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명선 밀알재단 기빙플러스 마케팅위원장
                      문명선 밀알재단 기빙플러스 마케팅위원장

[한스경제/ 문명선 밀알재단 기빙플러스 마케팅위원장] 핵과학자협회(Bulletin of the Atomic Scientists)가 최근 ‘지구 최후의 날’ 시계를 90초로 조정 표시했다. 지난 2020년 조정에서 100초까지 줄었던 지구 최후의 날 시간이 3년 만에 10초가 더 줄어든 것이다.

핵과학자협회는 “기후 위기로 인한 지속적으로 위협이 증대되고 있으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핵무기 사용 위험 증가로 인해 코로나19와 같은 생물학적 위협, 파괴적인 첨단기술 등과 관련된 위험을 완화하는 데 필요한 글로벌 규범 및 제도의 붕괴”가 이번 조정의 원인이라고 밝혔다. 즉, 전쟁 등으로 인한 핵무기 위험 증가, 기후 위기, 생물학적 위협, 허위 정보 및 파괴적 기술 등의 영향을 고려했다는 설명이다.

지구 최후의 날 시계(Doomsday Clock)는 핵과학자협회가 당시 미국과 소련의 핵무기 경쟁 위험을 경고하기 위해 1947년부터 운영해 오고 있다. 시계는 인류가 스스로를 파괴하기까지 얼마나 적은 시간이 남았는지를 알리는 역할을 하면서, 핵무기, 기후 위기 및 파괴적 첨단기술로 인한 재앙에 대해 인류 사회가 맞이하고 있는 위험이 얼마나 큰지를 나타내는 상징이 되고 있다.

이 시계는 화가인 마르틸 랑스도르프(Martyl Langsdorf)가 디자인했다. 1947년 지구 최후의 날 시계 제작 당시 자정 7분 전인 11시 53분으로 설정한 것은 과학적 근거보다는 시각적인 즉, 디자인상의 이유였다고 한다. 이번까지 25회나 조정되며 지구멸망 시기가 줄어드는 시각적 효과로 국제적인 위기 상황을 나타내며, 정책 제언에 대한 인식을 강화하는 것이 목적이다. 어찌 보면 큰 우주의 시간 속에 지금의 남은 시간은 진정 ‘90초’에 불과할 수도 있지만 우리의 지금과 다음 세대가 살아갈 미래를 위해 총체적인 리셋이 필요할 때다. 

필자는 25년간 패션전문지 기자로 몸담았다. 우리나라는 패션 디자인, 그리고 소재 개발, 리테일 공간 디자인, 비주얼 머천다이징에 이르기까지 그 어느 나라보다 경쟁력이 높다. 그러나 다운스트림 미들스트림 업스트림의 많은 공정속에 탄소 배출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섬유 패션 산업의 탄소 배출은 전체 산업의 약 10%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섬유 제조, 가공, 물류, 소비자 사용 등 여러 과정에서 발생하며, 제조 과정에서 사용되는 에너지와 원료의 교환, 가공 과정에서 생산되는 폐기물 등이 주요 탄소 배출 원인이다.

이런 이유로, 패션 산업은 지구 환경을 위한 책임있는 패션 제조 방식의 개선과 극복을 위한 노력이 요구되고 있다. 패션 산업에서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한 방안으로는 지속가능한 소재 사용과 비효율적인 교통 방식을 개선하는 공급망을 개선하고 제품의 수명을 연장해 새로운 제품을 생산하는 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다. 재활용 및 재생을 하는 것도 중요하다. 적극적으로 재고상품에 대해 ‘소각방지법’을 제정해 자원을 순환하는 것도 필수적이다. 이런 과제를 효과적으로 해결함으로써, 한국의 섬유 패션기업은 지속가능성을 마련할 수 있어야 한다. 이제는 진정 실행력 검증의 시기라는 의미다. 

같은 맥락에서 국내 우수 ESG 패션기업 12개사를 선정해 발표한 한국섬유패션정책연구원의 행보는 눈여겨 볼만하다. 지속가능패션이니셔티브 추진단(이하 SFI)은 최근 국내 패션기업들의 2022년도 ESG 활동을 종합 평가해 이슈별 우수 패션기업을 선정하고 그 명단을 발표했다. △지속가능한 소재부문에 BYN블랙야크 △친환경 공정생산부문에 영원무역 △디지털 활용 적정 제품기획부문에 한섬 △제로 웨이스트부문에 파츠파츠 △공급망 최적화&물류효율화 부문에 F&F △친환경 매장& 친환경 포장소재 구현부문에 LF △리사이클 순환부문에 코오롱인더스트리 FnC부문 △사회공헌&지역사회 봉사부문에 패션그룹 형지 △조직문화와 작업환경부문에 휠라코리아 △동반성장과 공정거래 부문에 이랜드월드 패션사업부 △고객만족과 제품안전 부문에 삼성물산 패션부문 △투명경영과 주주 친화적 행보부문에 신세계인터내셔날 등 총 12개사가 선정됐다.

선정된 기업들이 ESG 모범사례 발표를 공유하는 자리가 있었다. 국내 섬유패션산업의 ESG경영 수준을 가늠하고 ESG 경영 확산과 향후 바람직한 방향을 논의하는 자리로 섬유패션업계, 유관단체, 학계, 언론, ESG인플루언서 등이 자리했다. 특히 ESG챌린지 및 소비자 감시단 역할을 자처한 ‘ESG동행’이 주목된다. 착한지구인 지구특공대 등의 커뮤니티 연합체인 ‘ESG동행’은 ESG인플루언서 연합체인 만큼 기업 모니터링 등 ‘ESG정책’ 마련 등에 목소리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SFI가 선정한 섬유패션 지속가능성 우수기업들의 경우도 인지도가 높은 내수 패션브랜드 중 지난 1년간 각종 언론을 통해 공개된 보도내용과 노출빈도 등을 조사해 각 이슈별로 5개 후보 브랜드를 추출했으며, 1350여 명의 소비자를 대상으로 2주간(1.12~1.25)에 걸쳐 조사를 진행했는데 결국 언론 노출된 내용만을 바탕으로 했다는 한계가 존재한다. 그린워싱처럼 마케팅으로만 활용되지 않게 잘하는 기업에는 응원을, 못하는 기업에는 지적하고 공론화하는 것이 ‘ESG워싱’ 감시단의 역할이다.

 

문명선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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