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공시율 75%...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리노공업·원익IPS·한미반도체 등 발간 안해
女직원율, 평균 하회...女등기임원율도 10.5%로 저조
'0.113%' 기부율 높아...업계 대다수 '사회 공헌' 관심 높아
삼성전자가 연결기준으로 올 3분기 매출 67조원, 영업이익 2조4000억원의 잠정실적을 11일 발표했다.
삼성전자. / 한스경제 DB

[한스경제=정라진 기자] ESG 경영은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 전 세계 규제 당국들이 ESG 경영을 법제화, 의무화를 시작하고 있어서다. 대표적으로 기업의 ESG 경영 성과와 목표를 담은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대한 공시 의무화를 꼽을 수 있다. 유럽은 이미 의무화에 들어갔고, 우리나라는 2026년 이후 의무화가 될 전망이다. 현재 국내 기업들은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매년 또는 격년으로 자율적으로 공시하고 있다. ESG행복경제연구소가 최근 국내 시총 200대 기업(2022년 말 기준)이 지난해 말까지 발표한 보고서를 토대로 환경(E)과 더불어 강조되는 사회(S), 거버넌스(G) 관련 지표에 대해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시총 200대 기업을 IT·반도체업을 비롯해 15개 업종으로 구분해 분석했다.<편집자 주>

<업종별 글 싣는 순서>
①IT·반도체 ②건설·조선 ③금융지주 ④물류·무역 ⑤보험 ⑥식음료 ⑦엔터·전문서비스 ⑧은행·증권·카드 ⑨자동차부품 ⑩전기·전자 ⑪전문기술 ⑫제약·바이오 ⑬비금융지주사 ⑭철강·기계 ⑮화학·장업

전기·전자업종은 국내 시총 200대 기업 가운데 16개사가 포함됐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리노공업·원익IPS·한미반도체 등을 제외한 12개사는 지난해 7월 이전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했다. 

업종별 공시율을 살펴보면 전기·전자업종의 공시율은 75%를 기록했다. △제약·바이오(72.2%) △전문기술(61.5%) 등보다는 높았지만 △건설·조선 △물류·무역 △보험 △철강·기계(이하 100%) △식음료(90%) △자동차부품 △은행·증권·카드(이하 87.5%) △엔터·전문서비스(81.8%) △화학·장업(81.3%)△IT·반도체(80%) △비금융지주사(80%) △금융지주(77.8%) 등보다는 낮았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SK하이닉스 청주캠퍼스, 삼성전기,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익산공장, 코웨이. / 각 사 제공.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SK하이닉스 청주캠퍼스, 삼성전기,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익산공장, 코웨이. / 각 사 제공. 

◆ "직원 다섯명 중 한명은 여성"...女등기임원은 10.5% 불과

전문가들은 성별 등 다양성을 존중하고 포용적 조직문화를 만들기 위해 '다양성, 형평성, 포용성(DEI)'을 강조하고 있다. 그중 다양성 강화 관점에서 기업들은 직원 성별을 맞추거나 여성 등기 임원을 선임하고, 장애인 고용률을 높이고 있다. 

전기·전자업계의 '여성 직원 비율(2022년)'은 21.65%로, 200대 기업 평균(25.4%)을 하회했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4.8%)와 한미반도체(5%) 등은 전체 기업들 중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반면 리노공업(57.4%)은 직원의 절반 이상이 여성인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서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리노공업 △원익IPS △LX세미콘△한미반도체 등 5개사가 여성임원을 두지 않았다. 여성 등기임원 비율은 10.5%로, 다소 낮았다. 비율이 가장 높은 삼성전기(28.6%)를 제외하면 대부분 10%대로 저조했다. 

장애인 고용의 경우, 300인 이상의 민간기업에는 의무고용률(3.1%)이 주어지면서 다양성 보안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200대 기업의 장애인 고용률은 평균 1.89%로, 의무 고용률보다 현저히 낮았다. 

업계 평균은 2%로, 전체 평균을 살짝 넘겼다. 가장 높은 고용률을 보인 LG이노텍(3%)도 의무고용률을 준수하지 못했다. 특히 보고서를 공시한 기업 가운데 LG전자와 DB하이텍은 장애인 고용률을 공개하지 않았다. 미발간사인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리노공업 △원익IPS △한미반도체 등도 공개하지 않아, 투명한 정보공개가 요구된다. 

(위부터 시계방향) LG전자,LG디스플레이 파주 사업장, LG이노텍. / 각 사 제공.
(위부터 시계방향) LG전자,LG디스플레이 파주 사업장, LG이노텍. / 각 사 제공.

◆ 매출 대비 기부 '0.113%...두산퓨얼셀, 0.538%로 최상위권 속해

ESG 경영을 본격화하고 있는 기업들에 '사회적 책임'은 필수적인 요소 중 하나다. 유엔글로벌콤팩트(UNGC)와 '매출액 대비 기부금' 등의 지표로 기업들이 사회 문제에 책임의식을 가지고 있는지 알아 볼 수 있다. 

기업의 지속가능성 이니셔티브인 UNGC는 기업이 유엔글로벌콤팩트의 핵심 가치인 인권, 노동, 환경, 반부패 분야의 10대 원칙을 기업의 운영과 경영전략에 내재화시켜 지속가능성과 기업시민의식 향상에 동참할 수 있도록 권장하고, 이를 위한 실질적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200대 기업 가운데 79개사(2023년 기준)가 UNGC에 가입했다. 전기·전자업종에서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LG전자 △LG이노텍 △LG디스플레이 △코웨이 △두산퓨얼셀 △LX세미콘 △한미반도체 등 9개사가 UNGC 가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2022년 매출액 대비 기부금'은 기업이 사회의 일원으로서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알 수 있는 지표 중 하나다. 업계는 매출액 대비 평균 0.113%가량을 기부했다. 전체 평균(0.09%)을 웃돈 수준이다.

두산퓨얼셀은 0.538%로, 200대 기업들 중 최상위권을 기록했다. DB하이텍(0.304%)과 HD현대일렉트릭(0.277%)도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반면 LG전자와 코웨이는 매출액 대비 기부금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대부분이 사회적 공헌에 관심을 높이는 만큼, 기업들의 인식 제고가 필요하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DB하이텍 부천캠퍼스, 리노공업, 원익IPS, LX세미콘 대전캠퍼스, 한미반도체 마이크로 쏘 전용 공장. / 각 사 제공.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DB하이텍 부천캠퍼스, 리노공업, 원익IPS, LX세미콘 대전캠퍼스, 한미반도체 마이크로 쏘 전용 공장. / 각 사 제공. 

◆ 직원 연봉, 전체 평균 하회...임직원 보수 최대 '42.9배 차'

임직원들에게 균형있는 삶을 위한 환경을 조성하는 것도 ESG 경영을 하는 기업들의 필수 덕목이다. 전기·전자업종의 '직원 평균 근속연수'(2022년)는 8.19년으로 전체 평균(9.15년)보다 짧았다. 그중 두산퓨얼셀이 평균 2년으로 가장 짧은 편이었다. 

업계 평균 연봉(2022년 기준)은 전체 평균(1억707만6000원)보다 낮은 9157만3100원이다. 업계에서 가장 낮은 코웨이는 5700만원으로, 업계 1위인 SK하이닉스(1억2285만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임직원 보수 차이는 평균 14.8배로, 전체 평균(13.1배)보다 컸다. 격차가 가장 큰 기업은 삼성전자로, 42.9배나 차이가 났다. 업계뿐만 아니라 200대 기업들 가운데에서도 격차가 큰 편이었다. 그밖에 SK하이닉스(29배)와 한미반도체(23.7배), LG이노텍(22.3배)도 임직원 보수 격차가 다소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2022년 비정규직 고용률'은 4.59%로, 전체 평균(7.05%)보다 낮았다.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는 각각 0.3%와 0.5%로, 낮은 편에 속했다. 반면 LG이노텍은 31.9%로, 유일한 두자릿수대를 기록했다. 

한화시스템의 UAM 기체 '버터플라이', HD현대일렉트릭의 전력 변압기, 두산퓨얼셀의 발전용 수소연료전지 제품.(위부터 시계방향) / 각 사 제공.
한화시스템의 UAM 기체 '버터플라이', HD현대일렉트릭의 전력 변압기, 두산퓨얼셀의 발전용 수소연료전지 제품.(위부터 시계방향) / 각 사 제공.

◆ 업계 절반만 주주 참석권 보장...한미반도체, 가장 저조

전기·전자업계의 '사외이사 비율(2022년)'은 49.6%로, 전체 평균(55.2%)을 밑돌았다. 그중 리노공업은 20%로 200대 기업 가운데 가장 낮았다. 그밖에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25%)도 최하위권에 자리했다. 수평적 지배구조를 위해 이사회 내 사외이사수를 늘리는 만큼, 개선이 요구된다. 

'최대주주지분비율'의 경우 통상 20~40%를 적정 수준으로 보는 것이 중론이다. 업계는 평균 35.5%로, 적정 범위 내였다. 다만 △한화시스템(59.6%) △한미반도체(56.6%)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53.6%) △LG이노텍(40.8%) 등 4개사는 40%를 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시총 200대 기업의 64.5%는 ESG위원회를 설치·운영 중이다. ESG위원회는 추천위원회나 감사위원회와 달리 도입 의무가 없음에도 설치율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리노공업 △두산퓨얼셀 △원익IPS △한미반도체 등 5개사가 ESG 관련 위원회를 설치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주주총회 4주 전 소집공고'와 '전자투표 도입' '주주총회 집중일 회피' 등은 소액주주들의 의결권을 행사하고 기업의 의사결정에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돕는 장치다. 지배구조의 투명성을 위해서도 요구되는 사항이다. 200대 기업 가운데 '주주총회 4주 전 소집공고'(2023년)를 한 기업은 80개사, '전자투표 도입'(2023년)은 179개사, '주주총회 집중일 회피'(2023년)한 기업은 161개사로 확인됐다. 

전기·전자업종에서 절반가량만이 주주들의 참석권을 보장하고 있다. △코웨이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리노공업 △두산퓨얼셀 △DB하이텍 △원익IPS △한미반도체 등 7개사는 상법상 의무기간인 2주 전에 주총 소집공고를 냈다. 

전자투표의 경우 업계 88%가량이 도입했다. 코웨이와 한미반도체만이 오프라인 투표를 고수한 상태다. 주총 집중일을 제외하고 개최하라는 권고는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와 한미반도체를 제외한 14개사가 준수하고 있다.

한미반도체의 경우 낮은 사외이사비율(33.3%)을 비롯해 △주총 4주전 소집공고 △전자투표 △주총 집중일 회피 등을 모두 준수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평적이고 소수주주들의 권한행사를 위해 권고되는 사안들인 만큼 변화가 필요하단 지적이다. 

국내 시총 200대 기업 가운데 전기·전자업종 지속가능경영보고서 2022년 실적분/ ESG행복경제연구소. 
국내 시총 200대 기업 가운데 전기·전자업종 지속가능경영보고서 2022년 실적분/ ESG행복경제연구소. 

 

 

정라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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