업들 가운데에서도 현저히 낮은 고용률을 기록했다. 

다만 △셀트리온헬스케어 △HLB △에스디바이오센서 △셀트리온제약 △알테오젠 △대웅제약 △휴젤 △에스티팜 △케어젠 등 9개사는 장애인 고용률을 공개하지 않았다. 전체 67%가량은 장애인 고용률을 공개하는 만큼, 투명한 정보공개가 요구된다. 

(위부터 시계방향) 셀트리온, 셀트리온헬스케어, 셀트리온제약.  / 각 사 제공.
(위부터 시계방향) 셀트리온, 셀트리온헬스케어, 셀트리온제약. / 각 사 제공.

◆ 삼바 등 5개社 UNGC 가입...기부율, 전체 평균 두 배 달해

ESG 경영을 본격화하고 있는 기업들에 '사회적 책임'은 필수적인 요소 중 하나다. 유엔글로벌콤팩트(UNGC)와 '매출액 대비 기부금' 등의 지표로 기업들이 사회 문제에 책임의식을 가지고 있는지 알아 볼 수 있다. 

기업의 지속가능성 이니셔티브인 UNGC는 기업이 유엔글로벌콤팩트의 핵심 가치인 인권, 노동, 환경, 반부패 분야의 10대 원칙을 기업의 운영과 경영전략에 내재화시켜 지속가능성과 기업시민의식 향상에 동참할 수 있도록 권장하고, 이를 위한 실질적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200대 기업 가운데 79개사(2023년 기준)가 UNGC에 가입했다. 제약·바이오업종에서는 △삼성바이오로직스 △SK바이오팜 △유한양행 △한미약품 △HLB 등 5개사가 UNGC 가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2022년 매출액 대비 기부금'은 기업이 사회의 일원으로서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알 수 있는 지표 중 하나다. 업계는 평균 0.17%로, 전체 평균(0.09%)의 두 배에 달했다. 

특히 SK바이오사이언스는 1.13%로, 200대 기업들 내에서도 최상위권에 속했다. 그밖에 한미약품(0.431%)과 에스디바이오센서(0.334%) 등도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반면 클래시스는 0%로, 매출 대비 기부금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HLB 향남공장, 에스디바이오센서, 알테오젠, , 대웅제약, GC녹십자. / 각 사 제공.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HLB 향남공장, 에스디바이오센서, 알테오젠, , 대웅제약, GC녹십자. / 각 사 제공. 

◆ 근속 연수는 짧고, 연봉은 낮아...임직원 보수 격차는 '15.9배'

임직원들에게 균형있는 삶을 위한 환경을 조성하는 것도 ESG 경영을 하는 기업들의 필수 덕목이다. 제약·바이오업계의 '직원 평균 근속연수'(2022년)는 4.5년으로 전체 평균(9.15년)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수준이다. 가장 긴 유한양행(12년)만이 업계 내 유일한 두자릿대를 기록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1년)를 비롯해 에스디바이오센서·클래시스(2년) 등은 200대 기업들 가운데에서도 유독 짧았다.

업계 평균 연봉(2022년 기준)은 전체 평균(1억707만6000원)을 훨씬 밑도는 7764만2800원을 기록했다. 전체 평균을 웃도는 기업은 에스디바이오센서(1억1156만원)와 셀트리온헬스케어(1억1000만원)뿐이었다. 

반면 업계 20% 이상이 평균 5000만원대로 저조했다. 가장 낮은 클래시스(5000만원)를 비롯해 △HLB(5332만원) △케어젠 △휴젤(이하 5500만원) 등이다. 

임직원 보수 차이는 평균 15.9배로, 전체 평균(13.1배)보다 컸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72.6배 차로, 200대 기업들 중 가장 큰 격차를 기록했다. 그밖에 △삼성바이오로직스(45.5배) △에스디바이오센서(31.7배)도 임직원 보수 격차가 큰 편에 속했다. 반면 HLB는 2.9배로, 격차가 다소 작았다. 

'2022년 비정규직 고용률'은 5.22%로, 전체 평균(7.05%)을 하회했다. 그중 △SK바이오팜 △HLB △알테오젠 등 3개사는 0%로, 안정적인 고용 환경을 마련했다. 반면 SK바이오사이언스(16.1%)와 셀트리온제약(15.5%) 등은 전체 평균의 두 배 이상으로, 비정규직 고용률이 높았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에스티팜 반월공장, 휴젤, 클래시스, 씨젠, 케어젠. / 각 사 제공.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에스티팜 반월공장, 휴젤, 클래시스, 씨젠, 케어젠. / 각 사 제공. 

◆ 전자투표 100% 도입...업계 95%는 주주 참석권 보장 안해

제약·바이오업종의 '사외이사 비율(2022년)'은 47.3%로, 전체 평균(55.2%)을 밑돌았다. 그중 휴젤이 28.6%로 가장 낮았다. 반면 셀트리온헬스케어는 66.7%로 가장 높았다. 

'최대주주지분비율'의 경우 통상 20~40%를 적정 수준으로 보는 것이 중론이다. 업계는 평균 46.9%로, 적정 수준을 넘어섰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74.4%로, 가장 높았다. 반면 셀트리온(22.7%) △셀트리온헬스케어(38%) △알테오젠(24.5%) △씨젠(31.3%) 등 4개사만이 적정 범위 내 포함됐다. 

시총 200대 기업의 64.5%는 ESG위원회를 설치·운영 중이다. ESG위원회는 추천위원회나 감사위원회와 달리 도입 의무가 없음에도 설치율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SK바이오팜 △SK바이오사이언스 △한미약품 △HLB △씨젠 등 7개사가 ESG 관련 위원회를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아울러 '주주총회 4주 전 소집공고'와 '전자투표 도입' '주주총회 집중일 회피' 등은 소액주주들이 의결권을 행사하고 기업의 의사결정에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돕는 장치다. 지배구조의 투명성을 위해서도 요구되는 사항이다. 200대 기업 가운데 '주주총회 4주 전 소집공고'(2023년)를 한 기업은 80개사, '전자투표 도입'(2023년)은 179개사, '주주총회 집중일 회피'(2023년)한 기업은 161개사로 확인됐다. 

제약·바이오업계에서는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제외한 17개사가 주주들의 참석권을 보장하지 않았다. 삼성바이오로직스만이 주총 4주 전 소집공고를 통지했다. 나머지 17곳은 상법상 의무기간인 2주 전에 소집공고를 냈다. 

전자투표는 업계 18개사 모두 도입한 상태다. 주총 집중일을 제외하고 개최하라는 권고는 업계 78%가량이 준수하고 있다. 반면 △HLB △휴젤 △씨젠 △클래시스 등은 주총 집중일에 개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시총 200대 기업 가운데 제약·바이오업종 지속가능경영보고서 2022년 실적분. / ESG행복경제연구소. 
국내 시총 200대 기업 가운데 제약·바이오업종 지속가능경영보고서 2022년 실적분. / ESG행복경제연구소. 

 

 

정라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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