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 상징하는 '알 힐름'
2006 독일 월드컵부터 공인구에 특별한 의미 담아 제작... 주로 결승전에서 사용
[한스경제=강상헌 기자] 14일(이하 한국 시각) 아르헨티나와 크로아티아의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4강전에서 전반 34분 페널티킥이 선언됐습니다. 키커는 리오넬 메시(35·아르헨티나)였습니다. 그의 발끝에 모든 이목이 집중됐습니다. 그런데 이때 다소 이질감이 느껴지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바로 메시의 발 앞에 있는 공인구가 황금색으로 바뀐 것입니다.
2022 카타르 월드컵의 공인구는 ‘알 리흘라(Al Rihla)’입니다. 아랍어로 ‘여정’의 뜻을 담고 있습니다. 역대 최초로 오프사이드 감지를 위한 위치 기록용 센서가 내장된 스마트 공인구입니다. 구형의 관성측정센서(IMU)가 방사형 서스펜션 장치에 고정돼 공 중심에 떠 있습니다. 경기 내내 공의 위치 데이터를 초당 500회 빈도로 측정해 비디오 판독실로 전송합니다.
알 리흘라는 경기 내내 데이터를 전송해야 하므로 센서의 배터리를 충전해야 합니다. 무선 충전 방식으로 전력을 공급받습니다. 경기 전 충전을 완료해야 하며 경기 중에는 따로 충전하지 않습니다. 완충 시 경기장에서 약 6시간 동안 작동합니다. 대기 상태에서는 최대 18일 동안 지속됩니다.
4강전부터는 새로운 공인구가 투입됐습니다. 바로 ‘꿈’을 상징하는 ‘알 힐름(Al Hilm)’입니다. 스마트 공인구의 기능은 그대로입니다. 대신 흰색 위주인 알 리흘라와 달리 알 힐름은 월드컵 트로피 컬러와 개최지 도하의 반짝이는 사막, 카타르의 국기를 형상화한 황금색을 공인구에 추가했습니다. 또한 화살표 무늬가 파란색, 빨간색, 노란색에서 카타르를 상징하는 적갈색으로 통일됐습니다. FIFA는 알 힐름에 대해 “알힐름은 스포츠와 축구가 세계를 하나로 모으는 힘에 대한 빛의 횃불을 나타낸다. 열정으로 뭉친 모든 국가의 수백만 명이 이 공을 지켜볼 것이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월드컵에서 공인구가 바뀐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주로 결승전에서 사용되는 공인구에 특별한 의미를 담아 황금빛 무늬를 입혀왔습니다. 지난 2006 독일 월드컵이 첫 시작이었습니다. 당시 결승전에서는 기존 공인구 ‘팀 가이스트(Team Geist)’에 금색의 그러데이션을 더했습니다. ‘팀 가이스트 베를린’으로 불렸습니다. 팀 가이스트 베를린에는 결승전 장소(베를린)와 시간이 적혀 있습니다.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결승전에서는 황금빛을 입힌 ‘조블라니(Jo'Bulani)’가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조블라니’는 당시 결승전이 열렸던 장소인 ‘요하네스버그(Johannesburg 또는 Jo'burg)’와 공인구 ‘자블라니(Jabulani)’를 합친 이름입니다.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는 결승전에서는 ‘브라주카 파이널 리우(Brazuca Final Rio)’가 선을 보였습니다. 기존 공인구 ‘브라주카(Brazuca)’와 결승전이 열린 리우데자네이루 지역 명칭을 합친 것입니다. 황금색과 함께 개최국 브라질의 색상인 노란색과 연두색이 칠해진 것이 특징입니다.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는 토너먼트부터 새로운 공인구가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16강전부터 ‘텔스타 18 메치타(Telstar 18 Мechta)’가 사용됐습니다. 결승전 공인구가 아니기 때문에 황금색은 칠해지지 않았으며, 대신 적색 무늬가 새겨져 있습니다.
강상헌 기자 ksh@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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