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공시율 80%...그중 69%만 7월 이전 공시
장애인 고용률 1.63% 불과...업계 절반은 공개 안해 
수평적 지배구조 유지... 한진칼 사외이사율 76.9%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 전경. / 포스코홀딩스 제공.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 전경. / 포스코홀딩스 제공.

[한스경제=정라진 기자] ESG 경영은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 전 세계 규제 당국들이 ESG 경영을 법제화, 의무화를 시작하고 있어서다. 대표적으로 기업의 ESG 경영 성과와 목표를 담은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대한 공시 의무화를 꼽을 수 있다. 유럽은 이미 의무화에 들어갔고, 우리나라는 2026년 이후 의무화가 될 전망이다. 현재 국내 기업들은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매년 또는 격년으로 자율적으로 공시하고 있다. ESG행복경제연구소가 최근 국내 시총 200대 기업(2022년 말 기준)이 지난해 말까지 발표한 보고서를 토대로 환경(E)과 더불어 강조되는 사회(S), 거버넌스(G) 관련 지표에 대해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시총 200대 기업을 IT·반도체업을 비롯해 15개 업종으로 구분해 분석했다.<편집자 주>

<업종별 글 싣는 순서>
①IT·반도체 ②건설·조선 ③금융지주 ④물류·무역 ⑤보험 ⑥식음료 ⑦엔터·전문서비스 ⑧은행·증권·카드 ⑨자동차부품 ⑩전기·전자 ⑪전문기술 ⑫제약·바이오 ⑬비금융지주사 ⑭철강·기계 ⑮화학·장업

비금융지주사업종은 국내 시총 200대 기업 중 20곳이 포함됐다. 이들 중 16개사가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한 가운데 지난해 7월 이전 보고서 공시를 한 기업은 11개사였다. 보고서를 발간하지 않은 기업은 △HD현대 △LS △한미사이언스 △대성홀딩스 등 4곳이다. 

업종별 공시율을 살펴보면 비금융지주사업종의 공시율은 IT·반도체와 같은 80%를 기록했다. 업종별로는 △금융지주(77.8%) △전기·전자업종(75%) △제약·바이오(72.2%) △전문기술(61.5%)보다 높았다. 반면 △건설·조선 △물류·무역 △보험 △철강·기계(이하 100%) △식음료(90%) △자동차부품 △은행·증권·카드(이하 87.5%) △엔터·전문서비스(81.8%) △화학·장업(81.3%) 보다는 낮았다. 

(위줄 왼쪽부터) SK, LG, GS. (아래줄 왼쪽부터) HD현대중공업의 초대형 암모니아 운반선 조감도, HD현대, 롯데지주. / 각 사 제공. 
(위줄 왼쪽부터) SK, LG, GS. (아래줄 왼쪽부터) HD현대중공업의 초대형 암모니아 운반선 조감도, HD현대, 롯데지주. / 각 사 제공. 

◆ 장애인 의무고용률 지키는 기업 없어...업계 절반은 고용률 공개 안해 

전문가들은 성별 등 다양성을 존중하고 포용적 조직문화를 만들기 위해 '다양성·형평성·포용성(DEI)'을 강조하고 있다. 그중 다양성 강화 관점에서 기업들은 직원 성별 비율을 비슷하게 맞추거나 여성 등기 임원을 선임하고, 장애인 고용률을 높이고 있다. 

비금융지주사업계의 '여성 직원 비율(2022년)'은 23.07%로, 200대 기업 평균(25.4%)을 하회했다. 업계에서 가장 높은 비율을 기록한 대웅(59.1%)은 전체 기업들 가운데에서도 높은 편에 속했다. 

여성 임원의 경우 △LS △대성홀딩스 △F&F홀딩스 △대웅 등 4개사를 제외한 16개사가 선임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 등기임원을 비율로 따지면 평균 11%다. 업계에서는 △HD한국조선해양 △HD현대 △한미사이언스 △대성홀딩스 △DL 등이 20%로, 가장 높은 비율을 기록했다. 

장애인 고용의 경우, 300인 이상의 민간기업에는 의무고용률(3.1%)이 주어지면서 다양성 보안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200대 기업의 장애인 고용률은 평균 1.89%로, 의무 고용률보다 현저히 낮았다. 

업계는 평균 1.63%로, 전체 평균을 밑돌았다. 업계 내 고용율이 가장 높은 포스코홀딩스도 3%로, 의무 고용률을 넘지는 못했다. HD한국조선해양은 0.1%로 가장 낮았다. 

한편 △SK △GS △롯데지주 △한진칼 △LS △한미사이언스 △대성홀딩스 △F&F홀딩스 △대웅 등 업계 절반가량은 장애인 고용률을 공개하지 않았다. 

(위줄 왼쪽부터) 아모레G, CJ, 한진칼. (아래줄 왼쪽부터) LS, 한화, 두산. / 각 사 제공. 
(위줄 왼쪽부터) 아모레G, CJ, 한진칼. (아래줄 왼쪽부터) LS, 한화, 두산. / 각 사 제공. 

◆ 사회공헌 관심도 적어...UNGC 가입社 4곳 불과 

ESG 경영을 본격화하고 있는 기업들에 '사회적 책임'은 필수적인 요소 중 하나다. 유엔글로벌콤팩트(UNGC)와 '매출액 대비 기부금' 등의 지표로 기업들이 사회 문제에 책임의식을 가지고 있는지 알아 볼 수 있다. 

기업의 지속가능성 이니셔티브인 UNGC는 기업이 유엔글로벌콤팩트의 핵심 가치인 인권, 노동, 환경, 반부패 분야의 10대 원칙을 기업의 운영과 경영전략에 내재화시켜 지속가능성과 기업시민의식 향상에 동참할 수 있도록 권장하고, 이를 위한 실질적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200대 기업 가운데 79개사(2023년 기준)가 UNGC에 가입했다. 비금융지주사업계에서는 △포스코홀딩스 △SK △롯데지주 △두산 △F&F홀딩스등 5곳이 UNGC 가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2022년 매출액 대비 기부금'은 기업이 사회의 일원으로서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알 수 있는 지표 중 하나다. 업계는 평균 0.023%로, 전체 평균(0.09%)의 3분의 1에도 못미치는 수준이다. 특히 △LG △GS △아모레G △한진칼 △CJ △한화 등은 0%로, 매출 대비 기부금이 없는 것으로 나타난 반면 한국앤컴퍼니는 0.177%로, 업계 내에서 가장 높은 기부율을 자랑했다. 

대성홀딩스(위), F&F홀딩스. / 각 사 제공. 
대성홀딩스(위), F&F홀딩스. / 각 사 제공. 

◆ 임직원 보수 격차 17.5배 '꼴찌'...효성 50.3배 달해

임직원들에게 균형있는 삶을 위한 환경을 조성하는 것도 ESG 경영을 하는 기업들의 필수 덕목이다. 비금융지주사업종의 '직원 평균 근속연수'(2022년)는 7.25년으로 전체 평균(9.15년)보다 짧았다. 근속 연수가 가장 긴 곳은 13년인 포스코홀딩스다. 반면 HD현대와 롯데지주는 각각 2년으로, 업계뿐만 아니라 전체 기업들 내에서도 다소 짧은 편에 속했다. 

업계 평균 연봉(2022년 기준)은 전체 평균(1억707만6000원)보다 높은 2억1320만8000원이다. 15개 업종 내 평균 연봉이 가장 높았다. 반면 임직원 보수 격차는 평균 17.5배로 업종들 가운데 가장 큰 격차를 보였다. CJ(5억7900만원)와 LG·DL(이하 2억100만원) 등이 업계뿐만 아니라 200대 기업 내 최상위권을 차지했다. 

효성의 경우 연봉은 평균 9200만원으로 전체 평균보다 낮았지만 임직원 보수가 50.3배에 달하는 큰 차이를 보였다.

'2022년 비정규직 고용률'은 7.01%로, 전체 평균(7.05%)과 비슷했다. 그중 △HD현대 △대성홀딩스 △F&F홀딩스 등은 0%로, 고용 환경이 안정적인 편이었다. 그러나 DL(26.8%)과 한화(23.7%), 포스코홀딩스(23.2%) 등은 비정규직 비율이 다소 높았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한미약품, 대웅제약, DL, 한국앤컴퍼니, 효성. / 각 사 제공.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한미약품, 대웅제약, DL, 한국앤컴퍼니, 효성. / 각 사 제공. 

◆ 이사회 절반 이상은 사외이사...주주 참석권 보장 기업은 30%에 불과 

비금융지주사업종의 '사외이사 비율(2022년)'은 58.8%로, 전체 평균(55.2%)을 웃돌았다. 그중 한진칼은 76.9%로, 수평적 지배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최대주주지분비율'의 경우 통상 20~40%를 적정 수준으로 보는 것이 중론이다. 업계는 평균 46.1%로 나타났다. 40%를 초과한 기업은 13개사다. 그중 F&F홀딩스가 91.7%로 적정 수준에서 가장 크게 벗어났다. 대성홀딩스(72.7%)와 한국앤컴퍼니(72.4%) 등도 적정 범위에 포함되지 않았다. 

시총 200대 기업의 64.5%는 ESG위원회를 설치·운영 중이다. ESG위원회는 추천위원회나 감사위원회와 달리 도입 의무가 없음에도 설치율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85%가량이 ESG위원회를 설치한 상태다. 나머지 △한미사이언스 △대성홀딩스 △대웅 등 3개사는 설치하지 않았다. 

아울러 '주주총회 4주 전 소집공고'와 '전자투표 도입' '주주총회 집중일 회피' 등은 소액주주들이 의결권을 행사하고 기업의 의사결정에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돕는 장치다. 지배구조의 투명성을 위해서도 요구되는 사항이다. 200대 기업 가운데 '주주총회 4주 전 소집공고'(2023년)를 한 기업은 80개사, '전자투표 도입'(2023년)은 179개사, '주주총회 집중일 회피'(2023년)한 기업은 161개사로 확인됐다. 

비금융지주사업계에서는 30%만이 주총 4주 전 소집공고를 통지하면서 주주 참석권을 일정 부분 보장하고 있었다. 반면 포스코홀딩스와 SK 등 70%는 상법상 의무기간인 2주 만을 준수했다. 

전자투표는 한진칼과 효성을 제외한 18개사가 도입하고 있다. 주총 집중일을 피하고 개최하라는 권고는 롯데지주와 DL을 제외한 18개사 준수했다. 

국내 시총 200대 기업 가운데 비금융지주사업종 지속가능경영보고서 2022년 실적분. / ESG행복경제연구소. 
국내 시총 200대 기업 가운데 비금융지주사업종 지속가능경영보고서 2022년 실적분. / ESG행복경제연구소. 

 

 

정라진 기자

관련기사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