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고척 롯데전서 벤치 출발
[고척스카이돔=한스경제 김호진 기자]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뉴욕 양키스 소속 게릿 콜(32·미국)은 현존 최강 에이스로 꼽힌다. 그런 그에게도 '천적'이 있으니, 그는 바로 한국인 메이저리거 최지만(31·탬파베이 레이스)이다. 최지만은 콜을 상대로 빅리그 통산 24타수 10안타(3홈런) 8타점 타율 0.417, OPS(출루율+장타율) 1.450으로 압도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국 프로야구도 예외는 아니다. KBO리그 최고의 타자 이정후(24·키움 히어로즈)를 고전하게 하는 ‘천적’이 있다.
이정후는 8월 31일 오전 기준 116경기에서 151안타(19홈런) 87타점 64득점 타율 0.336, OPS 0.961을 기록 중이다. 타율과 최다안타 2위, 타점 3위, 홈런 5위, WAR(대체선수대비승리기여도) 1위(6.41) 등 각종 타격 지표를 휩쓸고 있다. 해당 기록만으로도 그를 설명하기에 충분하지만 내부를 들여다보면 더 특별하다. 보통 좌완 투수가 좌타자에게 강하다는 건 잘 알려진 사실이지만 이정후에겐 크게 작용하지 않는다. 이정후는 올 시즌 우완을 상대로 타율 0.359를 기록했고, 좌완을 상대로 타율 0.297을 마크했다. 통산 좌투수 상대 성적은 0.327로 더 좋다.
올 시즌 상위 3개 구단 대표 선발 투수로도 전혀 밀리지 않았다. 선두 SSG 랜더스의 원투펀치 윌머 폰트(32·베네수엘라)를 상대로 9타수 3안타(2홈런), 타율 0.333의 성적을 냈다. 2위 LG 트윈스의 외국인 투수 케이시 켈리(1타수 1안타 2타점, 타율 1.000)와 아담 플럿코(11타수 3안타 1홈런 1타점, 타율 0.273)를 상대로도 나쁘지 않았다. 3위 KT 위즈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35·쿠바)를 만나 9타수 3안타, 타율 0.333를 기록했다.
그런 그에게 약점이란 존재하지 않을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롯데 자이언츠 소속 찰리 반즈(27·미국)가 그의 천적으로 떠올랐다. 이정후는 올 시즌 반즈를 상대로 12타수 1안타 타율 0.083에 그쳤다. 시즌 삼진이 27개밖에 안 되지만, 2개를 반즈에게 당했다.
홍원기(49) 키움 감독은 8월 30일 고척 롯데전에서 이정후를 선발에서 제외했다. "타격 밸런스를 고려했다. 대신 중요한 상황에 출전할 것이다"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실제로 이정후는 반즈가 마운드에서 내려간 5회말 2사 만루 상황에서 대타로 타석에 들어서 달아나는 2타점 적시 2루타를 뽑아냈다. 이 안타로 2017년 프로 데뷔 후 6년 연속 150안타를 달성했다. 리그 역대 4번째 기록을 완성했다. 6회초 수비에서 추가 실점을 막는 보살로 팀을 위기에서 구해내기도 했다.
경기 후 그는 "(선발에서 빠졌다는 소식을 듣고) 처음엔 아쉬웠다. 그러나 감독님께서 팀이 승리하기 위해 선택하신 것이다. 저 역시 팀에 도움되기 위해 준비해야겠다고 생각했다. 2회부터 배팅 연습을 하며 몸을 풀었다. 찬스가 왔을 때 나갈 수 있도록 준비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김호진 기자 hoo1006@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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