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자동차부품 업종 8개사, 지배구조핵심지표 평균 70% 
항목별 평균 '주주' 75%·'이사회' 50%·'감사기구' 85% 
한국타이어 미준수 7건…HL만도·현대위아·에스엘 등 미준수 6건
(왼쪽부터) 현대자동차그룹 사옥, 한온시스템 평택공장, 현대모비스 사옥. / 각 사 제공 
(왼쪽부터) 현대자동차그룹 사옥, 한온시스템 평택공장, 현대모비스 사옥. / 각 사 제공 

[한스경제=김동용 기자] 국내 시총 200대 기업에 포함되는 자동차부품 업계를 대상으로 지배구조 핵심지표 준수율을 조사한 결과, 이사회 분야 준수율이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집중투표제 채택' 항목은 자동차부품 업종 8개사 중 1곳도 준수한 기업이 없어 적극적인 개선이 요구된다. 

ESG행복경제연구소 '시총 200대 기업 업종별 ESG 통계자료'에 따르면 자동차부품 업종에 포함된 8개사(社)의 지배구조 핵심지표 준수율 평균은 70%로 집계됐다. 8개사는 현대자동차·기아·현대모비스·한온시스템·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HL만도·현대위아·에스엘이다. 

참고로 8개사 중 한온시스템과 에스엘은 2022년 기준 ESG위원회를 설치하지 않았은 기업이다. 그 중 에스엘은 ESG위원회와 여성등기임원이 모두 없는 유일한 기업이기도 하다. 

금융당국이 기업지배구조 투명성을 강화하기 위해 준수를 권장하는 지배구조 핵심지표는 △주주(4개 세부 항목) △이사회(6개 세부 항목) △감사기구(5개 세부 항목) 3개 대항목으로 구성돼 있다. 자동차부품 업종 8개사의 대항목별 평균 준수율은 주주 75%, 이사회 50%, 감사기구 85%였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는 지배구조 핵심지표 7건을 이행하지 않아 업종 내에서 준수율이 가장 낮은 기업으로 조사됐다. 이어 HL만도·현대위아·에스엘 각각 6건, 한온시스템 4건, 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 각각 3건 순으로 나타났다. 

◆ 한온시스템 등 4개사 '주주배려문화' 보완해야 

세부 항목별로 살펴보면, 우선 '주주' 부문에서 기업이 주주를 배려하는 정도를 가늠할 수 있는 지표 중 하나인 '주주총회 4주 전에 소집공고 실시' 항목은 한온시스템·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HL만도·에스엘 4개사가 준수하지 않았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관계자는 "연결재무제표 작성 법인으로 해외법인 결산 절차의 복잡성 및 시간적 제약요소들로 부득이하게 주주총회 2주 전에 소집공고를 실시했다"고 설명했다. 

주주가 주총에 직접 참석하지 않고 온라인 등을 통해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제도인 '전자투표 실시' 항목은 유일하게 한온시스템만 이행하지 않았다. 

'주주총회의 집중일 이외 개최' 항목은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만 준수하지 않았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관계자는 "(내부 사정 등으로) 주주총회집중일에 개최했다"고 설명했다. 

'배당정책 및 배당실시 계획을 연 1회 이상 주주에게 통지' 항목은 현대위아·에스엘 2개사가 준수하지 않았다. 

이들 2개사 모두 향후 도입할 예정이라고 밝혔으며, 에스엘 관계자는 "한국거래소를 통해 배당에 관한 사항을 공시하고 있으나, 정책 관련 내용 통지는 향후 검토할 예정"이라고 부연했다. 

◆ 8개사 모두 '집중투표제' 無…대표이사·이사회의장 겸직도 7개사  

'이사회' 부문에서 '최고경영자 승계정책 마련 및 운영' 항목은 한온시스템·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현대위아·에스엘 4개사가 이행하지 않았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의 모범규준은 이사회가 최고경영자 승계 정책을 마련해 운영할 것을 권고한다. 특히, 비상시 최고경영자 승계와 관련한 애용을 반드시 포함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이들 4개사 모두 별도의 명문화된 규정이 없었으며,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측은 "내부 프로세스를 구축·운영 중이지만, 명문화된 최고경영자 승계 정책을 마련하지 못해 관련 계획을 수립 중"이라고 설명했다. 

'내부통제정책 마련 및 운영' 항목은 HL만도·에스엘 2개사가 준수하지 않았다. 에스엘 관계자는 "리스크 관리, 내부회계관리, 공시정보관리 정책을 운영 중"이라고 말했다. 

HL만도 관계자 역시 "리스크 관리와 관련, 사규를 통해 각 부문별로 관련 규정을 마련하고 있다"며 "현재 추진 중인 ESG 지속가능경영 TFT를 통해 전사 수준의 리스크 관리 대응 체계를 수립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왼쪽부터) 한국앤컴퍼니 사옥, 만도 글로벌 R&D 사옥, 현대위아 창원기술센터, 에스엘 진량공장. / 각 사 제공 
(왼쪽부터) 한국앤컴퍼니 사옥, 만도 글로벌 R&D 사옥, 현대위아 창원기술센터, 에스엘 진량공장. / 각 사 제공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 분리' 항목은 한온시스템을 제외한 나머지 7개사가 모두 준수하지 않았다. 모두 대표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겸직 중인 기업들이다. 

기아 관계자는 "원활한 이사회 진행과 의사결정 과정의 효율성 제고를 위해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를 분리하지 않고 있다"고 미준수 배경을 밝혔다. 

이사회 부문의 핵심으로 꼽히는 '집중투표제 채택' 항목은 8개사가 전부 정관상의 이유로 이행하지 않았다. 집중투표제는 2명 이상 이사 선임시 주주로부터 많은 표를 얻은 순서대로 이사를 선출하는 제도로, 3% 이상 지분을 보유한 주주는 별도 요청으로 참여할 수 있다. 

다만, HL만도 관계자는 "이사회 및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통해 사전적으로 철저히 이사 후보를 검증하고 있다"며 "해당 사실을 공시 등 여러 경로를 통해 주주들에게 알리고 있어, 소수주주를 위한 집중투표제를 도입하고 있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기업가치 훼손 또는 주주권익 침해에 책임이 있는 자의 임원 선임을 방지하기 위한 정책 수립 여부' 항목은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HL만도·에스엘 3개사가 이행하지 않았다. 

HL만도 관계자는 "상법 및 기업지배구조헌장을 통해 주주가치 훼손에 책임이 있는 자를 등기임원으로 선임하지 않도록 하고 있다. 또, 미등기 임원에 대해서도 기업가치 훼손 또는 주주권의 침해에 책임이 있는 자의 선임을 방지하기 위해 임원인사규정에 복무규율 및 윤리성·투명성 관련 항목을 기재해 적정성 여부를 판단하고 있다"며 "다만, 선임 배제 규정에 대해서는 따로 마련된 바가 없어, 향후 보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 현대차·기아 등 5개사, 독립적인 내부감사부서 부재 

'감사기구' 부문에서 '독립적인 내부감사부서의 설치' 항목은 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HL만도·현대위아 5개사가 이행하지 않았다. 다만, 이 가운데 HL만도와 현대위아는 감사위원회 산하 독립된 조직은 아니지만, 경영개선실 등의 운영을 통해 내부감사업무를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HL만도 관계자는 "별도의 팀을 통해 각각 감사위원회의 실질적인 업무 수행을 지원하고 있다"며 "향후 필요한 경우 전담 지원조직을 갖추는 것도 검토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내부감사기구가 분기별 1회 이상 경영진 참석없이 외부감사인과 회의 개최' 항목은 유일하게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만 준수하지 않았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관계자는 "코로나19 심각성 및 일정조율 등으로 2021년 상반기 서면회의를 진행해 해당 지표를 충족시키지 못했다"며 "하지만 2021년 하반기부터 대면 및 화상회의를 분기별 1회 이상 개최 중"이라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김동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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