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이성노 기자] 재계·학계·법조계 인사로 구성된 ESG자문위원단이 ESG행복경제연구소의 '국내 시총 100대 기업 ESG 평가'에 대해 지난해 50대 기업에 이어 100대 기업으로 확대된 것은 향후 기업은 물론 사회발전에도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평가했다. 

ESG가 전 세계적으로 기업경영과 투자의 가치 기준으로 새롭게 자리 잡고 있는 가운데 자문단은 "향후 대한민국 대부분 기업으로까지 확대된다면 기업 경영은 물론 투자문화도 크게 바뀔 것이며 거시적으로는 대한민국 전체 경제·사회·기업 수준도 함께 올라갈 것"이라고 기대했다. 

ESG행복경제연구소는 지난달 15일 서울시 종로구의 서머셋팰리스에서 시총 100대 기업 ESG 평가에 대한 'ESG 자문위원단 정례회의' 개최했다. 

ESG 평가 자문단은 △황영기 현 법무법인 세종 고문(前 KB금융지주·한국금융투자협회 회장) △김부열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교수 △이우종 서울대학교 경영대학 교수 등으로 구성됐다.   

이날 회의는 ESG행복경제연구소의 ESG 평가 지수 발전에 대한 다양한 의견들이 오갔고, 정순표 한스경제 대표, 송진현 한스경제 발행인, 강창현 한스경제 편집국장, 이치한 ESG행복경제연구소 소장, 명영덕 ESG행복경제연구소 부소장 등은 자문단의 고견을 공유했다. 

자문단은 ESG 평가 범위를 지난해 시총 50대 기업에서 100대 기업으로 확대한 것에 큰 의미를 부여했다. 

지난해 50대 기업 ESG 평가 때 이어 이번 100대 기업 평가에도 자문단에 합류한 황영기 전 회장은 "50대 기업에서 100대까지 왔고, 향후 2~300대 기업까지 높은 수준의 ESG 평가를 받을 수 있는 수준까지 올라간다면 대한민국 전체 경제·사회·기업 수준이 올라갈 것"이라며 "앞으로 이러한 방향으로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김부열 교수 역시 "50대 기업에서 100대로 늘린 것은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며 "평가 기업이 늘어난다면 다양한 평가 지표에 대한 연구도 늘어날 것이고, 평가결과의 질도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이번이 두 번째 평가인데, 처음 측정한 데이터를 시작으로 앞으로 다양하고 방대한 데이터가 시계열로 축적되면 ESG행복경제연구소가 내놓은 평가결과의 힘은 더욱 강해질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우종 교수는 이번 평가에 대해 "방대한 양의 자료를 분석한 것을 보면 굉장한 공을 들인 평가지수"라며 "다른 지표들과 보완적인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는 견해를 내놨다. 

지난해 국내 언론사 최초로 ESG 평가지수를 개발한 ESG행복경제 연구소는 정기적인 자문단회를 통해 평가지수를 개선해 올해 평가대상을 50대 기업에서 100대 기업으로 확대·적용했다. 

이번 평가는 국내 시총 100대 기업으로 코스피 89개, 코스닥 11개 업체를 대상으로 지난해 1월1일부터 지난해 12월 31일까지 진행됐으며 2021년 공시된 2020년 지속가능경영보고서, 지배구조보고서 등과 보도된 정보 및 데이터를 등을 평가자료로 삼았다. 

이치한 소장은 "이번 평가에는 지난해 50대 기업 ESG평가 자문단회의에서 거론됐던 △여성임원 비중 △전년대비 개선도 △코스닥 기업 포함 등을 반영했다"며 "한층 개선된 평가로 ESG관점에서 지속가능반전에 기반한 기업의 경영활동과 성과 수준에 대한 비교평가를 통해서 다양한 이해관계자에 대해 객관적인 기업 ESG평가 정보를 제공하고, 궁극적으로는 그린워싱(위장 친환경) 등을 예방하고 올바른 기업의 ESG 문화 정착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지난해와 비교해 평가 지수는 개선됐고, 대상은 확대되는 등 긍정적인 요소는 분명했으나 수많은 기관의 ESG평가지수 가운데 ESG행복경제소만의 경쟁력을 가지기 위해선 차별화 부분에 대한 아쉬운 목소리도 들렸다. 

황영기 전 회장은 "수많은 ESG평가 기관에서 다양한 형태의 지수를 발표하고 있는데 ESG행복경제소만이 가지고 있는 차별점이 무엇인지 생각해봐야 한다"며 "예를 들어 자산운용사, 은행 등 금융사에서 ESG행복경제연구소의 평가지료를 기준으로 투자 여부를 결정하는 등 임팩트가 있어야 투자문화가 바뀌고, 기업도 바뀌는 등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우종 교수는 "ESG 관련 평가지표가 난립하고 있는 가운데 투자자, 소비자, 기업 입장에서는 많은 정보를 얻을 순 있지만, 의사결정 과저에서 어느 지표를 따라가야 할지 혼란이 오고 있다"면서 "다른 지표와 차별성이 핵심포인트이며  지표에 대한 신뢰성을 얻으려면 다른 지표와 상관관계가 있는지 검증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자문단은 지배구조 분야에 더욱 심층적인 평가가 필요하다는 데 한 목소리를 냈다. 많은 기업이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지배구조보고서를 작성하다 보니 보여지는 것과 현실은 다른 부분이 많다는 게 공통된 의견이다. 

황영기 전 회장은 "기업에서 ESG 가운데 가장 아픈 곳은 바로 G(거버넌스·지배구조)부문"이라며 "외부적으로 지배구조는 잘 갖춰진 것으로 알려져있지만, 이는 형식상일 뿐 실제로는 이사회 독립성, 전문성 측면은 물론 전자투표제도 제대로 도입된 곳이 많지 않다"고 지적했다. 

김부열 교수는 "지배구조 평가에서 대부분 기업이 만점에 가까운 고득점을 획득해 이러한 평가지표는 차별성이 없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향후 기업 간 차이가 많이 날 수 있는 지표를 통해 평가할 수 있는 방향으로 개선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서 "평가의 타당성에 대한 분석적인 연구가 더 필요하다"며 "지표의 타당성읠 평가하는 방법은 다른 지표와 상관도를 따지는 것이 가장 기본적인 방법으로, 먼저 자체 지표 간의 평가·비교를 통해 해마다 변화하는 수치를 분석할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우종 교수는 기존 주주중심 자본주의에서 이해관계자 자본주의로 전환하는 과도기에서의 적절한 평가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ESG라는게 기존 주주중심 자본주의에서 이해관계자 자본주의로 넘어가는 것을 말하는데 이미 주주중심으로 법제화가 잘 돼있 다"면서 "여기서 내리는 의사결정이 얼마나 이해관계자의 이해를 도모하는가를 평가해야 하지만, 어떤 지표도 이를 평가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치한 소장은 "이번 평가는 자료의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해 기업이 공개한 지속가능경영보고서, 기업지배구조보고서 등을 중심으로 정부 및 공공기관, 금융사, 웹사이트 정보 등 공시된 자료를 정보원천으로 삼았다"면서 "또한 시계열 평가를 반영하기 위해 전년대비 개선도를 평가항목에 추가했으며, 앞으로 기업의 ESG측면의 진정성을 평가하는 지표개발에 더욱 노력해 ESG경영의 이정표를 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ESG행복경제연구소는 지난 5월 ESG평가 및 공동 연구를 위해 서울대 환경대학원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해 공신력 있는 ESG평가 지표 개발을 지속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지난 3월 국내 50대 시총기업에 대한 ESG평가 지수를 발표한데 이어 7월에는 국내 최초로 17개 광역자치단체에 대한 ESG평가를 발표한 바 있다.

이성노 기자 sungro51@spor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