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개사 중 8개사가 女등기임원 미선임
등기임원·직원간 보수비율 평균 16배…48배 격차 기업도
[한스경제=김동용 기자] ESG경영의 핵심과제는 기후변화와 이해관계자 자본주의 등장에 대한 대응이다. ESG경영이 선택이 아닌 필수로 자리잡은 최근에는 기업이 이윤 추구 중심의 주주자본주의를 넘어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가치증대를 요구받고 있다. 이해관계자 자본주의가 본격화되면서 ESG경영을 강화하려는 기업들은 이해관계자 자본주의 대응과 밀접한 사회적 책임(S)과 투명경영을 기반으로 한 지배구조(G) 개선에 주목하고 있는 상황이다. ESG행복경제연구소가 지난해 말 기준으로 기업의 지속가능성 측면에서 환경 이슈와 더불어 강조되는 사회·지배구조 부문의 주요지표에 대해 조사했다. 국내 시총 200대 기업(2021년말 기준)들이 지난해 발표한 사업보고서·지배구조보고서·지속가능경영보고서 및 웹사이트 정보 등에 공개된 기업정보를 대상으로 조사했으며, 시총 200대 기업을 IT·금융지주·물류·보험 등 15개 업종으로 구분했다. <편집자주>
기업의 ESG 중심의 자발적인 사회적책임 경영을 표명하는 대표적인 세계적 이니셔티브인 유엔글로벌콤팩트(UNGC)에 가입한 200대 기업은 73개사가 참여하고 있었다. 비금융지주 업종은 전체 17개사 중 POSCO홀딩스와 SK·롯데지주·두산 4개사가 가입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실천 촉구를 위해 2000년 미국 뉴욕에서 발족한 국제협약 UNGC는 현재 전 세계 162개국 2만여 개 회원사가 참여하고 있다. 이들 기업은 핵심가치인 인권·노동·환경·반부패 4개 분야의 10대 원칙을 준수하고 지속가능발전목표(SDGs)를 달성하기 위한 이행 보고서(COP)를 매년 제출·공개해야 한다.
◆ 사회부문 주요지표 준수하지만…직원평균근속연수·여성직원 비율 등 개선 필요
비금융지주 업종의 '직원 평균근속 연수(2021년)'는 8년1개월로, 200대 기업 평균(9년5개월)보다 1년4개월 짧았다. 15개 업종 중에서도 5번째로 짧았다. 특히, 17개사 중 LG·현대중공업·한진칼·GS·롯데지주·대웅 등 6개사는 직원 평균근속 연수가 5년을 넘기지도 못했다.
'비정규직 고용률(2021년)'은 4.56%로 비교적 준수한 모습을 보였다. 200대 기업 평균(6.95%)보다 낮고, 15개 업종 중에서도 4번째로 비정규직 고용률이 적은 업종이었다. 다만, GS는 비정규직 고용률이 20%가 넘어 개선이 요구된다. 200대 기업으로 범위를 확대해도 비정규직고용률이 20%가 넘는 기업은 16개사 뿐이다.
비금융지주 업종의 '여성직원 비율(2021년)'은 21%로 200대 기업 평균(25.2%)에 못 미쳤다. 15개 업종 중에서는 8번째로 여성직원 비율이 적었다. POSCO홀딩스·현대중공업·한화·한국앤컴퍼니 등 4개사가 10%를 넘기지 못했고, LG·한국조선해양·한진칼·두산·LS 등 5개사는 20% 미만이었다.
비정규직 고용률·여성직원 비율과 함께 기업의 다양성·균형성·포용성(DEI) 정도를 가늠할 수 있는 '장애인 고용률(2021년)'은 1.9%로, 200대 기업 평균(1.85%)보다 다소 높았다. 한진칼·한미사이언스·GS·CJ·대웅·LS 등 장애인고용률을 공개하지 않은 6개사를 제외하고 평균값을 산출한 결과다. 다만, 한국조선해양·롯데지주 2개사는 장애인고용률이 0.1% 미만으로 나타나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사내 직원 만족도를 가늠하는 지표 중 하나인 '직원 평균 연봉(2021년)'은 1억1983만원이었다. 200대 기업 평균(9108만원)을 크게 상회했으며, 15개 업종 중에서도 3번째로 많았다. 비금융지주 업종 17개사 중 직원 평균 연봉이 1억원을 넘는 기업은 절반에 가까운 8개사였으며, 특히 CJ는 5억원 이상으로 집계됐다.
기업의 사회 공헌 정도를 측정할 수 있는 '매출액 대비 기부금(2021년)' 비율도 0.33%로, 200대 기업 평균(0.2%)을 상회했다. 15개 업종 중에서도 엔터·전문서비스 업종과 함께 2번째로 많았다.
비금융지주 업종의 사회 부문 주요 지표 조사 결과를 종합하면, 비정규직고용률과 장애인고용률·직원 평균 연봉·매출액 대비 기부금 등 주표지표 전반에서 타업종과 비교해 준수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여성직원 비율'이 200대 기업 평균에 미치지 못했으며, 사내 직원 만족도를 가늠할 수 있는 지표 중 하나인 '직원 평균근속 연수'가 매우 짧은 것으로 나타나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 대웅, 지배구조핵심지표 미준수 6건…ESG위원회·女등기임원 無
비금융지주 업종의 지배구조 측면을 살펴보면, 우선 지배주주·경영진을 견제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인 '사외이사비율(2021년)'은 54.9%로, 200대 기업 평균(53.6%)보다 다소 많았다. 나머지 14개 업종과 비교하면 8번째로 많아 상위권에 포함되진 않았지만, 사외이사 비율이 50% 미만인 기업이 3개사에 불과할 정도로 상향 평준화 된 업종이었다.
사내 직원 만족도와 연관이 있는 '등기임원과 직원간 보수 비율(2021년)'은 16배로 200대 기업 평균(13.9배)보다 격차가 컸다. 17개사 중 11개사가 200대 기업 평균보다 격차가 적었지만, SK(42배)·LG(31.7배)·효성(48.2배) 등 3개사의 보수 비율 격차가 워낙 컸다.
금융당국이 기업지배구조 투명성을 강화하기 위해 준수를 권장하는 '15개 지배구조 핵심지표'의 미준수 건수는 한국앤컴퍼니가 8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LS(7건), 대웅·두산·효성·한화·롯데지주(각각 6건), 아모레G·한진칼(각각 5건), SK·LG 등 6개사(각각 3건) 순이었다.
POSCO홀딩스는 유일하게 미준수한 지표가 없는 기업이었으며, 기업지배구조보고서 보고 대상(자산규모 1조원 이상)이 아닌 한미사이언스는 통계에서 제외했다.
미준수 건수가 가장 많은 한국앤컴퍼니는 △주주총회 4주 전에 소집공고 실시 △주주총회의 집중일 이외 개최 △배당정책 및 배당실시 계획을 연 1회 이상 주주에게 통지 △최고경영자 승계정책 마련 및 운영 △집중투표제 채택 △기업가치 훼손 또는 주주권익 침해에 책임이 있는 자의 임원 선임을 방지하기 위한 정책 수립 여부 △독립적인 내부감사부서의 설치 △내부감사기구가 분기별 1회 이상 경영진 참석 없이 외부감사인과 회의 개최 등을 이행하지 않았다.
LS는 △주주총회 4주 전에 소집공고 실시 △배당정책 및 배당실시 계획을 연 1회 이상 주주에게 통지 △최고경영자 승계정책 마련 및 운영 △내부통제정책 마련 및 운영 △집중투표제 채택 △기업가치 훼손 또는 주주권익 침해에 책임이 있는 자의 임원 선임을 방지하기 위한 정책 수립 △독립적인 내부감사부서의 설치 등을 준수하지 않았다.
지난 8월부터 개정·시행된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자산규모 2조원 이상의 회사는 특정성(性)만으로 이사회를 구성할 수 없게 돼있어 여성임원 1명 이상을 선임해야 한다. 이에 시총 200대 기업 중 절반에 해당하는 120여 개 기업이 여성 등기임원을 선임했다.
비금융지주 업종은 여성등기임원이 없는 기업이 업종 내 기업들 중 절반 이상이었다. 총 15개사 가운데 현대중공업과 한국조선해양·GS 등 8개사가 여성등기임원을 선임하지 않았다.
비금융지주 업종의 지배구조 부문 주요 지표 조사 결과를 종합하면, 지배주주와 경영진을 견제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인 '사외이사 비율'은 타업종에 비해 준수한 모습을 보였다. 다만, 사내 직원 만족도와 관련이 있는 '등기임원과 직원간 보수 비율'은 200대 기업 평균보다 격차가 커 개선이 요구됐다.
특히, ESG위원회가 없는 대웅은 '지배구조 핵심지표 미준수 건수'가 6건으로 업종 내 하위권에 속했다. 또, 사외이사 비율도 200대 기업 평균보다 적었으며, 여성 등기 임원도 선임하지 않았다.
김동용 기자 dy0728@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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