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라스트 댄스'에서 36년 만에 아르헨티나 월드컵 우승 견인
절정의 기량 과시... 월드컵 역사에 남을 수많은 개인 기록 작성
준우승 프랑스 음바페 놀라운 활약... 향후 월드컵 기대
리오넬 메시가 자신의 월드컵 마지막 무대에서 염원하던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연합뉴스
리오넬 메시가 자신의 월드컵 마지막 무대에서 염원하던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연합뉴스

[한스경제=강상헌 기자] 축구계 역사상 최고의 선수다운 완벽한 피날레를 만들었다. 리오넬 메시(35·아르헨티나)가 자신의 월드컵 마지막 무대에서 염원하던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마지막 퍼즐을 맞추며 영원한 축구 레전드로 자리하게 됐다.

◆ 화려한 ‘라스트 댄스’

메시는 최근 15년간 세계 최고의 축구 선수로 군림했다. 세계 최고 축구 선수의 상징인 발롱도르를 7차례나 받았다. 소속팀에서는 스페인 라리가 10회 우승, 프랑스 리그앙 1회 우승,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4회 우승, UEFA 슈퍼컵,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 3회 우승 등을 거머쥐었다. 지난해에는 국가대표 메이저대회 우승의 한도 풀었다. 6번의 도전 끝에 2021년 열린 코파 아메리카 정상에 우뚝 섰다.

그러나 수많은 트로피를 수집한 메시도 월드컵과 인연은 없었다. 이번 대회 직전까지 4차례 월드컵 무대를 밟았으나 단 한 차례도 우승을 거머쥐지 못했다. 2006 독일 대회과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회에는 8강 문턱에서 좌절했다. 2014 브라질 대회에서는 결승전까지 진출했다. 그러나 독일과 연장전 접전 끝에 패배하며 준우승의 아픔을 맛봤다. 2018 러시아 대회에서는 16강전에서 탈락의 쓴잔을 마셨다.

리오넬 메시는 고(故) 디에고 마라도나가 활약했던 1986년 멕시코 대회 이후 무려 36년 만에 아르헨티나의 월드컵 우승을 이끌었다. /연합뉴스
리오넬 메시는 고(故) 디에고 마라도나가 활약했던 1986년 멕시코 대회 이후 무려 36년 만에 아르헨티나의 월드컵 우승을 이끌었다. /연합뉴스

2022 카타르 월드컵 개막을 앞두고 가장 큰 화두는 ‘메시의 월드컵 우승’이었다. 메시 역시 이번 대회에서 ‘라스트 댄스’를 예고했다. 그는 “카타르 대회가 저의 마지막 월드컵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자신의 마지막 월드컵인 카타르 대회에서 화려한 대관식을 치를 수 있을지 모든 이목이 집중됐다. 

메시에게 두 번의 좌절은 없었다. 메시가 이끄는 아르헨티나는 19일(이하 한국 시각) 카타르 루사일 스타디움에서 열린 프랑스와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 결승전에서 연장 전후반까지 120분 동안 3-3 무승부 혈투를 벌인 후 승부차기에서 4-2로 승리했다. 고(故) 디에고 마라도나가 활약했던 1986년 멕시코 대회 이후 무려 36년 만에 아르헨티나의 월드컵 우승을 이끌었다.

메시는 이로써 발롱도르와 UCL, 월드컵을 모두 품에 안은 통산 9번째 선수가 됐다. 아울러 월드컵, 발롱도르, UCL을 석권하고 올림픽 금메달(2008년 베이징 올림픽)까지 목에 건 최초 선수에 이름을 올렸다.

리오넬 메시는 축구계 역사상 최고의 선수다운 완벽한 피날레를 만들었다. /연합뉴스
리오넬 메시는 축구계 역사상 최고의 선수다운 완벽한 피날레를 만들었다. /연합뉴스

◆ 기록 제조기

메시는 이번 대회에서 매 경기 절정의 기량을 과시했다. 7경기에서 7골 3도움을 기록하며 10개의 공격 포인트를 쌓았다. 맹활약에 힘입어 카타르 월드컵 골든볼(대회 최우수선수)의 영예를 안았다. FIFA가 1982년 골든볼을 제정한 이래 두 차례(2014 브라질 대회·2022 카타르 대회) 수상한 최초의 선수가 됐다.

또한 월드컵 역사에 남을 수많은 개인 기록도 작성했다. 결승전에서 자신의 26번째 월드컵 경기에 나서며 로타어 마테우스(61·독일)를 넘어 역대 월드컵 최다 출전 기록을 달성했다. 또 26경기에서 2314분을 뛰며 파올로 말디니(54·이탈리아)가 가지고 있던 월드컵 최장 시간 출전 기록(2217분)도 넘어섰다. 아울러 16강 체제가 도입된 이후 단일 월드컵에서 조별리그, 16강전, 8강전, 4강전, 결승전에서 모두 득점한 최초의 선수로 이름을 남겼다. 

득점, 도움 기록도 역대 최다를 마크했다. 개인 통산 월드컵 13골 8도움을 올렸다. 21개의 공격포인트를 쌓으며 관련 통계가 집계된 1966년 이후 월드컵 역사상 최다 공격포인트 기록을 세웠다. 브라질의 ‘축구 황제’ 펠레[공격포인트 20개(12골 8도움)]를 넘어서는 기염을 토했다. 또한 이번 대회에서 7골을 추가하며 아르헨티나 역사상 최고의 공격수 중 한 명인 가브리엘 바티스투타(10골)를 넘어 아르헨티나 선수 월드컵 본선 득점 단독 1위에 올랐다.

메시를 월드컵 무대에서 다시 볼 수 없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의 국가대표 메이저대회 트로피 수집은 계속될 예정이다. 메시는 결승전 이후 취재진과 만나 “저는 아르헨티나 대표팀에서 은퇴하지 않을 것이다. 세계 챔피언으로서 경기에 뛰는 경험을 이어 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프랑스의 킬리안 음바페는 카타르 월드컵에서 '차세대 축구 황제'의 자격을 입증해냈다. /연합뉴스
프랑스의 킬리안 음바페는 카타르 월드컵에서 '차세대 축구 황제'의 자격을 입증해냈다. /연합뉴스

◆ 메시 그리고 킬리안 음바페

월드컵은 ‘승자독식’이다. 이긴 국가가 모든 것을 갖는다. 패배 국가는 4년을 기약해야 하는 운명을 맞는다. 환호하는 선수가 있다면 미소 짓지 못하는 선수도 있기 마련이다.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영플레이어상을 거머쥔 킬리안 음바페(24·프랑스)는 4년 뒤 세계 최고의 공격수 중 한 명으로 거듭났다. 그러나 4년 전처럼 활짝 웃지 못했다. 결승전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하고도 프랑스가 준우승에 그치는 것을 지켜봐야 했다. 

이번 대회에서 음바페의 활약은 놀라웠다. 8골(2도움)을 몰아쳤다. 음바페는 결승전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골든부트(득점왕)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1966년 잉글랜드 월드컵의 제프 허스트(81·잉글랜드) 이후 56년 만에 월드컵 결승전에서 해트트릭을 달성하는 선수가 됐다. 아울러 2002년 한일 월드컵 호나우두 이후 20년 만에 8골 고지에 오른 득점왕이 됐다.

24살의 음바페는 이번 대회에서 비록 월드컵 2연패는 놓쳤으나 ‘차세대 축구 황제’의 자격을 입증해냈다. 카타르 월드컵에서 8골을 추가하며 만 24세가 되기 전 월드컵 통산 최다 득점자(12골)로 우뚝 섰다. 펠레(7골)를 넘어섰다. 또한 월드컵 역대 통산 최다 득점자인 독일의 미로슬라프 클로제(16골)를 4골 차로 따라붙었다. 음바페가 이 기세를 쭉 이어 나간다면 2026년 북중미 월드컵에서 더 많은 역사를 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강상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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