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ISU, 최용구 국제 심판 자격 박탈 징계
비양심적, 비상식적인 운영으로 불신
최용구 국제 심판이 ISU로부터 심판 자격을 박탈 당했다. /연합뉴스
최용구 국제 심판이 ISU로부터 심판 자격을 박탈 당했다. /연합뉴스

 

[한스경제=김호진 기자] 국제빙상경기연맹(ISU)이 최용구 ISU 국제 심판 자격을 박탈했다. 특정 국가를 대변하는 행위를 했다는 이유에서였다. 당시 쇼트트랙 한국 대표팀 지원단장 자격으로도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참가했던 그다. 정작 잘못한 사람은 따로 있었지만, 징계는 최용구 심판에게만 내려졌다. ISU를 향한 불신이 점차 커지고 있다.

ISU는 매 대회 때마다 논란을 일으켰다. 이러한 논란은 하루이틀 이야기가 아니다. 종목은 다르지만, '피겨 여왕' 김연아(31)는 압도적인 실력으로 전세계의 주목을 한 몸에 받았다. 그러나 이면에는 어두운 부분이 있었다. 지난 2009-2010 ISU 그랑프리 파이널 쇼트프로그램에서 완벽한 연기를 선보였지만, 심판은 석연찮은 판정으로 꼬투리를 잡으며 흠집을 냈다. 특히 지난 2014 소치 동계올림픽에서는 홈 이점이 있었던 러시아의 아델리나 소트니코바에게 금메달을 내줬다. 김연아는 눈물을 흘렸다. 금메달을 빼앗겨서가 아니다. 이러한 논란은 자신의 뒤를 이를 선수들도 겪어야 하기 때문이다.

ISU를 향한 불신은 베이징올림픽에서도 이어졌다. 이번엔 한국이 자랑하는 쇼트트랙에서 문제가 터졌다. 황대헌(23·강원도청)과 이준서(22·한체대)가 지난 2월 7일 열린 쇼트트랙 남자 1000m 준결선에서 각각 1조 1위와 2조 2위를 차지했지만 실격 처리됐다. 심판진은 비디오 판독 후 두 선수가 다른 선수들과 경합하는 과정에서 뒤늦게 레인 변경을 했다고 판단했다. 반면, 중국은 결선에서 헝가리의 샤올린 샨도르가 1위로 결승선을 통과하고도 실격돼 금, 은메달을 독차지했다.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한 최 심판과 윤홍근(67) 대표팀 선수단장은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소신 발언을 했다. 윤 단장은 "다시는 국제 빙상계와 스포츠계에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모든 수단과 방법을 강구하겠다"고 강조했다. 최 심판은 해당 경기 상황과 ISU의 규정, 심판 판정을 설명하면서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했다. "이번 심판 판정은 오심을 넘어 고의적일 수 있다"며 "황대헌과 이준서는 모두 실격성 플레이를 하지 않았다"고 옹호했다. 그러나 ISU는 기술위원회를 열어 최 심판의 공개 발언에 대해 심의했고, 국제 심판 자격 발탁 징계를 내렸다.

 

최용구 쇼트트랙 대표팀 지원단장이 쇼트트랙 판정 문제와 관련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용구 쇼트트랙 대표팀 지원단장이 쇼트트랙 판정 문제와 관련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한빙상경기연맹은 27일 본지와 통화에서 "최 심판님을 통해 내용을 알게 됐다. 곧 ISU 측에서 공문을 보내올 것으로 보인다. 저희가 단독으로 이 건에 대해 처리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라며 "최 심판님과 이야기를 나눈 뒤 향후 대책을 세워야 할 것 같다. 당사자와 연락을 취했는데 크게 개의치 않아 하셨다"고 설명했다.

베이징동계올림픽도 여타 다른 대회처럼 그들만의 나눠먹기 축제로 전락한 채 막을 내렸다. ISU는 황대헌과 이준서의 경기를 관장했던 영국의 피터 워스 심판에게 자격 정지를 내려야 했다. 하지만 워스 심판은 어떠한 징계도 받지 않았다. 최 심판은 "오심은 한 번이면 충분하다. 한 번 이상이면 더 이상 오심이 아니다"라고 힘줬다. 비양심적, 비상식적인 운영이 대체 어디까지 이어질까. 끝나기는 할까. 

 

 

김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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